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코나는 2017년 정의선 당시 현대차그룹 부회장이 반팔 티셔츠에 청바지를 입고 신차 발표를 직접 맡았을 정도로 현대자동차에 의미 있는 전략 차종으로 꼽힌다. 그래서 코나에는 '정의선 차'라는 별명도 같이 따라다닌다.
"비싼차 못지않네"…3000만원대 가성비 '정의선 차' 타보니 [신차털기]
코나는 출시 첫해 2만대가 넘게 팔리며 당시 쟁쟁했던 소형 SUV 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냈다. 하지만 2018년 출시된 1세대 코나 전기차 화재 사건으로 브랜드 이미지에 타격을 입으면서 판매량이 떨어지기 시작, 지난해는 현대차 레저용 차량(RV) 중 가장 낮은 판매량을 기록하는 '쓴맛'을 봤다.

성공과 실패를 차례로 맛본 코나가 5년 만에 완전변경(풀체인지) 모델로 돌아왔다. 전동화 모델은 2018년 출시 이후 4년 만이다. 실제 주행감을 알아보기 위해 현대차 소형 SUV 코나를 타고 경기 하남에서 강원 속초 대포항까지 약 172㎞를 달려봤다.
"비싼차 못지않네"…3000만원대 가성비 '정의선 차' 타보니 [신차털기]

매끄러운 디자인...동급 최고 수준 주행거리

가장 눈길을 끈 것은 코나 일렉트릭의 외관이다. 조약돌 같이 매끈하게 다듬어진 유려한 측면 곡선 형태다. 코나의 이러한 디자인은 주행거리에 영향을 미치는 공력계수(Cd)를 낮추는 데 영향을 줬다. 코나의 공력계수는 0.27이다. 전면부에는 신형 그랜저, 쏘나타 같이 일자형 램프를 채택해 소형 SUV지만 차체 크기가 더 넓어 보였다.

트렁크 공간도 넉넉한 편이지만 뒷좌석은 조금 좁다는 느낌을 줬다. 현대차의 전기차 플랫폼 E-GMP를 사용하지 않아 뒷좌석 공간이 E-GMP를 사용한 다른 전기차에 비해 넉넉하게 나오진 않았다. 패밀리카보다는 캠핑이나 취미생활을 즐기는 1인 가구에 적합하겠단 생각이 들었다.
"비싼차 못지않네"…3000만원대 가성비 '정의선 차' 타보니 [신차털기]
주행 성능은 전기차다운 면모를 보여줬다. 가속에 그리 큰 시간이 필요하지 않고 가속 페달을 밟는 즉시 쭉 나아갔다. 높은 속력을 내고도 핸들이나 차체가 흔들리지 않고 안정적으로 나갔다.

전기차답게 정숙성도 좋다. 무엇보다 소형 SUV임에도 불구하고 도로 위에 있는 낮은 턱을 넘나들 때 크게 꿀렁거리거나 흔들리지 않았다. 주행감도 묵직해 SUV다운 면모를 보였다.

코나의 가장 큰 강점은 1회 충전 거리가 동급 대비 길다는 점 아닐까 싶다. 코나의 1회 충전 시 주행가능거리는 417㎞로, 기아의 소형 SUV 니로 전기차(401㎞)보다 더 멀리 간다. 니로와 같은 용량 배터리(64.8kWh)를 탑재했음에도 기술적 요소 등으로 주행거리를 많이 늘렸다.
코나 일렉트릭의 V2L 기능으로 스피커를 작동하고 있는 모습/사진=최수진 기자
코나 일렉트릭의 V2L 기능으로 스피커를 작동하고 있는 모습/사진=최수진 기자
이날 시승에서는 속초 대포항에 도착했을 때 주행 연비 6.4㎞/kWh가 나왔다. 이날 시승 코스는 일반도로와 고속도로가 전부였다. 전기차가 주행하기에는 최적의 코스로 볼 수 있다. 시승 차는 출발 지점에서 약 92% 충전돼 달렸다. V2L(전기차 배터리 전력을 외부로 이용 가능하게 하는 기능)이 가능해 중간에 노트북 충전도 잠깐 했다. 날씨가 더워 에어컨을 약 20도로 설정해 켰고 통풍 시트도 사용했다. 고속도로 구간에선 100~150㎞/h까지 달리기도 했다.

첨단 사양 기본 탑재...가격은?

첨단사양 또한 고급 차량 못지않게 모두 장착돼있다. 전방 충돌 방지 보조, 후측방 충돌 방지 보조, 차로 유지 보조,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등 고급 차에 있을 법한 기능들이 적용돼 운전하는 데 편리했다.

시승 차는 옵션 사양도 장착됐다. 옵션 기능을 넣는다면 훨씬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을 듯 보인다. 옵션 사양인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우측 디스플레이를 힐끔 쳐다보지 않아도 돼 초보들에게는 좋은 사양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서라운드 뷰 모니터 또한 비교적 선명한 화질이었다.

가격은 어떨까. 동급 주력 경쟁 차종인 니로 전기차보다 전기차 세제 혜택 전 가격이 저렴한 게 특징이다. 니로 전기차는 에어가 5076만원, 어스가 5353만원이다. 이에 비해 코나 일렉트릭은 스탠다드 모델 프리미엄 4654만원, 롱레인지 모델 프리미엄 4968만원, 인스퍼레이션 5323만원이다. 시작가 기준으로 코나 일렉트릭이 저렴한 편이다.

지자체별 보조금 등 차이가 다소 있겠지만 개별소비세 혜택이나 전기차 구매 보조금을 반영한 실구매가는 △스탠다드 모델 프리미엄 3000만원대 초중반 △롱레인지 모델 프리미엄 3000만원대 중반 금액으로 예상된다.

속초=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
영상=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