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오늘 준비한 선풍기 몇 대 안남았습니다, 지금 구매하세요."

선풍기를 판매하는 쇼호스트가 구매 심리를 자극하기 위해 던진 말이다. 낮 기온이 30도에 육박하는 등 여름이 다가오며 관련 가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제습기 등 일부 가전은 품절 대란까지 벌어졌다. 올여름은 평년보다 더 덥고, 습할 것으로 예상돼 투자자들의 눈은 여름 수혜주를 향하고 있다.

27일 기상청의 '3개월 전망'에 따르면 6~8월 기온이 평년과 비슷하거나 평년보다 높을 확률이 각각 40%였다. 6~8월 평년기온은 21.1~21.7도, 24.0~25.2도, 24.6~25.6도다. 호주와 캐나다 등 각국 기상청과 관계기관은 국내 6~8월 평균 기온이 평년보다 높을 확률을 56~64%로 봤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날씨가 더울 것으로 예상되자 소비자들은 냉방기기로 몰려갔다. 이달 1~14일까지 2주간 롯데하이마트에서 판매된 창문형, 이동형, 천장형(시스템) 에어컨 매출은 작년 4월 말 보다 각각 45%, 40%, 20% 늘었다.

에어컨과 함께 여름철 대표 냉방 가전인 선풍기와 서큘레이터 매출도 늘고 있다. 같은 기간 롯데하이마트에서 판매된 선풍기는 직전 같은 기간보다 50% 늘었다. 강한 바람으로 공기 순환과 냉방 효과를 더해주는 서큘레이터는 70% 늘었다.

에어컨 관련주로는 위니아가 꼽힌다. 위니아의 지난해 매출 가운데 33%는 에어컨, 공기청정기, 냉장고 등 생활가전에서 발생했다. 이런 점이 부각되며 위니아의 주가는 최근 한 달간 5% 올랐다. 창문형 에어컨을 제조하는 파세코도 에어컨 관련주로 분류된다. 쿠쿠, 신일전자 등도 주력 제품은 아니지만 꾸준히 창문형 에어컨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뉴스1
사진=뉴스1
올여름은 습도도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비가 많이 올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최근 SNS에서 논란이 된 것처럼 7월에 사흘 빼고 계속 비가 오는 정도는 아니지만, 강수량은 평년보다 비슷하거나 많을 가능성이 높다. 기상청은 엘니뇨의 발달로 우리나라 부근에 많은 양의 수증기가 유입돼 7월 강수량이 평년보다 많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7월 강수량이 평년 수준을 웃돌 가능성은 40% 수준이었다.

이 때문에 제습기 수요도 늘어나고 있다. 제습기 관련주로는 '뽀송'이라는 이름의 제습기를 생산하는 위닉스가 꼽힌다. 위닉스 관계자는 "최근 '뽀송 12L'는 일시 품절될 정도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며 "이달 20일까지 제습기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47% 늘었다"고 했다.

식품 관련주도 날씨의 영향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무더위가 일찍 시작되며 빙과류 판매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판매가격을 인상한 효과도 있어 빙그레 등 빙과류를 판매하는 회사는 2분기 호실적을 예고하고 있다. 빙그레의 1분기 영업익은 전년 동기 대비 703% 증가한 127억원으로 깜짝 실적을 기록헀다. 김태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5월 평균 기온이 작년 대비 0.6도 높았고, 6월 중·하순 날씨도 평년보다 더울 가능성이 높아 성수기 빙과류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