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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탈북어민 북송' 재판, 1천800쪽 기밀 복사 문제로 또 공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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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개되면 치명적 안보 우려" vs "피고인 손발 묶는 것"
    '탈북어민 북송' 재판, 1천800쪽 기밀 복사 문제로 또 공전
    '탈북 어민 강제 북송' 사건 재판 준비 절차가 기밀 증거 열람·복사 문제로 공전을 거듭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1부(허경무 김정곤 김미경 부장판사)는 26일 국가정보원법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된 정의용 전 국가안보실장, 노영민 전 대통령 비서실장, 서훈 전 국가정보원장, 김연철 전 통일부 장관의 두 번째 공판준비기일을 열었으나 혐의 인정 여부 절차까지 나아가지 못했다.

    지난달 14일 첫 기일과 마찬가지로 1천800쪽에 달하는 기밀 증거 자료 열람·복사 문제로 검찰과 변호인의 공방만 재연됐다.

    이 증거는 군사비밀보호법·대통령기록물법으로 보호되는 자료와 국가정보원 등에서 생산한 기밀 자료다.

    검찰 측은 SI(특별취급정보)와 사건 당시 군사작전 상황 등은 열람·복사를 제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검찰은 "어떤 부대가 어떤 일 있을 때 어떻게 출동하고 어떤 함정이 출동하는지, 어느 규격 군함이 출동하는지가 상세히 기재돼 있는데 이런 내용이 적에게 공개되면 치명적인 안보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51쪽에 달하는 공소장에 검찰이 분·초 단위로 군사작전 상황을 적시해 놓고 복사를 허용하지 않는다면 피고인이 방어권을 행사하지 못하게 두 손을 묶어 놓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다른 재판부에서 심리 중인 '서해 공무원 피격 은폐' 사건을 예로 들며 "더 많은 SI 첩보가 증거로 제출돼 전면 복사가 허용됐다는 점을 참작해 달라"고 요구했다.

    변호인은 검찰이 요구하는 보안서약서 문구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이 서약서에는 '동기 여하를 불문하고 유출할 경우 반국가적 행위임을 자인하며, 엄중한 처벌을 감수한다'는 문구가 담겨 있으며, 양손의 지장을 찍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변호인은 "탈북 어민의 재판받을 권리 등을 침해했다고 기소한 사건에서 법률 규정 없이 이례적인 서약서를 받는 것은 법률가로서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

    재판부는 "무인(지장)을 찍는 검찰의 양식은 1969년 것으로 1980년대에 사라진 것이긴 하지만, 서약서를 받는 것 자체가 잘못됐다고 단언할 수는 없다"며 "서약서의 수준을 판단해보겠다"고 했다.

    세 번째 공판준비기일은 7월21일 열릴 예정이다.

    정 전 실장 등은 2019년 11월 동료 선원 16명을 살해한 것으로 지목된 탈북 어민 2명이 귀순 의사를 밝혔는데도 강제로 북한에 돌려보내도록 공무원들에게 의무없는 일을 시킨 혐의로 올해 2월 기소됐다.

    준비 기일에는 피고인의 출석 의무가 없어 이들은 이날에도 법정에 나오지 않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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