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디폴트 모면' 기대에 안도랠리…나스닥 2.19%↑
뉴욕증시는 부채한도 협상이 합의에 도달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안도 랠리'를 펼쳤다. 기업의 호실적도 상승 기류를 더했다.

26일(현지시간) 뉴욕증시의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28.69포인트(1.0%) 오른 33,093.34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54.17포인트(1.30%) 뛴 4,205.45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77.59포인트(2.19%) 급등한 12,975.69에 각각 장을 마감했다.

금융정보 분석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나스닥 지수는 전날부터 2일 동안 500포인트 가까이 급등해 지난 2월2일 이후 '최고의 이틀'을 보냈다.

이번 주 전체로도 나스닥은 2.5% 올라 역시 2월 초 이후 처음으로 5주 연속 주간 상승세를 이어갔다.

메모리얼데이 연휴를 앞두고 초미의 관심사인 미 연방정부 부채한도 협상이 타결에 가까워지고 있음을 시사하는 언론 보도가 나오자 투자자들은 일제히 환호했다.

AP통신은 백악관과 공화당이 2년간 연방정부 지출을 삭감하는 대신 현재 31조4천억달러 규모의 부채한도를 상향하는 방안을 놓고 이견을 좁혔다고 보도했다.

케빈 매카시(공화) 하원의장은 "실무 협상에서 진전이 있었다"면서도 "더 많은 진전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라이언 벨란저 클라로어드바이저 창립자는 마켓워치 인터뷰서 "부채한도 문제에 대한 안도 랠리"라며 타결 희망에 커진 데 힘입어 증시가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S&P500지수 내 11개 업종 중에 에너지, 헬스, 유틸리티 관련주가 하락하고 나머지 8개 업종이 상승했다. 임의소비재와 기술주는 2% 이상 올라 상승을 주도했다.

기업들의 1분기 호실적도 시장에 훈풍을 몰고 왔다. 시장 기대를 뛰어넘은 실적과 전망을 내놓은 의류업체 갭은 12.4%, 반도체회사 마벨테크놀로지는 32.4% 각각 폭등했다. 특히 마벨테크놀로지는 인공지능(AI) 부문의 매출 성장 기대감이 매수세를 자극했다.

AI 최대 수혜주인 반도체회사 엔비디아는 가이던스(자체 실적 전망치) 상향 등에 힘입어 전날 24.4% 급등한 데 이어 이날도 2.5% 올랐다.

소프트웨어업체 워크데이의 주가는 예상치를 웃돈 실적 발표에 10% 이상 올랐다. 포드모터의 주가는 회사 차량주들이 내년부터 북미 지역에서 테슬라의 초고속 충전소를 이용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밝히면서 6% 이상 올랐다.

그러나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긴축 기조가 더 길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향후 증시의 발목을 잡을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이날 미 상무부가 발표한 4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전년 동월보다 4.7%, 전월보다 0.4% 각각 올라 시장 전망치를 각각 0.1%포인트 상회했다. 에너지와 식료품을 합친 헤드라인 PCE 가격지수도 전년보다 4.4% 올라 3월 상승폭(4.2%)을 뛰어넘었다.

인플레이션 고착화를 시사하는 이러한 지표는 출구를 고민하는 연준의 셈법을 더욱 복잡하게 할 전망이다. 연준은 이르면 6월 기준금리 동결을 고려하고 있지만, 물가와 고용 지표가 여전히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어서다.

오안다의 선임 애널리스트 에드 모야는 "부채한도 합의가 이뤄지고 나면 이제 시장은 '연준이 경제를 죽일 것'이라는 가혹한 현실에 대응해야 할 것"이라며 "여름 전까지 통화긴축이 끝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박근아기자 twilight1093@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