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사고 기종 비상구 앞자리 판매중단"

지난 26일 제주에서 출발해 대구로 향하던 아시아나항공 여객기가 착륙하기 직전 공중 200m 지점에서 30대 남성 승객이 출입문을 강제로 여는 아찔한 사고가 발생했다. 공중에서 열린 출입문(작은 사진)으로 거센 바람이 들이닥치면서 승객 194명은 착륙할 때까지 ‘공포의 2분’을 견뎌야 했다. 이 여객기는 비상문 연결 부위가 훼손되고 비상 탈출용 슬라이드가 펼쳐졌다가 뜯겨나간 채로 착륙했다. 사진=연합뉴스

비상구 출입문이 열린 채 착륙하는 사고가 발생한 아시아나항공이 28일부터 사고 항공기와 같은 기종의 비상구 앞자리를 판매하지 않고 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이날 오전 0시부터 사고 기종인 A321-200 항공기의 비상구 앞자리 판매를 전면 중단했다고 밝혔다. 판매 중단된 자리는 174석으로 운용되는 A321-200(11대)의 26A 좌석과 195석으로 운용되는 A321-200(3대)의 31A 좌석이다.

사고 항공기에서 문을 연 승객은 195석 항공기의 31A 좌석에 앉았다.

31A 좌석은 승객이 앉은 상태에서 비상구 문을 열 수 있을 정도로 좌석과 비상구 문이 가까이 있다. 다른 비상구와 가까운 좌석의 경우, 같은 구역에 2개 좌석만 배치돼 있어 비상구와 거리가 있다. 그러나 31A 구역은 나란히 3개 좌석이 배치돼있어 유독 31A이 비상구에 밀착돼 있다.

이번 판매 중단 조치는 안전을 위한 것으로, 항공편이 만석일 경우에도 적용된다. 적용 기한은 정해지지 않았다.

다만 아시아나항공이 운용하는 다른 항공기 기종은 종전처럼 비상구 앞자리를 판매한다.

일반적으로 항공사들은 비상구 좌석을 일반 이코노미석보다 비싼 값에 판매하고 있다. 해당 좌석은 앞쪽에 승객이 다리를 편하게 뻗을 수 있는 공간이 확보되기 때문이다. 항공사마다 규정 다르지만, 돈만 내면 별도의 검증 없이 비상구 좌석을 어렵지 않게 앉을 수 있다.

이번 사고로 허술한 비상구 좌석 판매 관행이 개선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