괌 고립 한국인 3200명…정부, 임시대피·진료소 운영
슈퍼태풍 강타로 괌에 고립된 한국인이 3천200여명에 달하는 가운데, 괌 관광청이 호텔 등 숙박업소의 수도·전기시설 복구에 힘쓰고 있다고 28일(현지시간) 밝혔다.

우리 정부도 임시대피소와 진료소를 운영하는 등 귀국길이 막힌 여행객들을 돕고 있다.

괌 관광청은 이날 오전 발표한 보도자료에서 "괌 상수도국·전력청과 협력해 현재 전력망이 끊겨 제한된 자원에 의존하고 있는 호텔들에 물과 전기를 공급하기 위한 복구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또 현지 관광객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한국인들을 위해 지원하기 위해 한국 외교부 괌 주재 공관(주하갓냐 출장소)과 파트너십을 맺고 응급 의료기관 방문을 위한 교통편을 지원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괌 관광청은 "군인을 제외하고 5천∼6천명가량의 방문객이 현재 섬에 발이 묶인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 가운데 3천200여명이 한국인 방문객"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방문객 컨시어지 프로그램을 통해 태풍의 영향을 받은 방문객들을 지원하고 있다"며 한국어 서비스가 가능한 핫라인 번호를 안내했다.

아울러 괌 관광청은 섬에 있는 주요 휘발유와 디젤, 액화석유가스(LPG) 판매업체에 연료 공급이 이뤄지기 시작했으며 이를 호텔업계에 안내했다고 덧붙였다. 괌 정부는 이날 홈페이지에 주유가 가능한 지역별 주유소 목록을 공지하기도 했다.

하지만 폐쇄된 공항이 언제 다시 열릴지는 아직 불투명한 상황이다. 괌 국제공항은 지난 26일 "이르면 이달 30일 운영이 재개될 것"이라고 밝힌 뒤 추가 공지는 하지 않았다.

3천명이 넘는 한국인 관광객들은 지난 24∼25일 4등급(카테고리 4) '슈퍼 태풍' 마와르가 괌을 강타한 이래 현지에 발이 묶여 수일째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묵고 있는 호텔에 단전·단수가 계속돼 제대로 씻지 못하고 있는 상황 등 고통을 호소하고 있으며, 당뇨약이나 혈압약 등 상시 복용해야 하는 약이 떨어져 발을 동동 구르는 상황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 정부는 귀국길이 막힌 국민들의 건강과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임시대피소 2곳을 확보했으며 이날부터는 임시진료소를 운영한다. 임시대피소는 수도, 전기 시설이 복구된 현지 한인 교회에 마련됐으며 교민들의 도움으로 식량과 물 등이 구비돼 있다.

임시진료소에서는 한인 의사가 이틀간 진료를 볼 예정이다. 임시진료소 운영을 통해 고혈압·당뇨 등 만성질환을 앓는 여행객의 진료와 약 처방 문제도 어느 정도 해소될 전망이다.

일부 호텔이 숙박 기간을 연장해주지 않아 한국인 여행객이 로비나 연회실에서 노숙하기도 했으나, 호텔 측과 교섭을 통해 숙박 연장 문제가 해결된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경기자 khkkim@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