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민주진영 가수 콘서트 또 무산위기…대관 돌연 취소당해
홍콩 민주진영 가수의 콘서트가 또다시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28일 HK01 등 홍콩매체에 따르면 홍콩 민주진영 가수 앤서니 웡(黃耀明·황야오밍·60)은 오는 8월 콘서트가 예정된 장소인 홍콩전시컨벤션센터(HKCEC)가 돌연 대관을 취소했다고 밝혔다.

웡은 지난 26일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HKCEC가 보낸 대관 취소 서한을 올리면서 지난 1월 대관을 승인했던 HKCEC가 돌연 아무런 이유 없이 이를 취소했다고 말했다.

HKCEC는 웡의 콘서트 개최에 대한 계약 의무를 진행할 위치에 있지 않다고 밝히면서 웡의 회사가 지불한 계약금도 반환했다.

웡은 "HKCEC는 대중에게 설명해야 한다"며 "어떻게 홍콩을 열렬히 사랑하는 주민이 홍콩인들을 위해 공연할 권리를 박탈당할 수 있나?"라고 말했다.

그는 "콘서트를 위해 비행기표를 구매한 친구들에게 사과의 뜻을 전한다"며 "우리는 다음 단계에 대해 생각하고 있다.

시간을 주면 심호흡을 하고 다시 노래를 부르겠다"고 말했다.

해당 콘서트는 지난 1월 타이베이에서 시작해 맨체스터, 런던, 암스테르담, 베를린을 도는 그의 월드 투어 콘서트의 일환이다.

HKCEC는 이와 관련한 홍콩 매체들의 질의에 개별 행사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웡은 2014년 홍콩행정장관 직선제를 요구하는 '우산 혁명' 당시 시위 현장에서 공연하며 지지를 표했다.

이후 그는 중국 당국의 '블랙리스트'에 오른 것으로 전해졌으며 그의 음악은 본토 음원 사이트에서 내려졌다.

하지만 웡은 2019년 홍콩 반정부 시위에 여러 차례 참여하는 등 계속해서 민주진영을 공개적으로 지지했다.

2021년 8월에는 2018년 입법회(의회) 보궐선거 당시 유세 현장 라이브 공연을 통해 민주진영 후보에 대한 투표를 독려한 혐의로 체포되기도 했다.

앞서 홍콩의 반중 연예인이자 인기 가수인 데니스 호(46)의 콘서트도 행사 일주일을 앞두고 무산됐다.

2021년 9월 홍콩아트센터는 운영 규정을 인용, 호의 콘서트 대관을 취소하고 예약금을 반환한다고 밝혔다.

당시 콘서트는 매진된 상태였다.

해당 운영 규정은 공연자가 규정을 위반하거나, 공연 도중 공공질서나 대중의 안전이 위험에 빠질 수 있을 경우 사전 통보 없이 대관 예약을 취소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센터는 그러나 호가 어떤 규정을 위반했는지, 그의 공연이 대중의 안전과 관련해 무슨 문제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않았다.

호는 2019년 반정부 시위에 적극 참여했고 그해 7월에는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홍콩의 민주주의와 인권이 중국 중앙정부에 의해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다며 중국을 회원국에서 퇴출할 것을 요구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