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포드와 테슬라의 제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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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미국 자동차 시장 판매 1~3위는 GM(226만8700대), 도요타(201만3900대), 포드(184만7700대)였다. 테슬라는 53만6000대로 9위였다. 전기차 시장만 놓고 보면 테슬라가 압도적 1위다. 미국에서 팔린 전기차 81만 대 중 테슬라의 점유율은 65%로 모델Y가 22만5700대, 모델3는 19만5600대 팔렸다. 포드의 머스탱 마하-E(3만9400대), GM의 쉐비 볼트EV(3만8100대)가 뒤를 이었지만, 테슬라와의 격차가 컸다.
세계적으로 전기차 전환이 급속히 진행되면서 구매를 고민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시장도 그만큼 성숙한 것일까. 조사를 해보면 꼭 그렇지도 않다. AP통신과 시카고대가 올 1~2월 미국 성인 540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에 따르면 47%가 ‘다음에 자동차를 살 때 전기차를 구매할 가능성이 없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83%는 비싼 가격을, 77%는 충전 문제를 이유로 꼽았다. 실제로 신차 판매에서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그리 높지 않다. 지난해 4분기 기준 북미(미국·캐나다)의 전기차 점유율은 6.9%에 그쳤다.
짐 팔리 포드 최고경영자(CEO)와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지난 25일 트위터의 음성채팅 서비스를 통해 제휴를 발표했다. 충전 인프라와 시장 확대를 위한 경쟁사 간 제휴로, 포드는 내년 초부터 테슬라의 어댑터를 활용해 자사 전기차도 슈퍼차저에서 충전할 수 있도록 했다. 2025년부터 출시하는 포드 전기차엔 아예 테슬라의 충전 표준(포트)이 장착된다. 120년 역사의 포드가 20년 된 테슬라의 충전 표준을 채택하기로 했다는 소식에 시장에선 놀랍다는 반응이 쏟아졌다.
이번 제휴로 포드는 자체 충전 인프라 확충 부담을 덜고 전기차 전환에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픽업트럭 F-150의 전기차 버전 F-150 라이트닝 등에 대한 마케팅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테슬라는 자사의 충전포트를 향후 전기차의 ‘USB-C 타입’으로 키울 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세계 4만5000개의 슈퍼차저 스테이션에서 ‘본업 외 수익’을 거둘 수도 있다.
슈퍼차저를 개방한 테슬라의 더 큰 노림수는 전기차 시장 파이의 확대다. 충전 관련 소비자 불편이 해소돼 전기차 판매가 늘어나면 결국 시장 1위인 자사 차량이 가장 큰 수혜를 볼 것이라는 얘기다.
류시훈 논설위원 bada@hankyung.com
세계적으로 전기차 전환이 급속히 진행되면서 구매를 고민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시장도 그만큼 성숙한 것일까. 조사를 해보면 꼭 그렇지도 않다. AP통신과 시카고대가 올 1~2월 미국 성인 540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에 따르면 47%가 ‘다음에 자동차를 살 때 전기차를 구매할 가능성이 없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83%는 비싼 가격을, 77%는 충전 문제를 이유로 꼽았다. 실제로 신차 판매에서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그리 높지 않다. 지난해 4분기 기준 북미(미국·캐나다)의 전기차 점유율은 6.9%에 그쳤다.
짐 팔리 포드 최고경영자(CEO)와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지난 25일 트위터의 음성채팅 서비스를 통해 제휴를 발표했다. 충전 인프라와 시장 확대를 위한 경쟁사 간 제휴로, 포드는 내년 초부터 테슬라의 어댑터를 활용해 자사 전기차도 슈퍼차저에서 충전할 수 있도록 했다. 2025년부터 출시하는 포드 전기차엔 아예 테슬라의 충전 표준(포트)이 장착된다. 120년 역사의 포드가 20년 된 테슬라의 충전 표준을 채택하기로 했다는 소식에 시장에선 놀랍다는 반응이 쏟아졌다.
이번 제휴로 포드는 자체 충전 인프라 확충 부담을 덜고 전기차 전환에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픽업트럭 F-150의 전기차 버전 F-150 라이트닝 등에 대한 마케팅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테슬라는 자사의 충전포트를 향후 전기차의 ‘USB-C 타입’으로 키울 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세계 4만5000개의 슈퍼차저 스테이션에서 ‘본업 외 수익’을 거둘 수도 있다.
슈퍼차저를 개방한 테슬라의 더 큰 노림수는 전기차 시장 파이의 확대다. 충전 관련 소비자 불편이 해소돼 전기차 판매가 늘어나면 결국 시장 1위인 자사 차량이 가장 큰 수혜를 볼 것이라는 얘기다.
류시훈 논설위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