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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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에서 3만6000여가구 아파트가 분양시장에 나온다. 서울에서만 정비사업 등을 통해 6개 단지가 분양을 앞두고 있다. 미분양 우려로 분양을 미뤄온 건설사들이 다음달부터 공급을 확대하고 있어서다.

29일 부동산 리서치업체 부동산R114에 따르면 다음 달 전국에서 분양 예정인 아파트 물량은 총 3만6095가구로 올 들어 최대치다. 연초 잡은 6월 계획물량(2만7000가구)에 비해 9000가구 이상 늘어났다. 서울은 다음 달에 6개 단지에서 분양이 이뤄진다. 청약 수요가 부쩍 늘면서 조합과 건설사들이 분양을 서두르는 분위기다.

서울 지하철 7호선 문정역에서 도보로 20분 거리인 송파구 문정동 136번지 일대 재건축 사업인 힐스테이트e편한세상문정(총 1265가구)의 규모가 가장 크다. 지하철 2호선 구의역 바로 옆의 구의역롯데캐슬이스트폴(1063가구)도 분양을 앞두고 있다. 지하철 7호선 장승배기역에서 도보로 20분 거리인 상도11구역을 재개발한 상도푸르지오클라베뉴(771가구)와 동대문구 청량리7구역 재개발 단지인 청량리롯데캐슬하이루체(761가구) 등도 분양에 들어간다. 서울 지하철 1호선 외대앞역에서 도보로 7분 거리인 동대문구 이문1구역 래미안라그란데(3069가구)는 6월로 분양이 잡혀있지만 조합 내부 문제로 연기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경기도에서는 시흥시 은행동 시흥롯데캐슬시그니처(2133가구), 평택시 장당동 지제역반도체밸리제일풍경채(1152가구), 파주시 목동동 운정자이시그니처(988가구) 등 공공택지 위주로 분양 대기 중이다. 지방에서는 강원도 원주·춘천, 경남 김해·사천, 충남 아산, 충북 청주, 광주광역시 등지에서 분양이 예정돼 있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청약요건과 분양가 전매제한 기간이 완화되면서 일부 인기 단지는 실수요뿐만 아니라 투자수요까지 몰려 경쟁이 뜨거울 전망"이라며 "입지나 시세차익이 떨어지는 곳은 미분양으로 남을 가능성이 커 옥석 가리기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건설업계는 일단 6∼7월을 기점으로 하반기 분양을 본격화하기로 했다.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은 조합 사업비 증가 등의 문제로 계속해서 분양을 미룰 수 없기 때문이다. 서울과 지방 인기 지역에서는 청약 경쟁률이 오르는 등 시장도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분양한 서울 동대문구 휘경동 휘경자이디센시아는 1순위 청약경쟁률이 평균 51대 1을 넘었고, 이달 초 청주시에서 분양된 흥덕구 송절동 신영지웰 푸르지오 테크노폴리스 센트럴은 1순위 청약에서 평균 73대 1의 경쟁률로 마감되는 등 인기를 끌었다.

이달까지 청약 성적은 부진을 면치 못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 들어 이달까지 5개월간 전국 65개 단지가 분양됐는데 이 중 1·2순위 내 청약이 마감된 곳은 46%인 30개 단지에 그쳤다. 청약시장 위축에 건설사들도 청약 계획을 뒤로 미뤘다. 올 들어 지난 3월까지 전국의 분양물량은 공공아파트를 포함해 총 3만4727가구에 그쳤다. 지난 4월에는 연중 최대인 3만7457가구가 예정됐으나 실제로는 32.5%인 1만2176가구만 공급됐다. 이달에도 계획 물량의 49%인 1만4318가구만 분양됐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