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수석 접으면 다리 받침대
비행기 일등석 뺨치는 뒷좌석

신형 G90는 일반 모델에도 ‘가솔린 3.5 터보 48V 일렉트릭 슈퍼차저 엔진’을 탑재했다. 기존에는 롱휠베이스 모델에만 들어갔던 엔진이다. 3.5L 터보 엔진에 48V 슈퍼차저를 추가 장착해 최대 토크 시점을 앞당기고 저속·중속에서의 가속성을 높였다.
그 덕분인지 운전하는 내내 차가 넘치는 힘을 여유롭게 나눠쓰는 느낌이었다. 평지에서는 어떤 속도에서도 잔잔한 바다 위 요트처럼 미끄러지듯 나아갔다. 북악 스카이웨이의 경사지고 굽이진 길에서도 출력이 떨어지는 기운 없이 경쾌했다. 5275㎜의 거대한 차체가 부담스럽지 않을 만큼 부드러운 주행 감각이 인상적이었다.

‘레스트’ 모드를 누르면 조수석이 앞으로 완전히 접히고 앉은 좌석은 뒤로 기울어지면서 다리 받침대가 올라온다. 조수석 뒤에 달린 발 받침대까지 내려오면 웬만한 키의 성인 누구나 두 다리를 쭉 펴고 누울 수 있다. 마사지 기능을 켜고 실내에 달린 23개의 뱅앤올룹슨 스피커로 음악을 들으면 비행기 일등석이 부럽지 않았다.
당초 신형 G90에 탑재를 예고했던 자율주행 3단계 기능이 빠진 점은 아쉽다.
고속도로에서 가·감속, 차선 변경 등 대부분 주행을 차가 혼자 수행하는 기술이다.
빈난새 기자 binthe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