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PRO]"中 리오프닝만 기다렸는데…" 호텔신라, 버는 족족 이자로 줄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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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목 집중탐구
호텔신라 주가 지지부지한 이유…
연초 회사채 흥행했지만…만기 도래한 회사채 상환용
냉랭한 한중관계에 中 리오프닝 효과도 미뤄져…이자비 계속 나가
2018년 185억대 이자비용, 작년 말 400억대로 급증
시중은행 대출금 일부 갚기도…갈수록 커지는 이자 부담 호텔신라는 사업 정상화를 기다리며 수년째 400억원대 이자비용을 감당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현금 흐름이 경색되자 외부에서 운영자금을 끌어 쓴 후유증이죠. 연초 기대했던 중국 리오프닝 효과도 냉랭한 한중관계로 미뤄지면서 재무 건전성이 더 악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옵니다.
호텔신라는 1분기 영업이익이 시장 기대치를 상회하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음에도 주가 흐름이 지지부진합니다. 지난 30일 호텔신라는 유가증권시장에서 전 거래일보다 200원(0.25%) 내린 8만500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주당 11만원 넘게 오를 것으로 봤던 증권가 전망이 무색하게 호텔신라는 현재 8만원대에서 벗어나질 못하고 있죠.
증권가에서는 올해 하반기 중국인 단체 관광이 허용되고, 인천공항 출국장 면세점 영업이 개시되면 호텔신라의 주가 오를 것으로 보고 있죠. 문제는 냉랭한 한중관계가 장기화 조짐을 보인다는 점입니다. 중국이 과거 사드 사태처럼 다시 빗장을 걸어 잠글 수 있다는 전망이 조심스레 나오고 있죠.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한 알선수수료 부담이 작년 1분기 4177억원에서 지난 1분기 530억원으로 급격히 줄었습니다. 면세점 운영 업체들은 관광객을 데려온 여행사에 구매액의 일정 비율을 수수료 명목으로 지급하는데, 통상 10%대에서 많게는 20%대까지 수수료율이 형성돼 있습니다. 호텔신라는 이번에 중국 보따리상(따이공) 유치에 드는 비용을 대거 축소했습니다. 매출 확대를 위해서 따이공 유치가 필요하지만, 동시에 드는 비용은 현 상황에서 부담이 큰 것이죠. 호텔신라도 한중관계가 호전될 때까지 가만히 앉아서 기다릴 수만은 없는 상황입니다. 코로나 확산 당시 외부에서 차입한 운영자금에 대한 이자비용때문입니다. 연초 호텔신라가 발행한 3000억원 규모의 회사채는 흥행에 성공했습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면세 사업이 중국 리오프닝 효과를 크게 누릴 것이란 전망이 잇따랐습니다.
3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사용처를 보면, 호텔신라의 현 재무 상황을 알 수 있습니다. 지난 2월 회사채로 조달한 3000억원(제73-1, 2회차) 중 2600억원(제71-1회차)은 만기 도래하는 회사채 상환, 나머지 400억원은 운영자금으로 활용할 방침이죠. 이번에 발행한 회사채 연 이자율은 3.8~4.0% 수준입니다.
호텔신라도 금리 조달 비용 줄이기에 나섰습니다. 코로나 확산 당시 끌어 쓴 금융기관 차입금 일부를 상환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신한은행과 국민은행으로부터 차입했던 총 1500억원의 대출금(연 이자율 2.28~3.31%) 전액을 상환했습니다. 가파른 기준 금리 인상 여파로 이자율이 급격히 높아질 시중은행 자금을 먼저 갚은 것으로 풀이됩니다. 2018년 말 연결 기준 185억원의 불과하던 이자비용은 작년 말 424억원까지 불어놨습니다. 호텔신라의 작년 영업이익이 783억원인 것을 감안했을 때 절반이 넘는 금액이 이자비용으로 지출되고 있습니다. 작년에 영업이익을 달성했음에도 50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한 이유입니다. 이자에 허덕이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호텔신라에 대한 투자를 조심스럽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합니다. 한 증권사의 유통 담당 애널리스트는 "호텔신라의 현 주가는 과거 코로나 확산 이전 주가 수준에 근접한 상황"이라며 "향후 중국과의 관계, 실적 등 주요 이슈들을 챙기면서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류은혁 기자 ehry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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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신라 주가 지지부지한 이유…
연초 회사채 흥행했지만…만기 도래한 회사채 상환용
냉랭한 한중관계에 中 리오프닝 효과도 미뤄져…이자비 계속 나가
2018년 185억대 이자비용, 작년 말 400억대로 급증
시중은행 대출금 일부 갚기도…갈수록 커지는 이자 부담 호텔신라는 사업 정상화를 기다리며 수년째 400억원대 이자비용을 감당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현금 흐름이 경색되자 외부에서 운영자금을 끌어 쓴 후유증이죠. 연초 기대했던 중국 리오프닝 효과도 냉랭한 한중관계로 미뤄지면서 재무 건전성이 더 악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옵니다.
호텔신라는 1분기 영업이익이 시장 기대치를 상회하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음에도 주가 흐름이 지지부진합니다. 지난 30일 호텔신라는 유가증권시장에서 전 거래일보다 200원(0.25%) 내린 8만500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주당 11만원 넘게 오를 것으로 봤던 증권가 전망이 무색하게 호텔신라는 현재 8만원대에서 벗어나질 못하고 있죠.
증권가에서는 올해 하반기 중국인 단체 관광이 허용되고, 인천공항 출국장 면세점 영업이 개시되면 호텔신라의 주가 오를 것으로 보고 있죠. 문제는 냉랭한 한중관계가 장기화 조짐을 보인다는 점입니다. 중국이 과거 사드 사태처럼 다시 빗장을 걸어 잠글 수 있다는 전망이 조심스레 나오고 있죠.
1분기 매출 줄었지만 영업익 늘어난 이유는?
우선 호텔신라의 지난 1분기 실적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호텔신라의 연결 기준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1.3% 감소한 7521억원을,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28% 급등한 345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1분기 매출이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증가했습니다. 사실상 비용을 절감한 것이죠.가장 눈에 띄는 것은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한 알선수수료 부담이 작년 1분기 4177억원에서 지난 1분기 530억원으로 급격히 줄었습니다. 면세점 운영 업체들은 관광객을 데려온 여행사에 구매액의 일정 비율을 수수료 명목으로 지급하는데, 통상 10%대에서 많게는 20%대까지 수수료율이 형성돼 있습니다. 호텔신라는 이번에 중국 보따리상(따이공) 유치에 드는 비용을 대거 축소했습니다. 매출 확대를 위해서 따이공 유치가 필요하지만, 동시에 드는 비용은 현 상황에서 부담이 큰 것이죠. 호텔신라도 한중관계가 호전될 때까지 가만히 앉아서 기다릴 수만은 없는 상황입니다. 코로나 확산 당시 외부에서 차입한 운영자금에 대한 이자비용때문입니다. 연초 호텔신라가 발행한 3000억원 규모의 회사채는 흥행에 성공했습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면세 사업이 중국 리오프닝 효과를 크게 누릴 것이란 전망이 잇따랐습니다.
3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사용처를 보면, 호텔신라의 현 재무 상황을 알 수 있습니다. 지난 2월 회사채로 조달한 3000억원(제73-1, 2회차) 중 2600억원(제71-1회차)은 만기 도래하는 회사채 상환, 나머지 400억원은 운영자금으로 활용할 방침이죠. 이번에 발행한 회사채 연 이자율은 3.8~4.0% 수준입니다.
영업으로 돈 벌어도 순손실… 매년 400억대 이자비용
호텔신라는 코로나 확산 이후 매년 400억원이 넘는 금액을 이자비용으로 지출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상환한 제71-1회차 회사채(2600억원)의 경우 이자율이 2%대에 불과했으나, 새로 발행한 회사채 이자율은 이보다 2배 가까이 높아졌습니다.호텔신라도 금리 조달 비용 줄이기에 나섰습니다. 코로나 확산 당시 끌어 쓴 금융기관 차입금 일부를 상환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신한은행과 국민은행으로부터 차입했던 총 1500억원의 대출금(연 이자율 2.28~3.31%) 전액을 상환했습니다. 가파른 기준 금리 인상 여파로 이자율이 급격히 높아질 시중은행 자금을 먼저 갚은 것으로 풀이됩니다. 2018년 말 연결 기준 185억원의 불과하던 이자비용은 작년 말 424억원까지 불어놨습니다. 호텔신라의 작년 영업이익이 783억원인 것을 감안했을 때 절반이 넘는 금액이 이자비용으로 지출되고 있습니다. 작년에 영업이익을 달성했음에도 50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한 이유입니다. 이자에 허덕이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호텔신라에 대한 투자를 조심스럽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합니다. 한 증권사의 유통 담당 애널리스트는 "호텔신라의 현 주가는 과거 코로나 확산 이전 주가 수준에 근접한 상황"이라며 "향후 중국과의 관계, 실적 등 주요 이슈들을 챙기면서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류은혁 기자 ehr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