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부자보험' 알고 보니…세금 없이 증여하다 '덜미'
내국법인 B의 전 사주인 A씨는 해당 지분을 투자 회사에 매각했다. A씨는 이때 얻은 자금을 자녀에게 편법 증여하기로 결정했다. A씨는 '강남부자보험"으로 알려진 유배당 역외보험상품을 자녀 명의로 가입한 후 보험료 20여억 원을 대납했다. 해당 역외보험은 연 6~7%의 배당 수익이 발생했지만 A씨 일가는 배당 수익을 국외에 은닉했다. 또 국내 소득은 신고하지 않았다.

외국 국적인 C씨는 외국계은행 국내 지점 펀드매니저 출신으로서 외국 자본의 투자를 받아 역외사모펀드 D를 설립했다. C씨가 지배, 경영하는 펀드 운용사 E사는 D의 국내기업 인수, 매각 관련 용역을 D에 제공했다. 매각 차익은 단기간에 투자금의 500%을 넘었다. D는 성공보수를 E사가 아닌 C씨가 소유한 페이퍼 컴퍼니 F사에 부당하게 지급하였고, E사는 성공보수의 3% 정도만 대가로 받는다. C씨는 소득세법상 거주자임에도 외국 국적을 이용해 비거주자로 위장하고 펀드나 운용사로부터 받아왔던 급여를 탈루 했다.

국세청이 자녀에게 편법 증여를 하기 위해 역외 보험료를 대납하는 등 역외 탈세 혐의에 대한 세무조사에 나섰다.

국세청은 31일 역외 탈세 혐의자 52명에 대해 적법, 공정 과세 원칙에 따른 세무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국세청은 거래, 사업의 외관을 정상처럼 꾸미고 수출입 가격의 인위적 변경, 사주 일가의 수출 물량 가로채기, 국내 원천소득의 국외 이전 등 세금 없이 국부를 유출했다고 지적했다.

대표적으로 자녀 명의 역외보험상품의 보험료 약 20억 원을 대납해 역외 탈세를 한 경우가 부각된다. 역외보험상품은 국내에서 보험업 허가를 받지 않은 외국보험회사와 체결하는 보험을 말한다. 지난 1996년 보험 자유화 차원에서 역외보험 거래가 시작됐다. 알려진 보험은 아니지만 고금리 등을 이유로 가입 사례가 늘고 있다.
'강남부자보험' 알고 보니…세금 없이 증여하다 '덜미'
또 역외사모펀드를 운용하는 국내 운용사 대표가 관련 성공 보수를 본인이 지배하는 해외 페이퍼 컴퍼니 명의 계좌로 부당하게 챙기거나, 부동산 개발사업 성공을 앞둔 현지법인 주식을 자녀에게 넘겨주며 700억원 이익을 편법 증여한 사례가 확인됐다.

이외에 사주 일가가 지배하는 페이퍼 컴퍼니를 통해 수출 물량을 가로채거나 사주가 지배하는 현지법인과 무역 거래를 하면서 시장 가격보다 저가로 수출해 현지법인에 소득을 이전하는 경우도 세무 조사 대상이 됐다.
'강남부자보험' 알고 보니…세금 없이 증여하다 '덜미'
역외탈세 세무조사 건당 부과세액은 계속해서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 2021년 기준 68억 1천 만원을 기록했다. 이는 일반 법인 세무조사의 건당 부과세액 9억 8천 만원보다 약 7배 정도 높다.

국세청은 국제 무역, 금융, 자본 거래를 상시 모니터링하고 과세당국 간 국제공조 네트워크를 활용하여 역외탈세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 국세청은 최근 3년간 총 4조 149억 원의 세금을 추징했다. 연 평균 추징세액은 1조 3천억 원을 넘어섰다.

국세청 관계자는 "조세를 포탈하거나 세법질서를 위반한 사실이 확인되는 경우, 국민의 기대에 부응해 무 관용 원칙에 따라 엄정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이민재기자 tobemj@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