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 몇 번으로 더 유리한 신용대출로 갈아탈 수 있는 ‘대환대출 인프라’가 31일 문을 열면서 무한경쟁에 놓인 5대 시중은행도 전용 상품 출시와 금리 인하 등을 앞세워 고객 모시기에 나섰다.

하나은행은 대환대출 인프라 시행일에 맞춰 특화 상품인 ‘하나원큐 신용대출 갈아타기’를 출시했다. 금리 상승기 신규 취급액 코픽스보다 금리 변동분이 늦게 반영되는 ‘신잔액 코픽스’를 준거금리로 삼아 금리 부담을 낮췄다. 급여 이체 등 부수거래 없이도 최저금리를 제공한다. 5대 은행 중 가장 많은 네 개 플랫폼(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토스 핀다)과 제휴를 맺은 하나은행은 입점 플랫폼을 늘릴 방침이다.

국민은행도 다른 금융사 신용대출에서 갈아타려는 고객을 대상으로 ‘KB 온국민 신용대출’을 내놨다. 대출 한도가 3억5000만원으로 높은 편이다. 거래 실적에 따른 우대금리를 적용하지 않아 다른 은행 대환대출 고객이라도 불이익이 없도록 했다. 국민은행은 대환대출 인프라 도입 전부터 이탈이 우려되는 고객들에게 2만원 상당의 금융쿠폰(예금 1만원, 적금 5000원, 외화 환전 5000원)을 발송하는 등 ‘기존 고객 지키기’ 마케팅을 벌였다.

우리은행은 대환대출 인프라를 통해 신규 대환하면 최초 약정기간에 0.5%포인트 우대금리를 제공한다. 우리은행 앱에서 신용대출을 갈아타면 중도상환해약금과 인지세 등 대출 거래비용을 최대 10만원까지 지원한다.

5대 은행 중 유일하게 6월 21일께 대출 비교 플랫폼을 선보이는 신한은행은 일부 비대면 신용대출 상품 금리를 인하한 데 이어 대환대출 고객 대상 첫 달 이자 지원 등도 준비하고 있다. 농협은행도 금리·한도 조건을 개선한 대환대출 상품 출시와 함께 경품 증정 이벤트를 진행할 계획이다.

은행들은 당초 빅테크 종속 우려 등으로 대환대출 인프라 참여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5대 은행의 과점체제 해소’ 등을 앞세우며 대환대출 인프라 도입을 서두른 데다 치열한 금리 경쟁으로 기존 고객 이탈 가능성이 커지자 방향을 선회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