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혁이 밝힌 '범죄도시3'와 '맛잘알' 그리고 왼쪽 검지 반지의 의미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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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범죄도시3' 주성철 역 배우 이준혁
"인제야 주성철을 완전히 보냈다"는 배우 이준혁은 지나치게 겸손했다. 인터뷰가 진행된 건 영화 '범죄도시3'가 개봉하기 직전인 지난 5월 30일이었다. 이미 예매율 80%를 넘기며 흥행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는 상황이었지만 "저에 대한 관심보다는 '범죄도시3'에 대한 관심"이라고 공을 돌리는가 하면, 로맨스 작품에 대한 기대감을 보이자 "그런 건 잘생긴 분들이 하는 것"이라며 "저에게 오기 어려운 거 같다"고 손을 내저었다.
'범죄도시3'를 위해 살을 20kg이나 찌웠음에도 "시간이 부족했다"며 "준비할 기간이 더 있었다면 더 많이 커질 수 있었을 텐데 아쉽다"고 했을 정도. 이준혁은 '범죄도시3' 주성철로 분하기 위해 몸뿐 아니라 목소리 트레이닝까지 따로 받았다. '범죄도시' 시리즈의 주인공이자 기획자, 제작자인 배우 마동석이 이준혁을 향해 "삶을 갈아 넣었다"고 극찬한 이유다. 그런데도 이준혁은 "최선을 다했지만, 지금도 주성철이 '더 잘하지 그랬냐'고 잔소리를 할 거 같다"면서 아쉬움을 드러냈다.
'범죄도시3'는 '범죄도시2'에서 그려진 베트남 납치 살해범 검거 후 7년이 흐른 뒤의 이야기를 담는다. 마석도는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로 자리를 옮기고, 그곳에서 신종 마약 사건을 쫓던 중 사건의 배후인 주성철과 리키를 만난다는 설정이다. 이준혁이 연기한 주성철은 신종 마약 조직을 움직이는 숨겨진 악의 축이다. 무자비함은 물론 지능적인 악랄함까지 갖춘 소시오패스 빌런이다. 완벽하게 체중을 감량하고, 이전을 하얀 피부로 돌아온 이준혁은 "주성철은 거친 인생을 살았을 거 같고, 왠지 골프도 좀 쳤을 거 같았다"고 웃으면서 "피부를 좀 태워야 할 거 같아 태닝을 했는데, 원래 잘 타지 않는 피부라 살을 찌우는 것보다 그 기계에 들어가는 것이 더 압박이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면서 "풍채를 키우니 자연스럽게 걸음걸이나 자세도 바뀌게 됐다"며 "외면의 변화가 있고 난 뒤 사람들에게 '어떻게 보이냐'고 물으며, 그 에너지를 받으려 했다"고 준비기를 전했다.
"주성철을 준비하며 성향도 조금 변한 거 같아요. 매일 많이 먹고, 운동하고 이러다 보니 영화도 거칠고 이런 것들이 끌리고, 음악도 그렇고요. 초반엔 제가 의도한 부분도 있지만 호르몬의 변화가 있지 않았을까 생각도 들고요. 오늘로써 작품에 캐스팅됐을 때와 비슷한 몸무게가 됐는데, 그렇게 조금씩 주성철이 다 벗겨져 나간 거 같아요."
이준혁은 '범죄도시3'를 "주성철의 운수 좋은 날"이라고 소개했다. 신종 마약으로 300억원을 손에 넣기 직전, 마석도의 수사로 맞이하게 된다는 것. 사회적으로도 엘리트로 승승장구했던 주성철이 마약 조직과 결탁한 이유에 대해서도 "실패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사이코패스 중에 경찰, 간호사가 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책을 봤어요. 권력욕이 강하기 때문에 그렇다고 하더라고요. 대부분 멍청해서 그런 자리까지 오르는 데 실패하지만, 주성철은 똑똑했기에 권력을 얻었고, 실패를 모르며 승승장구하다 보니 세상이 모두 자기 뜻대로 될 줄 알았던 거죠. 그래서 전 주성철의 다음이 궁금해요."
전작들이 흥행에 성공했고, 1편의 윤계상, 2편의 손석구에 이어 3편에 이준혁이 발탁된 만큼 이들을 잇는 빌런으로서의 활약을 기대하는 이들도 많았다. 기대가 큰 만큼 부담을 느낄 법했지만, 이준혁은 그보다는 순수한 마음으로 응원했고, 자신의 역할에 몰입했다. "1편은 이렇게 될 줄 모르고 정말 편하게 봤다"는 이준혁은 "2편은 저랑 작업한 (이상용) 감독님이 연출하셨고, (손)석구 형은 tvN '60일, 지정생존자'에 함께 출연하며 연락하고 있어서 촬영할 때부터 응원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번 VIP 시사회에 참석한 손석구가 "재밌네"라고 했다고 성대모사를 해 웃음을 안겼다.
관객들에게는 덩치가 큰 이준혁의 모습이 낯설게 느껴지지만, 그는 "원래는 대식가고 살이 잘 찌는 체질"이라며 "'범죄도시3'라는 작품을 통해 제가 할 수 있는 메뉴를 하나 더 열어 놓은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매일 살이 찔까 봐 운동하고, 관리하고, 감량하는 게 '내 정체성을 숨기는 게 아닌가' 싶었다"면서 "앞으로 또 몸을 키울 수 있는 작품이 오면 자유를 얻지 않겠냐"면서 웃었다. 촬영이 끝난 후 "사람이 먹으면 안 될 것들, 닭가슴살과 현미밥을 먹고 있다"는 이준혁은 "트뤼프 감자칩, 수제 햄버거, 이런 걸 먹을 때 너무 행복하다"며 최근엔 tvN '장사천재 백사장'의 애청자라고 고백하는가 하면, 외딴섬에서 만찬과 함께 기이한 사건이 벌어진다는 영화 '더 메뉴'를 언급하며 "보다가 울 뻔했다"고 말해 폭소케 했다.
일상의 행복을 전할 때도 유쾌한 성격과 솔직한 입담은 이어졌다. 이준혁은 "꽤 중요한 촬영이 오늘 있었는데, '아, 가야 하나'라는 생각하고 있을 찰나에 한 2주 후 정도로 스케줄이 밀렸을 때 너무 좋다"며 "먹고 싶은 것도 마음껏 먹고, 책도 보고, 사람들도 만나며 다른 사람에게도 관심을 가지면서 다시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있는 거 아닌가"라고 전했다.
"데이트는 안 하냐"며 시사회 당시 왼쪽 검지에 반지를 끼고 있어서 "현실 연애를 하는 게 아니냐"는 반응이 나왔다고 전하자 "요즘 제 친구들도 애 키우느라 바빠 관심 없는 제 연애에 관심을 가져 주셔서 감사하다"고 답했다. 실제로 이날 마주한 이준혁의 손에는 반지가 없었다.
"반지는 저희 스타일리스트께서 하라고 주셔서 했어요. 반지 브랜드도 몰라요. 데이트는, 요즘 '젤다의 전설'과 하고 있어요." '범죄도시3' 개봉에 앞서 올해 초 이준혁은 티빙 '좋거나 나쁜 동재' 출연 소식을 알렸다. '좋거나 나쁜 동재'는 tvN 인기 시리즈 '비밀의 숲'의 스핀오프 콘텐츠로 이준혁이 연기한 서동재를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서동재는 열등감과 자격지심으로 뭉친 비리 검사였지만 미워할 수 없는 인간미로 '느그 동재', '우리 동재'로 불리며 사랑받았다. 이를 연기한 이준혁에 대한 호평도 줄을 이었다.
그렇지만 이준혁은 "사실 전 동재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고백했다. 이준혁은 "하이에나 같은 그런 애고, 착하지도 않은데, 이제 이 정도 하면 헤어져 주지 않겠나 싶다"면서 가장 애정이 가는 캐릭터로 의리 있고 인간적인 형사였던 MBC '365:운명을 거스르는 1년'의 지형주를 꼽았다.
"요즘은 평양냉면 같이 심심한 게 좋아지는 거 같더라고요. 영화 '야구소녀' 같은 작품도 너무 좋아요. 사실 선한 역할도 많이 했는데 크게 성공을 못 한 거 같아요. 제가 매니악한 취향이 있어서 그럴 수도 있지만, 대중들에게 따뜻함이 전파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게 돼요."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범죄도시3'를 위해 살을 20kg이나 찌웠음에도 "시간이 부족했다"며 "준비할 기간이 더 있었다면 더 많이 커질 수 있었을 텐데 아쉽다"고 했을 정도. 이준혁은 '범죄도시3' 주성철로 분하기 위해 몸뿐 아니라 목소리 트레이닝까지 따로 받았다. '범죄도시' 시리즈의 주인공이자 기획자, 제작자인 배우 마동석이 이준혁을 향해 "삶을 갈아 넣었다"고 극찬한 이유다. 그런데도 이준혁은 "최선을 다했지만, 지금도 주성철이 '더 잘하지 그랬냐'고 잔소리를 할 거 같다"면서 아쉬움을 드러냈다.
'범죄도시3'는 '범죄도시2'에서 그려진 베트남 납치 살해범 검거 후 7년이 흐른 뒤의 이야기를 담는다. 마석도는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로 자리를 옮기고, 그곳에서 신종 마약 사건을 쫓던 중 사건의 배후인 주성철과 리키를 만난다는 설정이다. 이준혁이 연기한 주성철은 신종 마약 조직을 움직이는 숨겨진 악의 축이다. 무자비함은 물론 지능적인 악랄함까지 갖춘 소시오패스 빌런이다. 완벽하게 체중을 감량하고, 이전을 하얀 피부로 돌아온 이준혁은 "주성철은 거친 인생을 살았을 거 같고, 왠지 골프도 좀 쳤을 거 같았다"고 웃으면서 "피부를 좀 태워야 할 거 같아 태닝을 했는데, 원래 잘 타지 않는 피부라 살을 찌우는 것보다 그 기계에 들어가는 것이 더 압박이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면서 "풍채를 키우니 자연스럽게 걸음걸이나 자세도 바뀌게 됐다"며 "외면의 변화가 있고 난 뒤 사람들에게 '어떻게 보이냐'고 물으며, 그 에너지를 받으려 했다"고 준비기를 전했다.
"주성철을 준비하며 성향도 조금 변한 거 같아요. 매일 많이 먹고, 운동하고 이러다 보니 영화도 거칠고 이런 것들이 끌리고, 음악도 그렇고요. 초반엔 제가 의도한 부분도 있지만 호르몬의 변화가 있지 않았을까 생각도 들고요. 오늘로써 작품에 캐스팅됐을 때와 비슷한 몸무게가 됐는데, 그렇게 조금씩 주성철이 다 벗겨져 나간 거 같아요."
이준혁은 '범죄도시3'를 "주성철의 운수 좋은 날"이라고 소개했다. 신종 마약으로 300억원을 손에 넣기 직전, 마석도의 수사로 맞이하게 된다는 것. 사회적으로도 엘리트로 승승장구했던 주성철이 마약 조직과 결탁한 이유에 대해서도 "실패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사이코패스 중에 경찰, 간호사가 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책을 봤어요. 권력욕이 강하기 때문에 그렇다고 하더라고요. 대부분 멍청해서 그런 자리까지 오르는 데 실패하지만, 주성철은 똑똑했기에 권력을 얻었고, 실패를 모르며 승승장구하다 보니 세상이 모두 자기 뜻대로 될 줄 알았던 거죠. 그래서 전 주성철의 다음이 궁금해요."
전작들이 흥행에 성공했고, 1편의 윤계상, 2편의 손석구에 이어 3편에 이준혁이 발탁된 만큼 이들을 잇는 빌런으로서의 활약을 기대하는 이들도 많았다. 기대가 큰 만큼 부담을 느낄 법했지만, 이준혁은 그보다는 순수한 마음으로 응원했고, 자신의 역할에 몰입했다. "1편은 이렇게 될 줄 모르고 정말 편하게 봤다"는 이준혁은 "2편은 저랑 작업한 (이상용) 감독님이 연출하셨고, (손)석구 형은 tvN '60일, 지정생존자'에 함께 출연하며 연락하고 있어서 촬영할 때부터 응원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번 VIP 시사회에 참석한 손석구가 "재밌네"라고 했다고 성대모사를 해 웃음을 안겼다.
관객들에게는 덩치가 큰 이준혁의 모습이 낯설게 느껴지지만, 그는 "원래는 대식가고 살이 잘 찌는 체질"이라며 "'범죄도시3'라는 작품을 통해 제가 할 수 있는 메뉴를 하나 더 열어 놓은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매일 살이 찔까 봐 운동하고, 관리하고, 감량하는 게 '내 정체성을 숨기는 게 아닌가' 싶었다"면서 "앞으로 또 몸을 키울 수 있는 작품이 오면 자유를 얻지 않겠냐"면서 웃었다. 촬영이 끝난 후 "사람이 먹으면 안 될 것들, 닭가슴살과 현미밥을 먹고 있다"는 이준혁은 "트뤼프 감자칩, 수제 햄버거, 이런 걸 먹을 때 너무 행복하다"며 최근엔 tvN '장사천재 백사장'의 애청자라고 고백하는가 하면, 외딴섬에서 만찬과 함께 기이한 사건이 벌어진다는 영화 '더 메뉴'를 언급하며 "보다가 울 뻔했다"고 말해 폭소케 했다.
일상의 행복을 전할 때도 유쾌한 성격과 솔직한 입담은 이어졌다. 이준혁은 "꽤 중요한 촬영이 오늘 있었는데, '아, 가야 하나'라는 생각하고 있을 찰나에 한 2주 후 정도로 스케줄이 밀렸을 때 너무 좋다"며 "먹고 싶은 것도 마음껏 먹고, 책도 보고, 사람들도 만나며 다른 사람에게도 관심을 가지면서 다시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있는 거 아닌가"라고 전했다.
"데이트는 안 하냐"며 시사회 당시 왼쪽 검지에 반지를 끼고 있어서 "현실 연애를 하는 게 아니냐"는 반응이 나왔다고 전하자 "요즘 제 친구들도 애 키우느라 바빠 관심 없는 제 연애에 관심을 가져 주셔서 감사하다"고 답했다. 실제로 이날 마주한 이준혁의 손에는 반지가 없었다.
"반지는 저희 스타일리스트께서 하라고 주셔서 했어요. 반지 브랜드도 몰라요. 데이트는, 요즘 '젤다의 전설'과 하고 있어요." '범죄도시3' 개봉에 앞서 올해 초 이준혁은 티빙 '좋거나 나쁜 동재' 출연 소식을 알렸다. '좋거나 나쁜 동재'는 tvN 인기 시리즈 '비밀의 숲'의 스핀오프 콘텐츠로 이준혁이 연기한 서동재를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서동재는 열등감과 자격지심으로 뭉친 비리 검사였지만 미워할 수 없는 인간미로 '느그 동재', '우리 동재'로 불리며 사랑받았다. 이를 연기한 이준혁에 대한 호평도 줄을 이었다.
그렇지만 이준혁은 "사실 전 동재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고백했다. 이준혁은 "하이에나 같은 그런 애고, 착하지도 않은데, 이제 이 정도 하면 헤어져 주지 않겠나 싶다"면서 가장 애정이 가는 캐릭터로 의리 있고 인간적인 형사였던 MBC '365:운명을 거스르는 1년'의 지형주를 꼽았다.
"요즘은 평양냉면 같이 심심한 게 좋아지는 거 같더라고요. 영화 '야구소녀' 같은 작품도 너무 좋아요. 사실 선한 역할도 많이 했는데 크게 성공을 못 한 거 같아요. 제가 매니악한 취향이 있어서 그럴 수도 있지만, 대중들에게 따뜻함이 전파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게 돼요."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