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원 지식재산권(IP) 시장에 뭉칫돈이 몰리고 있다. 하이브 에스엠엔터테인먼트 등 대형 엔터테인먼트사와 음반 제작사만의 리그에서 벗어나, 음원 전문 투자 스타트업들이 보폭을 확대하면서다.

음원 IP 전문 투자·매니지먼트 기업 비욘드뮤직은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프랙시스캐피탈파트너스로부터 2000억원 규모의 추가 투자를 유치했다고 31일 밝혔다. 비욘드뮤직의 누적 자산운용액(AUM)은 5000억원에 이른다.

비욘드뮤직은 2021년 말 프랙시스 등으로부터 2000억원의 투자를 유치하면서, 2만7000곡이 넘는 국내 최대 음원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 김현식, 전인권, 박효신, 성시경, 아이유, 태연 등 1990년 이전부터 2010년대까지 시대를 풍미한 가수들의 유명 음원을 확보했다.

지난해 11월에는 존 레전드의 ‘네버 브레이크’, 두아 리파의 ‘가든’, 원리퍼블릭의 ‘어팔러자이즈’ 등 글로벌 아티스트들의 음원 IP를 다수 매입하며 해외 음원 IP 시장까지 영역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프랙시스캐피탈파트너스 관계자는 “비욘드뮤직의 음원 포트폴리오는 장르의 다양성, 보유 곡 규모, 인지도 등 어떤 기준을 적용해도 국내에서 전례를 찾기 어려운 독보적인 자산"이라며 "국내에서 이런 규모로 포트폴리오를 갖춘 기업이 다시 등장하기는 어려울 정도”라고 평가했다.
돈 몰리는 음원 IP 시장…비욘드뮤직, 2000억 추가 유치 [허란의 VC 투자노트]
이장원 비욘드뮤직 대표(사진)는 “기존의 주먹구구식 음원 IP 가치평가가 아닌 전문적이고 합리적인 기준을 토대로 우수한 음원 IP를 적극적으로 사들이고 있다"며 "유동화를 고려하는 IP 보유자에게 자금력 및 거래 종결성 측면에서 대체 불가한 매입처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투자 유치를 통해 한국 최대를 넘어 아시아 최대 음원 IP 투자 및 매니지먼트사로 거듭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프라이머리 웨이브와 비슷한 사업모델


비욘드뮤직은 음원 IP 매입에만 그치지 않고, 보유 음원 IP의 가치 제고에도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안녕의 ‘해요’는 2001년 발매된 정인호 곡의 리메이크로 호응을 얻었으며, 라붐의 ‘상상더하기’는 SNS에서 숨은 명곡으로 화제가 되면서 차트 역주행에 성공했다.

이 같은 비즈니스 모델은 '바이 앤 빌드' 방식이다. 우량 음원 IP 카탈로그를 대규모로 매입하고, 적극적인 가치 제고 활동을 통해 보유 IP의 가치를 재조명하는 식이다.
돈 몰리는 음원 IP 시장…비욘드뮤직, 2000억 추가 유치 [허란의 VC 투자노트]
2006년 미국 뉴욕에 설립된 음원 IP 관리·유통기업 프라이머리 웨이브도 비욘드뮤직과 유사한 비즈니스 모델을 갖고 있다. 이 회사는 발매 시점으로부터 일정 시간이 지난 구보 가운데 현금창출력이 검증된 음원 IP를 주로 매입하고, 보유 음원 IP의 가치 제고에 집중하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프라이머리 웨이브는 2016년 블랙록으로부터 약 3억달러를 투자받은 이후, 2021년 오크트리캐피탈로부터 3억8000만달러, 2022년 브룩필드로부터 17억달러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