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경북의 전통, 늘 새 시대 열고 역사의 변화 만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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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게 사고하고 넓게 포용하며 미래 지향
소프트파워 개념 적용한 지역 전략 필요
이상호 한국국학진흥원 책임연구위원
소프트파워 개념 적용한 지역 전략 필요
이상호 한국국학진흥원 책임연구위원
‘보수, 보수, 보수…….’ <경상북도 소프트파워 창출 연구>를 위해 외부 전문가들에게 경상북도 하면 바로 떠 오르는 이미지를 한두 단어로 적어달라고 했더니, 90% 가까운 전문가들이 이 단어, 또는 유사 의미를 가진 용어를 선택했다. 하긴 정치적으로 ‘보수의 성지’를 자처하는 곳이니, 이 인식이 잘못된 것 같지는 않다. 그런데 ‘보수’라는 말 자체는 중립적인 용어지만, 이러한 인식이 부정적으로 한 단계만 확장되면 경북은 재미없고 고리타분하며, 고집 세고 불친절한 이미지를 만든다. 당연히 창의성과 경상북도를 연결하는 게 어색하고, 미래 발전 가능성에 대해서도 부정적 답변들이 쏟아지기 마련이다.
색안경은 많은 다양한 색을 ‘유사한 색’으로 만들 듯, 지역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는 경상북도의 전반적인 부분까지 부정적으로 보이게 한다. 보수와 낮은 발전 가능성이 짝하면, 외부 자금은 지역 투자를 고민하고, 지역 호감도가 절대적 영향을 미치는 관광 산업은 굼뜬 걸음을 할 수밖에 없다. 미래 세대들의 경북에 대한 낮은 호감도는 급격한 노령화와 만나 지역 소멸이라는 동맥경화 현상을 만들고, 그들이 빠져나간 지역 대학은 몸집 줄이기를 넘어 문 닫을 위기에 몰리고 있다. 지역 균형발전의 대상일 뿐, 한국의 새로운 미래를 리딩하는 지역으로 선택받지 못하는 이유가 된다.
따라서 경북은 부정적 이미지를 지우는 일이 중요한 미래 전략 가운데 하나여야 한다. 지역에 ‘소프트파워’ 개념을 적용한 전략이 필요하다는 의미이다. 이 개념은 원래 국가간에 적용되는 개념이었다. 냉전 시기 국가간 질서는 군사력과 경제력에 기반하기 때문에, 국가 간 외교 전략 역시 힘을 통해 자신이 원하는 것을 강제했다. 그러나 탈냉전 시대가 되면서, 외교의 핵심은 그 나라에 호감을 갖는 국가들을 최대한 확보하여, 그들과의 관계를 통해 국제 사회에서 자신들이 목적하는 바를 구현하는 쪽으로 방향이 바뀌었다. 합리적 정책과 민주주의의 성숙도, 문화의 매력도 등이 국가의 핵심 자산이 되었다. 이러한 힘을 국제정치학자인 조셉 나이(Joseph S. Nye Jr)는 ‘소프트파워’라고 불렀다.
이러한 소프트파워 개념이 근래 지역을 대상으로 확대되고 있다. 소프트파워 개념을 지역에 적용하면, 이는 ‘지역이 갖는 호감도를 상승시켜 원하는 것을 얻는 힘’이 된다. 국가 간에는 공공 원조 확대나 국가 문화적 역량의 전파 등을 통해 소프트파워를 확산할 수 있다면, 지역은 그 지역의 문화적 역량과 성숙도를 기반으로 매력적인 이미지를 창출해야 한다. 경북이 가진 다양한 문화 자산이나 환경, 사람을 활용하여 경북에 대한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변화시켜야 한다는 의미이다. 이러한 노력은 홍보나 마케팅을 통한 지역 브랜드 가치 제고를 넘어, 그 지역에 호감을 갖게 하는 종합적 노력을 의미한다. 아시아의 문화 중심 도시로 거듭나기 위한 광주의 노력이나 세계적인 음악 도시로서의 명성을 얻어가는 통영의 노력이 대표적이다.
그렇다면 경상북도는 무엇을 기반으로 소프트파워를 창출하고 확충할 수 있을까? 앞의 연구에서 많은 전문가들은 경상북도 이미지를 ‘보수’로 꼽으면서도, 경상북도가 가진 중요한 미래 자산으로 ‘전통’을 꼽았다. 경북의 전통이 보수를 만들었지만, 동시에 새로운 경북 이미지 역시 여기에서 창출할 수 있다는 말이다. 이는 경상북도가 한국 전통문화의 중심지이기 때문이다. 신라 시대 이후, 경상북도는 한국인이 생각하는 ‘한국다움’을 만들었다. 한국인의 풍류와 올곧음, 꼿꼿한 선비 정신과 강한 도덕적 실천의 원류를 가지고 있으며, 많은 유적과 유산들이 이를 증명한다. 이러한 유적과 유산은 경북 지역이 ‘당시 상황’에서 얼마나 새롭게 사고하고 넓게 포용하며 미래를 지향했는지 보여 준다.
다시 말해 경북의 유산과 유적은 경상북도가 늘 새로운 시대를 열고, 역사의 변화를 만들어 왔음을 증언하고 있다. 경북의 전통은 ‘과거를 지향하지 않는 정신’이 만들어 낸 결과였던 것이다. 그런데 어느 순간 과거에 초점을 맞추어지면서, ‘전통’이 가진 자산을 ‘보수’라는 이미지로 변화시켰다. 천년의 역사적 과정을 통해 켜켜이 쌓아왔던 전통을 ‘과거’라는 이름에 가두면서, 매 시기마다 보여주었던 혁신성과 창의성을 잃어버렸다. 당연히 전통의 원형은 촌스러워졌고, 그것만을 지키다가 경상북도의 전통은 보수와 짝하게 되었다.
전통이 현대와 만나야 하는 이유이다. 매 시기 그 시대와 조우하면서 혁신을 만들어왔던 전통은 우리가 살아가는 현대와 조우할 때 비로소 그 본래의 가치를 드러내기 때문이다. 현대적 필요와 활용성에 응하는 전통은 그렇게 ‘촌스러움’을 벗게 되고, 이는 우리가 살아가는 현재를 최고로 만들기 마련이다. 과거의 전통이 현대적 가치를 기반으로 미래를 향해 열리는 순간이다. 경북의 전통, 그것이 어떻게 현재와 만날 것인지를 고민하는 것은 그래서 경상북도 소프트파워 창출의 핵심 전략이다.
색안경은 많은 다양한 색을 ‘유사한 색’으로 만들 듯, 지역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는 경상북도의 전반적인 부분까지 부정적으로 보이게 한다. 보수와 낮은 발전 가능성이 짝하면, 외부 자금은 지역 투자를 고민하고, 지역 호감도가 절대적 영향을 미치는 관광 산업은 굼뜬 걸음을 할 수밖에 없다. 미래 세대들의 경북에 대한 낮은 호감도는 급격한 노령화와 만나 지역 소멸이라는 동맥경화 현상을 만들고, 그들이 빠져나간 지역 대학은 몸집 줄이기를 넘어 문 닫을 위기에 몰리고 있다. 지역 균형발전의 대상일 뿐, 한국의 새로운 미래를 리딩하는 지역으로 선택받지 못하는 이유가 된다.
따라서 경북은 부정적 이미지를 지우는 일이 중요한 미래 전략 가운데 하나여야 한다. 지역에 ‘소프트파워’ 개념을 적용한 전략이 필요하다는 의미이다. 이 개념은 원래 국가간에 적용되는 개념이었다. 냉전 시기 국가간 질서는 군사력과 경제력에 기반하기 때문에, 국가 간 외교 전략 역시 힘을 통해 자신이 원하는 것을 강제했다. 그러나 탈냉전 시대가 되면서, 외교의 핵심은 그 나라에 호감을 갖는 국가들을 최대한 확보하여, 그들과의 관계를 통해 국제 사회에서 자신들이 목적하는 바를 구현하는 쪽으로 방향이 바뀌었다. 합리적 정책과 민주주의의 성숙도, 문화의 매력도 등이 국가의 핵심 자산이 되었다. 이러한 힘을 국제정치학자인 조셉 나이(Joseph S. Nye Jr)는 ‘소프트파워’라고 불렀다.
이러한 소프트파워 개념이 근래 지역을 대상으로 확대되고 있다. 소프트파워 개념을 지역에 적용하면, 이는 ‘지역이 갖는 호감도를 상승시켜 원하는 것을 얻는 힘’이 된다. 국가 간에는 공공 원조 확대나 국가 문화적 역량의 전파 등을 통해 소프트파워를 확산할 수 있다면, 지역은 그 지역의 문화적 역량과 성숙도를 기반으로 매력적인 이미지를 창출해야 한다. 경북이 가진 다양한 문화 자산이나 환경, 사람을 활용하여 경북에 대한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변화시켜야 한다는 의미이다. 이러한 노력은 홍보나 마케팅을 통한 지역 브랜드 가치 제고를 넘어, 그 지역에 호감을 갖게 하는 종합적 노력을 의미한다. 아시아의 문화 중심 도시로 거듭나기 위한 광주의 노력이나 세계적인 음악 도시로서의 명성을 얻어가는 통영의 노력이 대표적이다.
그렇다면 경상북도는 무엇을 기반으로 소프트파워를 창출하고 확충할 수 있을까? 앞의 연구에서 많은 전문가들은 경상북도 이미지를 ‘보수’로 꼽으면서도, 경상북도가 가진 중요한 미래 자산으로 ‘전통’을 꼽았다. 경북의 전통이 보수를 만들었지만, 동시에 새로운 경북 이미지 역시 여기에서 창출할 수 있다는 말이다. 이는 경상북도가 한국 전통문화의 중심지이기 때문이다. 신라 시대 이후, 경상북도는 한국인이 생각하는 ‘한국다움’을 만들었다. 한국인의 풍류와 올곧음, 꼿꼿한 선비 정신과 강한 도덕적 실천의 원류를 가지고 있으며, 많은 유적과 유산들이 이를 증명한다. 이러한 유적과 유산은 경북 지역이 ‘당시 상황’에서 얼마나 새롭게 사고하고 넓게 포용하며 미래를 지향했는지 보여 준다.
다시 말해 경북의 유산과 유적은 경상북도가 늘 새로운 시대를 열고, 역사의 변화를 만들어 왔음을 증언하고 있다. 경북의 전통은 ‘과거를 지향하지 않는 정신’이 만들어 낸 결과였던 것이다. 그런데 어느 순간 과거에 초점을 맞추어지면서, ‘전통’이 가진 자산을 ‘보수’라는 이미지로 변화시켰다. 천년의 역사적 과정을 통해 켜켜이 쌓아왔던 전통을 ‘과거’라는 이름에 가두면서, 매 시기마다 보여주었던 혁신성과 창의성을 잃어버렸다. 당연히 전통의 원형은 촌스러워졌고, 그것만을 지키다가 경상북도의 전통은 보수와 짝하게 되었다.
전통이 현대와 만나야 하는 이유이다. 매 시기 그 시대와 조우하면서 혁신을 만들어왔던 전통은 우리가 살아가는 현대와 조우할 때 비로소 그 본래의 가치를 드러내기 때문이다. 현대적 필요와 활용성에 응하는 전통은 그렇게 ‘촌스러움’을 벗게 되고, 이는 우리가 살아가는 현재를 최고로 만들기 마련이다. 과거의 전통이 현대적 가치를 기반으로 미래를 향해 열리는 순간이다. 경북의 전통, 그것이 어떻게 현재와 만날 것인지를 고민하는 것은 그래서 경상북도 소프트파워 창출의 핵심 전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