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PRO] 꿈비, 상장 4개월만에 유증 논란…업계 "신뢰 추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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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IPO로 100억원 조달한 뒤 또 200억원 유상증자
유상증자 발표 후 주가 6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약세
지난해 4분기부터 적자 지속…주주 실망감 키워
유상증자 발표 후 주가 6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약세
지난해 4분기부터 적자 지속…주주 실망감 키워
이 기사는 05월 31일 10:36 자본 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한경 마켓PRO 텔레그램을 구독하시면 프리미엄 투자 콘텐츠를 보다 편리하게 볼 수 있습니다. 텔레그렘에서 ‘마켓PRO’를 검색하면 가입할 수 있습니다. 유아용품 업체 꿈비가 기업공개(IPO)로 100억원을 조달한지 4개월 만에 다시 2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해 논란이 일고 있다. 공모 자금을 공장 설립에 투자하겠다던 약속을 어기고 차입금 상환에 사용한 뒤 모자란 자금을 다시 공모 시장에서 조달해 시장의 신뢰를 져버렸다는 지적이다. 유상증자 발표 후 주가가 하락하고 최근 실적도 악화하면서 주주들의 실망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 2월 상장한 지 불과 넉달 만이다. 상장 당시 공모액(100억원)의 두 배에 달하는 규모이자 꿈비 유통주식 수의 26%에 해당하는 규모다.
상장한 지 넉달 만에 추가 자금 조달에 나선 것에 IB 업계에선 이례적이란 평가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IPO는 향후 수년간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는 기업의 중대사인데 단기간에 추가 자금이 필요하단 건 애초에 자금 계획이 잘못 수립됐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당초 꿈비는 수수료 등을 제외한 공모자금 85억원에 더해 은행권 차입과 자기 자금 등으로 71억원을 마련해 총 157억원을 투입해 스마트팩토리를 건설하려 했다. 하지만 공장 위치와 설계 바뀌면서 예상 공사비가 210억원으로 커졌다.
용인시 처인구에 공장을 설립하기 위해 토지를 매입하려 했으나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계획이 발표된 이후 땅값이 급등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안성시로 공장 위치를 바꾸고 사업 확장을 위해 공장 규모를 확대하면서 추가 비용이 필요해졌다.
꿈비는 IPO 공모자금 중 53억원을 스마트팩토리 건설에 투입하고 잔액은 이번 유상증자 대금과 자체 자금으로 충당할 예정이다.
상장 당시 약속했던 자금 조달 및 사용은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주주들의 실망은 더욱 크다. 공장 설립을 위해 추진하고 있다던 은행권 차입은 상장 이후 금리 상승에 따른 부담으로 중단했다. 공장 설립에 사용하겠다던 공모자금 중 일부는 운영자금과 차입금 상환 등에 사용했다.
이번 증자가 주주배정 아닌 일반 공모 방식으로 진행된다는 점도 도마 위에 올랐다. 최대주주와 기존 주주들의 참여 없이 투자에 필요한 자금을 모두 일반 주주들로부터 확보하겠다는 의미다.
꿈비는 박영건 대표 등 오너일가가 지분 64%를 보유하고 있다. 박 대표 등은 2월 상장 당시 구주매출에 나서지 않은 만큼 이번 증자에 참여할 현금이 없어 불가피한 선택이었단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하지만 작년 4분기에 적자 내면서 작년 연간 영업이익은 11억원으로 전년 대비 54% 감소했다. 올해 1분기에도 영업손실 12억원을 내며 적자를 이어갔다.
꿈비 관계자는 “마케팅 비용 등 상장 관련 비용이 일부 반영된 데다 상장 전후로 인력 충원에 나서면서 비용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꿈비는 한때 올해 최고 수익률을 내며 중소형 IPO 호황의 대표 주자 격으로 꼽히던 기업이다. 상장한 지 한 달 만인 지난 3월 종가 기준 3만3700원까지 오르며 공모가(5000원) 대비 574% 수익률을 보였다.
하지만 실적 부진에 더해 유상증자 발표 이후 주가는 6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전날 종가는 1만62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유상증자와 함께 1주당 0.3주의 무상증자를 함께 진행하고 있지만 시장에선 호재로 받아들이지 않은 모습이다.
꿈비의 상장 주관업무 맡은 키움증권도 평판 리스크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주관 계약상 꿈비가 상장 후 1년 내 주식과 연계된 증권을 발행하려면 주관사인 키움증권의 사전 동의가 필요하다.
다른 IB 업계 관계자는 “꿈비 주가가 상장 이후 급등한 만큼 굳이 차입 등을 통한 조달 부담을 짊어지기보단 높은 주가를 활용해 자금 조달에 나선 모습”이라며 “상장사로서 혜택을 누리겠단 의도지만 시장의 실망감은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석철 기자 dolsoi@hankyung.com
※한경 마켓PRO 텔레그램을 구독하시면 프리미엄 투자 콘텐츠를 보다 편리하게 볼 수 있습니다. 텔레그렘에서 ‘마켓PRO’를 검색하면 가입할 수 있습니다. 유아용품 업체 꿈비가 기업공개(IPO)로 100억원을 조달한지 4개월 만에 다시 2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해 논란이 일고 있다. 공모 자금을 공장 설립에 투자하겠다던 약속을 어기고 차입금 상환에 사용한 뒤 모자란 자금을 다시 공모 시장에서 조달해 시장의 신뢰를 져버렸다는 지적이다. 유상증자 발표 후 주가가 하락하고 최근 실적도 악화하면서 주주들의 실망감이 커지고 있다.
상장한지 넉달 만에 또 자금 조달
3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꿈비는 6월 2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추진한다. 보통주 150만주를 주당 1만3460원에 발행해 202억원을 조달한다. 스마트팩토리 공장 설립에 132억원, 운영자금으로 68억원을 사용할 계획이다.지난 2월 상장한 지 불과 넉달 만이다. 상장 당시 공모액(100억원)의 두 배에 달하는 규모이자 꿈비 유통주식 수의 26%에 해당하는 규모다.
상장한 지 넉달 만에 추가 자금 조달에 나선 것에 IB 업계에선 이례적이란 평가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IPO는 향후 수년간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는 기업의 중대사인데 단기간에 추가 자금이 필요하단 건 애초에 자금 계획이 잘못 수립됐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당초 꿈비는 수수료 등을 제외한 공모자금 85억원에 더해 은행권 차입과 자기 자금 등으로 71억원을 마련해 총 157억원을 투입해 스마트팩토리를 건설하려 했다. 하지만 공장 위치와 설계 바뀌면서 예상 공사비가 210억원으로 커졌다.
용인시 처인구에 공장을 설립하기 위해 토지를 매입하려 했으나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계획이 발표된 이후 땅값이 급등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안성시로 공장 위치를 바꾸고 사업 확장을 위해 공장 규모를 확대하면서 추가 비용이 필요해졌다.
꿈비는 IPO 공모자금 중 53억원을 스마트팩토리 건설에 투입하고 잔액은 이번 유상증자 대금과 자체 자금으로 충당할 예정이다.
상장 당시 약속했던 자금 조달 및 사용은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주주들의 실망은 더욱 크다. 공장 설립을 위해 추진하고 있다던 은행권 차입은 상장 이후 금리 상승에 따른 부담으로 중단했다. 공장 설립에 사용하겠다던 공모자금 중 일부는 운영자금과 차입금 상환 등에 사용했다.
이번 증자가 주주배정 아닌 일반 공모 방식으로 진행된다는 점도 도마 위에 올랐다. 최대주주와 기존 주주들의 참여 없이 투자에 필요한 자금을 모두 일반 주주들로부터 확보하겠다는 의미다.
꿈비는 박영건 대표 등 오너일가가 지분 64%를 보유하고 있다. 박 대표 등은 2월 상장 당시 구주매출에 나서지 않은 만큼 이번 증자에 참여할 현금이 없어 불가피한 선택이었단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주가 상승 편승한 자금조달 비판
꿈비의 실적은 상장 직후 적자 전환했다. 영업이익은 2019년 4억원, 2020년 21억원, 2021년 24억 등으로 상장 전까지 꾸준히 상승세를 보였다. 증권신고서상 기업가치 산정 기준이었던 2022년 3분기까지 영업이익 15억원 기록하며 상승세가 유지됐다.하지만 작년 4분기에 적자 내면서 작년 연간 영업이익은 11억원으로 전년 대비 54% 감소했다. 올해 1분기에도 영업손실 12억원을 내며 적자를 이어갔다.
꿈비 관계자는 “마케팅 비용 등 상장 관련 비용이 일부 반영된 데다 상장 전후로 인력 충원에 나서면서 비용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꿈비는 한때 올해 최고 수익률을 내며 중소형 IPO 호황의 대표 주자 격으로 꼽히던 기업이다. 상장한 지 한 달 만인 지난 3월 종가 기준 3만3700원까지 오르며 공모가(5000원) 대비 574% 수익률을 보였다.
하지만 실적 부진에 더해 유상증자 발표 이후 주가는 6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전날 종가는 1만62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유상증자와 함께 1주당 0.3주의 무상증자를 함께 진행하고 있지만 시장에선 호재로 받아들이지 않은 모습이다.
꿈비의 상장 주관업무 맡은 키움증권도 평판 리스크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주관 계약상 꿈비가 상장 후 1년 내 주식과 연계된 증권을 발행하려면 주관사인 키움증권의 사전 동의가 필요하다.
다른 IB 업계 관계자는 “꿈비 주가가 상장 이후 급등한 만큼 굳이 차입 등을 통한 조달 부담을 짊어지기보단 높은 주가를 활용해 자금 조달에 나선 모습”이라며 “상장사로서 혜택을 누리겠단 의도지만 시장의 실망감은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석철 기자 dols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