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리안 랩소디'를 지우고 '보헤미안 랩소디'라고 고친 흔적이 남은 가사 초고/사진=소더비
'몽골리안 랩소디'를 지우고 '보헤미안 랩소디'라고 고친 흔적이 남은 가사 초고/사진=소더비
영국 록밴드 퀸의 명곡으로 꼽히는 '보헤미안 랩소디'의 가사 초고가 경매로 출품됐다.

뉴욕타임스는 31일(현지시간) '보헤미안 랩소디'를 만든 퀸의 보컬 고(故) 프레디 머큐리가 쓴 초고가 오는 9월 런던에서 열릴 소더비 경매로 출품됐다고 보도했다.

'보헤미안 랩소디' 초고는 머큐리의 유산 상속자인 메리 오스틴이 보관하고 있었다. 총 15페이지 분량의 가사지 위에는 '몽골리안 랩소디'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몽골리안'이라는 단어 위에 가로줄을 긋고 '보헤미안'이라는 단어가 추가된 것으로 보아 '보헤미안 랩소디'의 원제가 '몽골리안 랩소디'였다는 추측이 나온다.

소더비의 문서 분야 전문가인 게이브리엘 히튼은 "보헤미안과 몽골리안은 모두 같은 운을 지니고 있는 단어"라고 설명했다.

제목뿐 아니라 가사가 수정되는 과정도 엿볼 수 있다. "마마, 저스트 킬 어 맨(Mama, Just killed a man)"으로 시작되는 보헤미안 랩소디의 도입부가 당초에는 "마마 데어스 어 워 비갠(Mama, There's a war began)이었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소더비 측은 '보헤미안 랩소디' 초고 낙찰가를 150만달러(약 19억9000만원)로 예상했다.
/사진=영화 '보헤미안 랩소디' 스틸
/사진=영화 '보헤미안 랩소디' 스틸
머큐리는 생전에 '보헤미안 랩소디' 제목의 의미에 관해 설명한 적이 없다. 퀸의 전기를 쓴 작가인 짐 젠킨스는 더 타임즈에 "머큐리가 자신의 가사나 노래 제목을 설명한 걸 결코 좋아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다만 머큐리는 더 텔레그래프에 '보헤미안 랩소디'에 대해 "환상적인 느낌이 드는 노래 중 하나"라며 "사람들이 그냥 듣고, 생각하고, 느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의도를 전했다.

오스틴은 머큐리의 유품을 판매하는 것에 대해 BBC와 인터뷰에서 "내 일을 정리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머큐리의) 컬렉션은 내가 아는 사람과 그 사람 개인의 내면을 더 깊이 안내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오스틴은 머큐리의 친구로 1991년 그가 에이즈로 인한 기관지폐렴으로 사망한 후 런던 자택에 있던 무대 의상과 가구, 메모 등 유품들을 보관해 왔다. BBC는 '위 아 더 챔피온스'(We Are The Champions)를 비롯한 퀸의 다른 인기곡 초안과 머큐리의 다른 개인 물품도 경매에 나올 예정이며, 수익금은 자선 단체에 기부될 것이라고 전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