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지난해까지만 해도 한없이 내리막을 걷던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관련주의 상승세가 거세다. 업황이 되살아날 움직임이 포착되면서다. 스마트폰 중심의 OLED 시장이 태블릿, 노트북, 자동차 디스플레이 등으로 영역을 넓히면서 OLED 시장의 몸집이 더 커질 것이란 기대감도 부풀었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1월 2일~5월 31일) LG디스플레이는 26.27% 올랐다. 특히 OLED 소재·부품주가 큰 폭으로 뛰었다. 같은 기간 피엔에이치테크(65.62%), LX세미콘(65.06%) 등은 60% 넘게 상승했고, 에프엔에스테크(33.72%), 이녹스첨단소재(32.51%), 원익IPS(30.3%) 등의 상승폭도 컸다. 해당 기간 코스피(15.24%)와 코스닥(26.15%) 상승률을 훨씬 웃돌았다.

글로벌 경기침체에 스마트폰·TV 산업 성장세가 둔화하면서 디스플레이 산업 전반에 저성장 흐름이 지속되고 있지만, 이들 업체의 주가는 올랐다. 지난해 말 애플이 OLED 패널을 적용한 아이패드 프로를 2024년 내놓을 것이란 전망이 반등의 계기가 됐다. 기존엔 액정표시장치(LCD) 패널이 태블릿·노트북과 같은 정보기술(IT) 기기에 주로 활용됐다. 실제 애플은 제품 고급화를 위해 내년 아이패드 프로 제품에 2026~2027년 맥북 프로에 각각 OLED를 탑재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지난 4월 삼성디스플레이가 세계 최초로 노트북·블릿용 8.6세대 OLED 패널 생산에 2026년까지 4조1000억원을 투자한다고 발표해 시장 전반에 온기가 더 확산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8.7세대 OLED 투자도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은 인수합병(M&A), 대규모 투자 등 진작부터 다가올 IT OLED 수요에 대비하는 움직임을 보여왔다.

LG디스플레이는 앞서 2021년 6세대 IT용 OLED 생산에 3조3000억원 투자를 결정하고, 내년 상반기 양산을 목표로 생산라인을 구축하고 있다. 작년 말엔 TV용 LCD 패널 국내 생산을 중단하는 등 IT OLED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 김소원 키움증권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의 8.7세대 신규 라인 투자는 실적 안정화가 본격화되는 2024년부터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향후 OLED 산업은 IT OLED 주도로 성장할 것이란 게 증권가 분석이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태블릿 OLED 패널 예상 출하량은 530만대로 지난해(430만대) 대비 23.2%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자동차용 디스플레이, 확장현실(XR) 기기 보급 등 신성장동력까지 더해지면 성장세는 더 가팔라질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시장에 '슈퍼사이클(장기호황국면)'에 진입할 것이란 시각도 있다.

관련 업체로의 수혜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특히 소재·부품 업체의 실적 개선세가 두드러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김소원 연구원은 "2024년 OLED 아이패드, 2027년 OLED 맥북 출시가 예상됨에 따라 IT OLED 침투율 증가와 함께 OLED 소재·부품 업체들의 실적 성장 사이클 재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부터 태블릿, IT, XR 기기 등 신규 애플리케이션 확대가 본격화되면서 2024년 OLED 소재·부품 업체들의 실적 성장세가 뚜렷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현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패널 및 주요 부품 서플라이 체인 내의 업황 바닥 시그널이 포착되는 가운데, 2024년의 성장 스토리(IT OLED 등)를 보유한 기업들의 경우 업황 회복 국면에서 상승폭 더욱 가파를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