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이성 교제를 거절한 여성에게 새벽에 895차례 전화를 걸어 스토킹한 20대 남성이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광주지법 형사10단독(나상아 판사)은 스토킹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 씨(28)에게 벌금 400만원을 선고했다. 40시간의 스토킹 치료 프로그램 이수도 명령했다.

앞서 A 씨는 지난 2월 12일 오전 1시 43분부터 오전 4시 44분께까지 B 씨에게 895차례 전화를 걸고, 만남을 요구하는 문자메시지를 6차례 보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지난해 6월 한 온라인 모임에서 알게 된 B 씨에게 "사귀자"고 했으나 거절당했다. 지난해 8월부터는 "더 이상 연락하지 말라"는 통보받기도 했다.

이후 A 씨는 B 씨가 전화를 받지 않자 발신자 표시 제한 기능을 이용해 600회 이상 통화를 시도하는 등 총 895차례에 걸쳐 전화를 걸었다.

B 씨가 A 씨의 번호를 차단해 실제 통화는 이뤄지지 않았으며 수신 기록만 남은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법원은 스토킹 범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이는 최근 대법원이 "실제 통화가 이뤄지지 않더라도 반복적으로 부재중 전화 기록을 남겨 피해자에게 불안감과 공포심을 주는 것 역시 스토킹 범죄에 해당한다"고 판결한 것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재판부는 "A 씨의 범행으로 피해자가 상당한 불안감과 공포심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A 씨가 이후에는 연락하지 않은 점, 범행을 인정하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