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PRO] AI열풍에 美빅테크 공매도 '곡소리'…다음 '숏스퀴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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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 트렌드

블룸버그 데이터 활용한 종목 추출
5월 한달간 애플·엔비디아 공매도 잔고 12% 감소
아마존·가트너, 주가 뛰는 와중에도 공매도 늘어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최근 생성형 인공지능(AI) 열풍에 빅테크 종목들의 주가가 강세를 보였다. 시가총액이 큰 만큼 공매도 잔고금액으로도 상위를 차지하는데, 지난달 한 달 동안 주가가 급등한 종목이 많아 공매도 투자자들의 대규모 손실이 추정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에 편입된 종목 중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종가 기준 공매도 잔고금액이 가장 큰 10개 종목 중 5월 한 달 동안 주가가 하락한 종목은 신용카드 회사인 비자 클래스A(이하 티커 V) 한 종목뿐이다. 한달간 낙폭은 4.94%다.
자료=블룸버그
자료=블룸버그
같은 기간 주가가 10% 이상 상승한 종목은 테슬라(TSLA·26.01%↑), 엔비디아(NDVA·30.87%↑), 아마존(AMZN·18.16%↑),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 클래스A(GOOGL·14.62%↑), 반도체업체 브로드컴(AVGO·26.65%↑), 알파벳 클래스C(GOOG·14.54%↑) 등 6개다. 모두 직·간접적으로 AI와 관련이 있는 빅테크 기업들이다.

특히 오름폭이 가장 큰 엔비디아는 한달간 공매도 잔고가 11.55% 감소했다. 분기실적을 발표하면서 AI 산업 확대 수혜를 근거로 시장 전망을 크게 웃도는 다음분기 실적 가이던스(자체 전망치)를 제시한 뒤 주가가 급등하는 과정에서 ‘숏 스퀴즈’가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숏 스퀴즈는 공매도 투자자가 주가 상승에 따른 손실을 견디지 못하고 다시 주식을 매수해 빌렸던 주식을 갚는 것으로, 공매도가 많은 종목의 주가 상승세에 가속도를 붙인다.

한경 마켓PRO는 블룸버그 데이터를 활용해 엔비디아에 이어 숏 스퀴즈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는 S&P500지수 편입 종목을 추려봤다. 최근 한달 동안 △공매도 잔고가 5% 이상 늘었고 △올해 연간 주당순이익(EPS) 컨센서스가 5% 이상 상향된 종목은 모두 13개다.
자료=블룸버그
자료=블룸버그
이중 공매도 잔고가 늘어나는 와중에도 주가가 상승한 종목은 아마존, IT 시장 조사업체 가트너(IT·11.46%↑), 반도체업체 NXP세미콘덕터(NXPI·7.89%↑), 다국적 음료·주류 업체 몰슨쿠어스(TAP·2.32%↑), 천연가스 생산업체 EQT(EQT·1.46%↑) 등이다. 이중 가트너와 EQT는 지난달 한 달 동안 공매도 잔고가 각각 15.13%와 10.79% 증가했다.

EPS 컨센서스 상향폭이 큰 종목들은 대체로 주가 흐름이 부진했다. 대체로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수혜주와 부동산업체들이었다. 경기 침체 우려가 부상한 탓에 실적 전망치 상향에도 불안 심리가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상향폭이 69.35%로 가장 큰 리조트업체 MGM리조트인터내셔널(MGM)의 주가는 한 달 동안 14.66% 하락했다. 이 기간 동안 공매도 잔고는 5.19% 늘었다.

영화제작사인 워너브라더스디스커버리(WBD)의 EPS 컨센서스는 한 달 동안 25.24% 상향됐다. 하지만 같은 기간 공매도 잔고는 29.20% 늘어 증가율이 가장 컸으며, 주가는 15.12% 하락했다.

부동산신탁업체 헬스피크프로퍼티(PEAK)와 페더럴리얼티인베스트트러스트(FRT)의 올해 연간 EPS 컨센서스도 한달 동안 15.46%와 12.49% 상향됐다. 반면 공매도 잔고는 헬스피크프로퍼티가 21.66%, 페더럴리얼티인베스트트러스트가 19.98% 늘었다. 주가는 각각 7.76%와 9.71% 하락했다.

한경우 기자 ca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