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시대, 전문가의 역할은 무엇인가 [긱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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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희 혜움 대표 세무사 기고
미국 오픈AI가 개발한 생성형 인공지능(AI) 챗GPT가 일상생활을 빠르게 바꾸고 있습니다. 생성형 AI는 사용자에게 단순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을 넘어 출판, 음악, 미술 산업에까지 침투하고 있습니다. 의사, 변호사, 세무사 등 전문직 일자리도 위협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세무법인 혜움의 이재희 대표 세무사가 바라보는 챗GPT의 세상은 어떨까요. 그는 AI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보다는 이를 잘 활용하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세무직도 다르지 않다는 게 이 세무사의 생각입니다. 그가 한경 긱스(Geeks)에 관련 기고를 전해왔습니다.
챗GPT가 뜨겁다. 일반 사무직뿐만 아니라 변호사, 의사, 세무사 등의 전문 직종을 위협한다는 얘기도 많다. 필자도 챗GPT 시대에 세무사는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동료 세무사들에게서 듣는다. 초등학교 3학년인 아들은 인공지능(AI) 기술로 세무사인 엄마가 일자리를 잃을까봐 걱정이다.
2016년 한국 고용정보원 발표에 따르면 자동화 대체 확률이 낮은 직업 1위는 화가였고 사진작가, 작곡가, 만화가 등의 순이었다. 하지만 최근 챗GPT 기술의 등장으로 대체될 확률이 가장 높은 직업에 사진작가, 디자이너 등이 꼽혔다. 불과 6년 만에 순위가 바뀐 것이다. 기술의 변화는 이처럼 빠르고 놀라우며 두렵기도 하다.
올해 초 챗GPT가 의사 및 변호사와 같은 전문직 시험을 통과했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이처럼 챗GPT 기술의 발전이 전문직 업계에 불러올 변화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법률 관련 직업을 예로 들면 전체 법률 업무의 44%가 AI를 통해 자동화될 수 있는 것으로 예상된다는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의 보고서도 있다. AI가 기초 자료 조사와 문서 초안 작성, 판례 검색을 담당하며 '인간 변호사'의 일자리를 위협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과거의 역사를 볼 때 기술 혁신을 제대로 이용하지 못하면 도태되기 쉬웠다. 19세기 방직기의 발명으로 인해 일자리를 뺏길까 우려하던 노동자들은 '러다이트 운동'이라는 기계 파괴 운동을 일으켰다. 그러나 산업화와 기계화라는 흐름을 돌릴 수는 없었다. 가까이는 디지털카메라로 과거의 영광을 뺏긴 코닥이나 스마트폰 기술 혁신에도 불구하고 상용화 대응이 늦어 1위를 뺏긴 노키아의 사례를 볼 수 있다.
반대의 경우도 있다. 3차원(3D) 기술과 가상현실(VR), 사물인터넷(IoT) 등의 기술이 등장하며 삶의 모든 영역을 잠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모든 TV는 3D TV로 바뀔 것이고, 영화나 게임, 교육 시장에 VR 기술이 쓰일 것이라는 예상이었다. 하지만 현실은 어떠한가. 우리는 여전히 2D TV를 보고 있고, VR 기술은 아직은 널리 활용되지 않고 있다.
챗GPT의 미래는 과연 어떠할까? 스마트폰의 애플리케이션처럼 시대를 바꿀 기술일까? 3D TV처럼 과대 포장된 기술일까? 그리고 전문직은 이런 기술 혁신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인류사에는 다양한 기술이 등장해 왔다. 기술의 등장은 인간의 행동 패턴을 바꾸는 큰 혁신을 만들기도 했지만 때로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찻잔 속의 태풍으로 머물 때도 있었다. 메타버스, 3D 프린팅, 사물인터넷 등 다양한 기술들이 과도한 낙관론과 회의론 사이에서 붐처럼 일었다가 사라지곤 했다. 기술의 미래에 대해 지나친 낙관도 회의도 금물이다. 대신 기술을 냉정하게 직시하기 위해서는 아래의 방법이 도움이 된다.
1. 당면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지 고민한다.
혜움의 자체 세무 IT 연구소인 혜움랩스는 AI 기술이 등장했을 때 이 같은 문제에 대해 고민했다. 고객이 세무사와 상담한 내역만 가지고 고객의 서비스 만족도를 파악할 수 있을까. 특정 고객에게 적용되는 조세 항목을 자동으로 뽑아서, 세무사와 세무 사무원의 업무가 수월해지도록 도울 수는 없을까. 이전의 고객 상담 내역을 기반으로 양질의 답변(FAQ 등)을 자동화해 제공할 수는 없을까.
2. 기술이 앞으로 어떠한 변화를 가져올지 파악하고, 기술 활용안에 대해 구체적으로 생각한다.
혜움은 AI 기술을 협업형 도구로 활용하고자 했고 세무업에 접목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했다. 기술이 '인간 세무사'를 완벽하게 대체하지는 못할 것이고, 대신 기술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고객 접근성이 뛰어난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AI 기술을 활용해 상담을 돕는다. 로봇 프로세스 자동화(RPA) 엔진을 활용해 세무 프로세스에 특화된 봇(Bot)을 만든다. 고객이 세무사와 상담한 과거 데이터를 DB화해서 자연어 기반 챗봇 모델을 구축한다.
이처럼 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기술 활용안에 대해 전문가들과 구체적으로 토론하고 기술을 이해하는 기회를 가졌다. 이를 통해 기술의 장단점과 한계를 파악하는 등 냉정한 직시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전에 고객 페인 포인트를 살펴보니, 세무 서비스를 받는 기업 대표, 자영업자 고객들은 별도의 앱을 설치하거나 전화, 메일로 문의를 남기는 것도 부담스러워했다. 답변받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기도 하고, 세무 업무를 해결하기 위한 별도 앱을 설치하는 것도 추가 '업무'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고객 서비스 이용 행태에 착안해 카카오톡에 챗봇 기술을 더하니 고객 편의성과 만족도가 크게 상승했다.
또 세무사 입장에서는 세무의 본질인 고객 상담과 선제적인 세무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무엇보다 단순 반복 업무를 줄이는 게 필요했다. 이에 협업형 AI 기술을 연구하고 세무 프로세스를 학습시켜 세무 전문가를 돕는 기술로 만들었다. 세무 전문가에게 큰 고충이었던 서류 발급과 같은 단순 반복 업무가 줄었고, 고부가가치 서비스 제공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3. 기술을 적용해 보는 간단한 시도를 하는 것도 방법이다. 고객의 반응을 통해 기술의 가능성과 한계를 경험할 수 있다.
일례로 혜움은 챗GPT가 등장하면서 챗GPT 기반의 세무 FAQ 챗봇을 베타 서비스로 출시했다. 지난 6년 이상 취합된 실제 세무 상담 데이터를 학습시켰다. 따라서 대표님들이 챗봇을 통해 언제든 빠르고 편리하게 세무, 노무 관련 질문을 하고 보다 정확한 세무 특화 답변을 받을 수 있게 했다. 부정확한 정보가 제공될 수 있다는 챗GPT의 한계를 극복하면서도 기술을 빠르게 이해하고 보조 도구로 활용하려 했다. 기술은 도구일 뿐이다. 하지만 도구의 쓰임새를 알지 못하면 처한 문제를 파악하고 있더라도 제대로 해결할 수 없다.
의료업계를 예로 들면 로봇이 다양한 진료와 의사의 수술을 돕고 있다. 수술 로봇은 사람의 손과 팔처럼 자유자재로 작동하고, 환자의 후유증과 부작용을 줄이는 장점이 있다. 또 AI 기술이 의료 진단에 활용돼 암 진단과 의료영상 판독을 보조하기도 한다. 그러나 결국 로봇을 조작하는 건 의사이고, 기술이 전문가의 판단을 돕는 것이다.
이는 세무업에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세무사의 전문성을 기반으로 업의 본질을 지키는 것은 기술만이 해낼 수는 없는 부분일 것이다. 세무사로서 세무업의 본질은 단순히 세금 신고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세무업의 본질은 소상공인, 소기업 대표님들이 신뢰할 수 있는 사업 파트너로서 '전문적인 경영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있다.
이처럼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업의 본질을 어떻게 정의하냐에 따라 AI 기술이 인간을 대체하게 될 수도, AI 기술을 잘 활용하는 방법을 찾을 수도 있다. 필자가 재직하는 세무법인 혜움은 '사업가의 꿈을 돌본다'는 사명으로, 자체 세무 IT 연구소를 통해 세무 전문가와 AI 기술이 협업하는 모델을 구상했다. 창업자를 잘 돌보는 일은 AI 기술만으로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챗GPT와 같은 혁신적인 기술이 전문가를 대체할 수 있을까를 고민할 때 필자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있다. 바로 전문가의 사명감이다. 사명감이 있는 전문가에 의해 의료 AI, 세무 AI 등의 기술이 적절하게 통제되는 선에서 활용되지 않는다면 인간에게 이롭지 않은 방향으로 기술이 활용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기술을 개발해 더 많은 이익만을 추구한다면 사용자에게는 장기적으로 더 큰 위험을 불러올지도 모른다.
전문가는 업의 본질에 기반해 사명감을 잃지 말고 기술을 잘 활용해야 할 것이라 생각한다. 챗GPT 시대, 기술을 업의 본질에 잘 활용하는 전문가가 승리할 것이다. 기술이 전문가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기장과 부기장의 관계처럼 생산성과 효율을 더 높이는 보조 수단으로 AI를 활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재희 | 세무법인 혜움 대표 세무사
△ 세무사 (세무컨설팅, 조세불복, 세무조사 대응 전문)
△ 전 현대카드 세무파트장
△ 전 세무법인 T&B
△ 연세대 창업멘토
△ 세종대 경영학과 졸업
△ 서울대 경영대학원(EMBA) 재학
2016년 한국 고용정보원 발표에 따르면 자동화 대체 확률이 낮은 직업 1위는 화가였고 사진작가, 작곡가, 만화가 등의 순이었다. 하지만 최근 챗GPT 기술의 등장으로 대체될 확률이 가장 높은 직업에 사진작가, 디자이너 등이 꼽혔다. 불과 6년 만에 순위가 바뀐 것이다. 기술의 변화는 이처럼 빠르고 놀라우며 두렵기도 하다.
챗GPT로 인한 변화는 대세일까, 일시적 거품일까?
올해 초 챗GPT가 의사 및 변호사와 같은 전문직 시험을 통과했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이처럼 챗GPT 기술의 발전이 전문직 업계에 불러올 변화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법률 관련 직업을 예로 들면 전체 법률 업무의 44%가 AI를 통해 자동화될 수 있는 것으로 예상된다는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의 보고서도 있다. AI가 기초 자료 조사와 문서 초안 작성, 판례 검색을 담당하며 '인간 변호사'의 일자리를 위협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과거의 역사를 볼 때 기술 혁신을 제대로 이용하지 못하면 도태되기 쉬웠다. 19세기 방직기의 발명으로 인해 일자리를 뺏길까 우려하던 노동자들은 '러다이트 운동'이라는 기계 파괴 운동을 일으켰다. 그러나 산업화와 기계화라는 흐름을 돌릴 수는 없었다. 가까이는 디지털카메라로 과거의 영광을 뺏긴 코닥이나 스마트폰 기술 혁신에도 불구하고 상용화 대응이 늦어 1위를 뺏긴 노키아의 사례를 볼 수 있다.
반대의 경우도 있다. 3차원(3D) 기술과 가상현실(VR), 사물인터넷(IoT) 등의 기술이 등장하며 삶의 모든 영역을 잠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모든 TV는 3D TV로 바뀔 것이고, 영화나 게임, 교육 시장에 VR 기술이 쓰일 것이라는 예상이었다. 하지만 현실은 어떠한가. 우리는 여전히 2D TV를 보고 있고, VR 기술은 아직은 널리 활용되지 않고 있다.
챗GPT의 미래는 과연 어떠할까? 스마트폰의 애플리케이션처럼 시대를 바꿀 기술일까? 3D TV처럼 과대 포장된 기술일까? 그리고 전문직은 이런 기술 혁신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기술을 냉정하게 직시해야 한다
인류사에는 다양한 기술이 등장해 왔다. 기술의 등장은 인간의 행동 패턴을 바꾸는 큰 혁신을 만들기도 했지만 때로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찻잔 속의 태풍으로 머물 때도 있었다. 메타버스, 3D 프린팅, 사물인터넷 등 다양한 기술들이 과도한 낙관론과 회의론 사이에서 붐처럼 일었다가 사라지곤 했다. 기술의 미래에 대해 지나친 낙관도 회의도 금물이다. 대신 기술을 냉정하게 직시하기 위해서는 아래의 방법이 도움이 된다.
1. 당면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지 고민한다.
혜움의 자체 세무 IT 연구소인 혜움랩스는 AI 기술이 등장했을 때 이 같은 문제에 대해 고민했다. 고객이 세무사와 상담한 내역만 가지고 고객의 서비스 만족도를 파악할 수 있을까. 특정 고객에게 적용되는 조세 항목을 자동으로 뽑아서, 세무사와 세무 사무원의 업무가 수월해지도록 도울 수는 없을까. 이전의 고객 상담 내역을 기반으로 양질의 답변(FAQ 등)을 자동화해 제공할 수는 없을까.
2. 기술이 앞으로 어떠한 변화를 가져올지 파악하고, 기술 활용안에 대해 구체적으로 생각한다.
혜움은 AI 기술을 협업형 도구로 활용하고자 했고 세무업에 접목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했다. 기술이 '인간 세무사'를 완벽하게 대체하지는 못할 것이고, 대신 기술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고객 접근성이 뛰어난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AI 기술을 활용해 상담을 돕는다. 로봇 프로세스 자동화(RPA) 엔진을 활용해 세무 프로세스에 특화된 봇(Bot)을 만든다. 고객이 세무사와 상담한 과거 데이터를 DB화해서 자연어 기반 챗봇 모델을 구축한다.
이처럼 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기술 활용안에 대해 전문가들과 구체적으로 토론하고 기술을 이해하는 기회를 가졌다. 이를 통해 기술의 장단점과 한계를 파악하는 등 냉정한 직시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전에 고객 페인 포인트를 살펴보니, 세무 서비스를 받는 기업 대표, 자영업자 고객들은 별도의 앱을 설치하거나 전화, 메일로 문의를 남기는 것도 부담스러워했다. 답변받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기도 하고, 세무 업무를 해결하기 위한 별도 앱을 설치하는 것도 추가 '업무'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고객 서비스 이용 행태에 착안해 카카오톡에 챗봇 기술을 더하니 고객 편의성과 만족도가 크게 상승했다.
또 세무사 입장에서는 세무의 본질인 고객 상담과 선제적인 세무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무엇보다 단순 반복 업무를 줄이는 게 필요했다. 이에 협업형 AI 기술을 연구하고 세무 프로세스를 학습시켜 세무 전문가를 돕는 기술로 만들었다. 세무 전문가에게 큰 고충이었던 서류 발급과 같은 단순 반복 업무가 줄었고, 고부가가치 서비스 제공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3. 기술을 적용해 보는 간단한 시도를 하는 것도 방법이다. 고객의 반응을 통해 기술의 가능성과 한계를 경험할 수 있다.
일례로 혜움은 챗GPT가 등장하면서 챗GPT 기반의 세무 FAQ 챗봇을 베타 서비스로 출시했다. 지난 6년 이상 취합된 실제 세무 상담 데이터를 학습시켰다. 따라서 대표님들이 챗봇을 통해 언제든 빠르고 편리하게 세무, 노무 관련 질문을 하고 보다 정확한 세무 특화 답변을 받을 수 있게 했다. 부정확한 정보가 제공될 수 있다는 챗GPT의 한계를 극복하면서도 기술을 빠르게 이해하고 보조 도구로 활용하려 했다. 기술은 도구일 뿐이다. 하지만 도구의 쓰임새를 알지 못하면 처한 문제를 파악하고 있더라도 제대로 해결할 수 없다.
업의 본질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
의료업계를 예로 들면 로봇이 다양한 진료와 의사의 수술을 돕고 있다. 수술 로봇은 사람의 손과 팔처럼 자유자재로 작동하고, 환자의 후유증과 부작용을 줄이는 장점이 있다. 또 AI 기술이 의료 진단에 활용돼 암 진단과 의료영상 판독을 보조하기도 한다. 그러나 결국 로봇을 조작하는 건 의사이고, 기술이 전문가의 판단을 돕는 것이다.
이는 세무업에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세무사의 전문성을 기반으로 업의 본질을 지키는 것은 기술만이 해낼 수는 없는 부분일 것이다. 세무사로서 세무업의 본질은 단순히 세금 신고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세무업의 본질은 소상공인, 소기업 대표님들이 신뢰할 수 있는 사업 파트너로서 '전문적인 경영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있다.
이처럼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업의 본질을 어떻게 정의하냐에 따라 AI 기술이 인간을 대체하게 될 수도, AI 기술을 잘 활용하는 방법을 찾을 수도 있다. 필자가 재직하는 세무법인 혜움은 '사업가의 꿈을 돌본다'는 사명으로, 자체 세무 IT 연구소를 통해 세무 전문가와 AI 기술이 협업하는 모델을 구상했다. 창업자를 잘 돌보는 일은 AI 기술만으로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챗GPT와 같은 혁신적인 기술이 전문가를 대체할 수 있을까를 고민할 때 필자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있다. 바로 전문가의 사명감이다. 사명감이 있는 전문가에 의해 의료 AI, 세무 AI 등의 기술이 적절하게 통제되는 선에서 활용되지 않는다면 인간에게 이롭지 않은 방향으로 기술이 활용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기술을 개발해 더 많은 이익만을 추구한다면 사용자에게는 장기적으로 더 큰 위험을 불러올지도 모른다.
전문가는 업의 본질에 기반해 사명감을 잃지 말고 기술을 잘 활용해야 할 것이라 생각한다. 챗GPT 시대, 기술을 업의 본질에 잘 활용하는 전문가가 승리할 것이다. 기술이 전문가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기장과 부기장의 관계처럼 생산성과 효율을 더 높이는 보조 수단으로 AI를 활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재희 | 세무법인 혜움 대표 세무사
△ 세무사 (세무컨설팅, 조세불복, 세무조사 대응 전문)
△ 전 현대카드 세무파트장
△ 전 세무법인 T&B
△ 연세대 창업멘토
△ 세종대 경영학과 졸업
△ 서울대 경영대학원(EMBA) 재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