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재동 현대차 본사. 사진=한경DB
양재동 현대차 본사. 사진=한경DB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지난달에도 차량 판매 증가 추세를 이어갔다. 완성차 업계를 짓눌렀던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이 해소되고 신차 수요가 견조하게 이어진 덕분이다. 현대차·기아는 61년만에 글로벌 누적 판매 1억5000만대를 돌파하는 대기록도 썼다.

현대차와 기아는 1일 각각 5월 국내외 판매 실적을 발표했다. 현대차는 지난달 국내 6만8680대, 해외 28만514대 등 총 34만9194대를 판매했다. 작년 5월보다 국내는 8.4%, 해외는 7.7% 증가하며 총 7.8% 늘었다. 올해 들어서 판매한 차량은 170만5878대에 달한다.

지난달 국내 세단 판매는 그랜저(1만1581대)가, 레저용차량(RV) 판매는 팰리세이드(3553대)가 이끌었다. 포터는 8061대가 팔렸다.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는 G80(4813대)가 판매를 견인했다.

기아는 지난달 국내 5만275대, 해외 21만7772대, 특수 546대 등 총 26만8593대를 판매했다. 국내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10.3%, 해외는 15.2% 증가한 수치다. 국내외 판매량을 합치면 14.4% 늘었다. 국내에선 쏘렌토(6499대)가, 해외에선 스포티지(3만9774대)가 가장 많이 팔렸다.

양사가 지난달 호실적을 거둔 가장 큰 배경으론 반도체 공급난 완화에 따른 생산 정상화가 꼽힌다. 인기 차량 모델의 출고 대기 기간이 짧아지면서 판매 확대에 긍정적인 효과로 이어졌다고 분석한다.

지난해 말만 해도 출고 대기 기간이 18개월에 달했던 아이오닉 6는 이달 들어 ‘즉시 출고’로 바뀌었다. 아이오닉 5(1개월), 아반떼 1.6 가솔린(2개월), 그랜저 2.5 가솔린(2개월) 등 신차와 기아 EV6(2개월), 스포티지(2~7개월) 등 대부분 모델의 추고 대기 기간이 지난달보다 1개월 이상 단축됐다.

현대차는 당분간 차량 판매 증가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디 올 뉴 코나 EV의 국내 판매가 개시된 데 이어 아이오닉 6의 미국과 유럽 등 글로벌 판매를 본격화하는 등 전기차 시장을 선도해나가겠다는 취지다. 회사 관계자는 "싼타페 완전변경 모델 및 최초의 고성능 전기차 아이오닉 5 N 등 뛰어난 상품성을 지닌 신차를 지속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기아 관계자는 "SUV 및 친환경차 중심의 믹스 개선을 동반한 양적 성장을 통해 수익성 향상을 이어 나갈 것"이라며 "EV9의 성공적 출시로 전동화 라인업과 브랜드 가치를 더욱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차와 기아의 글로벌 누적 차량 판매는 지난달 기준으로 1억5000만대를 돌파했다. 양사가 자동차 판매를 시작한 1962년 이후 지난달까지 전 세계 시장에 1억544만8094대를 팔았다. 현대차 누적 판매량은 9452만대, 기아는 5593만대다.

배성수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