굶주리다 죽은 아기…"고통 가늠 어려워" 엄마 질책한 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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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 전날 18시간 방치"
갓 태어난 아이를 집에 홀로 두고 제대로 먹이지 않아 영양결핍으로 사망하게 한 20대 친모에게 1심에서 중형이 선고됐다.
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김승정 부장판사)는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학대살해)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아동학대 치료 프로그램 200시간 이수와 10년간 아동 관련 기관의 취업 제한도 명령했다.
A씨는 작년 7월 출산한 아이를 홀로 양육하면서 일을 한다는 이유로 26회에 걸쳐 짧게는 12시간, 길게는 21시간 아이를 혼자 방치하고 분유를 먹이거나 모유 수유를 제대로 하지 않아 4개월만에 숨지게 한 혐의를 받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스스로 보호할 능력이 없는 생후 4개월의 피해자를 위해 아이 돌보미도 구하지 않았고 일터와 집이 도보로 8분 거리임에도 잠시라도 집에 들르지 않았다. 퇴근 후에도 귀가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고 사망 전날에는 피해자를 18시간 방치했다"며 질책했다.
이어 "피해자는 굶주림과 영양 결핍으로 사망했다. 피고인이 주의를 기울여 먹이고 돌봤다면 사망이라는 결과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A씨가 아이를 살해하려는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다만 피고인이 물리적으로 학대를 하지는 않았고 양육을 근본적으로 포기한 것은 아니었다며 검찰이 구형한 징역 30년보다 낮은 형량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사람의 생명은 한 번 침해되면 다시는 돌이킬 수 없는 것으로, 존엄하고 근본적인 가치"라며 "사망 당시 극심하게 마른 상태였던 피해자가 겪었을 고통을 가늠하기 어렵다"고 부연했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
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김승정 부장판사)는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학대살해)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아동학대 치료 프로그램 200시간 이수와 10년간 아동 관련 기관의 취업 제한도 명령했다.
A씨는 작년 7월 출산한 아이를 홀로 양육하면서 일을 한다는 이유로 26회에 걸쳐 짧게는 12시간, 길게는 21시간 아이를 혼자 방치하고 분유를 먹이거나 모유 수유를 제대로 하지 않아 4개월만에 숨지게 한 혐의를 받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스스로 보호할 능력이 없는 생후 4개월의 피해자를 위해 아이 돌보미도 구하지 않았고 일터와 집이 도보로 8분 거리임에도 잠시라도 집에 들르지 않았다. 퇴근 후에도 귀가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고 사망 전날에는 피해자를 18시간 방치했다"며 질책했다.
이어 "피해자는 굶주림과 영양 결핍으로 사망했다. 피고인이 주의를 기울여 먹이고 돌봤다면 사망이라는 결과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A씨가 아이를 살해하려는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다만 피고인이 물리적으로 학대를 하지는 않았고 양육을 근본적으로 포기한 것은 아니었다며 검찰이 구형한 징역 30년보다 낮은 형량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사람의 생명은 한 번 침해되면 다시는 돌이킬 수 없는 것으로, 존엄하고 근본적인 가치"라며 "사망 당시 극심하게 마른 상태였던 피해자가 겪었을 고통을 가늠하기 어렵다"고 부연했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