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수지 적자가 지난달까지 15개월째 이어진 것으로 집계됐다. 1997년 외환위기 후 최장기 적자다. 글로벌 경기 회복이 지연되면서 6대 주요 지역 수출이 모두 전년 대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5월 수출액은 전년 대비 15.2% 감소한 522억4100만달러를, 수입은 14% 줄어든 543억4300만달러를 기록했다. 무역적자는 21억200만달러로, 2022년 3월 이후 연속 적자를 이어갔다. 이같이 오랜 기간 적자가 이어진 건 1995년 1월~1997년 5월(29개월 연속) 후 26년 만이다. 올해 누적 적자는 273억4000만달러로 늘어났다.

6대 지역 수출이 모두 전년 대비 감소했다. 중국으로의 수출은 106억2000만달러로 20.8% 감소했고 미국 94억8000만달러(-1.5%),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84억2000만달러(-21.2%), 중남미 19억9000만달러(-26.3%), 중동 15억3000만달러(-2.6%) 등 다른 지역으로의 수출도 줄었다. 수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0.3%, 미국 비중은 18.1%로 2010년 1월 18.8%포인트에서 2.2%포인트로 차이가 좁혀졌다.

단일 품목 최대 수출품인 반도체는 5월 수출액이 작년 동기 대비 36.2% 감소한 73억7000만달러를 기록했다. 10개월째 수출증가율이 마이너스다. 석유제품은 전년 대비 33.2% 줄어든 43억6000만달러어치를 수출했고 석유화학과 철강도 수출이 각각 26.3%, 8.8% 줄어든 38억3000만달러, 33억2000만달러에 머물렀다. 자동차는 수출 호조를 이어가며 전년 대비 49.4% 늘어난 62억달러어치를 수출했다.

5월 하루평균 수출은 24억3000만달러를 기록, 올 들어 처음으로 24억달러대를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무역적자 폭 역시 지난 1월 사상 최대 규모를 찍은 뒤 매달 꾸준히 줄어들고 있다.

김완기 산업부 무역투자실장은 “5월 석유제품과 일반기계의 중국 수출이 증가한 것을 보면 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가 반영되기 시작했다고 본다”며 “최근 조업 확대 등을 감안하면 6월에는 무역수지가 상당 폭 개선될 것으로 기대되고 하반기엔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