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민은 노동력 제공 도구 아냐…함께 살고 성장하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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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통합위 산하 '이주민과의 동행 특위' 윤정로 위원장 인터뷰
스위스 극작가 막스 프리슈의 희곡 '시아모 이탈리아니'(우리는 이탈리아 사람이다)에는 "노동력을 원했는데, 사람이 왔다"는 구절이 나온다.
과거 서독이 이탈리아와 협정을 맺고 이주노동자를 데려오면서 사회통합에는 크게 관심을 두지 않은 것을 지적한 것으로, 이주민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를 이야기할 때 종종 인용된다.
대통령 직속 국민통합위원회 산하 '이주배경주민과의 동행 특별위원회'의 윤정로(69) 위원장은 지난달 3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진행한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 문구를 소개했다.
윤 위원장은 "노동자를 데려온 나라는 이주민을 노동력을 제공하는 도구로 생각할 수 있지만 그건 아니다"며 "당사자와 그의 가족, 자녀 등은 해당 나라 국민들과 함께 살고 성장하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올해 3월 초 출범한 특위는 이달 중순까지 100일간 운영된다.
현재까지 16차례 회의를 거친 특위는 전문가와 관계 부처 등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해 오는 20일께 이주민 통합과 관련한 최종 정책 제안을 제시할 예정이다.
윤 위원장은 "이주민을 시혜의 대상으로 여기고 더 많은 지원이 필요하다는 방식은 지양할 것"이라며 "이주민이 사회 구성원으로 생활하는 데 소외되고 배제된 영역이 무엇인지, 불합리한 차별은 없는지 등을 검토했다"고 말했다.
특위는 원래 '이주배경주민'이 아닌 '이주배경인'이라는 이름을 내걸고 출발했다.
국적에 따라 차별하지 않고, 한국 국적을 가졌는지도 따지지 않으며, 이주 배경이라는 객관적 특성만을 고려해 정책적 접근을 하자는 취지에 따라 사용한 용어다.
그러나 논의 과정에서 국립국어원 자문과 전문가 의견 등을 수렴해 '이주배경인' 대신 '이주배경주민'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기로 결정했다.
약칭으로는 '이주민'을 쓰기로 했다.
윤 위원장은 "지역 사회에서 함께 살아가는 '주민'이라는 용어를 써서 소속감을 높이려 했다"며 "'이배인' 등 또 다른 신조어가 나오지 않게 하는 차원에서 '이주민'이라는 약칭을 먼저 제시했다"고 전했다.
이어 "'이주민'은 이주를 직접 경험한 당사자뿐만 아니라 부모 세대가 이주 배경을 가진 자녀 세대 등을 포괄하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특위는 '다문화학생' 용어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이주배경학생'으로 대체할 것을 제안할 계획이다.
교육부의 '다문화교육 지원계획' 상 다문화교육은 내외국인 구분 없이 모든 학생을 위한 교육을 뜻하지만, 이주 배경을 가진 학생들만을 '다문화학생'으로 칭하는 것은 정책 방향과 맞지 않다는 입장이다.
특위는 이주민 당사자의 시각에서 이주와 정착, 통합으로 이어지는 이주단계와 자녀의 성장단계를 고려한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구체적인 제안 등도 할 방침이다.
윤 위원장은 "법무부, 여성가족부, 고용노동부 등 이주민 정책을 담당하는 부처 간 칸막이가 있어서는 안 된다"며 "중앙 부처 내에서뿐만 아니라 중앙 부처와 지방 정부, 지방 정부 사이에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협업할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이민의 문호를 개방하더라도 사회 시스템과 분위기가 수용적이지 못하다면 이주민은 언제든 더 나은 기회를 찾아 떠날 수 있다"며 "통합을 핵심 가치로 하면서 이주민이 배제되지 않는 시스템을 마련하고 다문화 수용성이 높은 사회 문화를 만드는 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과거 서독이 이탈리아와 협정을 맺고 이주노동자를 데려오면서 사회통합에는 크게 관심을 두지 않은 것을 지적한 것으로, 이주민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를 이야기할 때 종종 인용된다.
대통령 직속 국민통합위원회 산하 '이주배경주민과의 동행 특별위원회'의 윤정로(69) 위원장은 지난달 3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진행한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 문구를 소개했다.
윤 위원장은 "노동자를 데려온 나라는 이주민을 노동력을 제공하는 도구로 생각할 수 있지만 그건 아니다"며 "당사자와 그의 가족, 자녀 등은 해당 나라 국민들과 함께 살고 성장하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올해 3월 초 출범한 특위는 이달 중순까지 100일간 운영된다.
현재까지 16차례 회의를 거친 특위는 전문가와 관계 부처 등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해 오는 20일께 이주민 통합과 관련한 최종 정책 제안을 제시할 예정이다.
윤 위원장은 "이주민을 시혜의 대상으로 여기고 더 많은 지원이 필요하다는 방식은 지양할 것"이라며 "이주민이 사회 구성원으로 생활하는 데 소외되고 배제된 영역이 무엇인지, 불합리한 차별은 없는지 등을 검토했다"고 말했다.
특위는 원래 '이주배경주민'이 아닌 '이주배경인'이라는 이름을 내걸고 출발했다.
국적에 따라 차별하지 않고, 한국 국적을 가졌는지도 따지지 않으며, 이주 배경이라는 객관적 특성만을 고려해 정책적 접근을 하자는 취지에 따라 사용한 용어다.
그러나 논의 과정에서 국립국어원 자문과 전문가 의견 등을 수렴해 '이주배경인' 대신 '이주배경주민'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기로 결정했다.
약칭으로는 '이주민'을 쓰기로 했다.
윤 위원장은 "지역 사회에서 함께 살아가는 '주민'이라는 용어를 써서 소속감을 높이려 했다"며 "'이배인' 등 또 다른 신조어가 나오지 않게 하는 차원에서 '이주민'이라는 약칭을 먼저 제시했다"고 전했다.
이어 "'이주민'은 이주를 직접 경험한 당사자뿐만 아니라 부모 세대가 이주 배경을 가진 자녀 세대 등을 포괄하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특위는 '다문화학생' 용어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이주배경학생'으로 대체할 것을 제안할 계획이다.
교육부의 '다문화교육 지원계획' 상 다문화교육은 내외국인 구분 없이 모든 학생을 위한 교육을 뜻하지만, 이주 배경을 가진 학생들만을 '다문화학생'으로 칭하는 것은 정책 방향과 맞지 않다는 입장이다.
특위는 이주민 당사자의 시각에서 이주와 정착, 통합으로 이어지는 이주단계와 자녀의 성장단계를 고려한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구체적인 제안 등도 할 방침이다.
윤 위원장은 "법무부, 여성가족부, 고용노동부 등 이주민 정책을 담당하는 부처 간 칸막이가 있어서는 안 된다"며 "중앙 부처 내에서뿐만 아니라 중앙 부처와 지방 정부, 지방 정부 사이에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협업할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이민의 문호를 개방하더라도 사회 시스템과 분위기가 수용적이지 못하다면 이주민은 언제든 더 나은 기회를 찾아 떠날 수 있다"며 "통합을 핵심 가치로 하면서 이주민이 배제되지 않는 시스템을 마련하고 다문화 수용성이 높은 사회 문화를 만드는 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