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에 5월 황금연휴 특수 날렸는데…"더 센 놈 온다" 공포 [송영찬의 신통유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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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황금 연휴 특수 없었다"
슈퍼 엘니뇨 예고에 '초긴장'
슈퍼 엘니뇨 예고에 '초긴장'
유통 업계에 엘니뇨의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올 여름 폭우를 동반하는 엘니뇨 발생 가능성이 높아져서다. 엘니뇨는 태평양 적도 지역 해수면 온도가 3개월 이동평균으로 평년보다 0.5도 이상 높아지는 현상을 말한다. 문제는 이미 지난달 말 해당 지역 해수면 온도가 예년 온도를 0.5도 이상 웃돌았다는 점이다. 세계기상기구(WMO)는 6~7월 엘니뇨가 발달할 가능성이 60%라고 전망했고, 기상청은 엘니뇨로 인해 오는 7월 강수량이 평년보다 많을 것이라 예측했다.
통상 많은 비는 백화점과 마트 등 오프라인 유통업계의 대표적인 악재로 꼽힌다. 사람들을 집 안으로 묶어두게 만들어서다. 계절 특수 매출에도 직격타다. 비가 많이 오면 소비자들이 여름이면 으레 향하던 바다와 계곡에 발길을 끊으며 레저용품 매출이 꺾이고, 따뜻한 겨울이 지속되면 방한용품 판매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
롯데백화점의 이날 매출은 전년동일 대비 5% 늘었다. 목표로 한 두 자릿수 신장률에 크게 못 미쳤다. 신세계백화점 역시 이날 매출이 전년동일 대비 7.9% 늘어나는데 그쳤다. 목요일이었던 지난해 어린이날 매출이 전년대비 41.3% 늘었던 것을 고려하면 어린이날 특수가 없었던 것이다. 현대백화점 역시 전년동일 대비 6.4% 늘어나는데 그쳐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2년(29.8%), 2021년(31%)의 매출 신장률을 크게 밑돌았다.
이틀 간 73.6㎜ 폭우가 쏟아진 지난 주말(5월27~28일)도 매출이 부진하긴 마찬가지였다. 특히 올해 처음으로 석가탄신일 대체공휴일(29일)이 생기며 3일 연휴 특수를 노릴 수 있었음에도 예년의 매출신장률을 크게 밑돌거나 매출이 아예 늘지 않기도 했다.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과 황금연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노렸지만 오히려 기대에 못미치는 매출을 기록한 것이다.
갤러리아백화점의 지난 주말 매출은 지난해 5월 마지막 주말(28-29일)과 비교해 매출이 전혀 늘지 않았다. 코로나19 기간인 2022년과 2021년 5월 마지막 주말엔 전년도와 비교해 매출이 각각 10%, 14% 늘어났던 것과 크게 상반된다. 현대백화점 역시 지난 주말 매출이 전년대비 4.3% 늘어나는데 그쳤다. 현대백화점 역시 작년과 재작년 같은 기간엔 매출이 각각 전년대비 16.6%, 34.9% 늘어났다.
이미 대형 유통업체들의 올해 실적엔 빨간 불이 켜진 상황이다. 유진투자증권은 올해 백화점 업계의 총매출은 전년대비 4.4% 늘어나는데 그칠 것이라 예측했다. 2022년과 2021년 각각 15.7%, 22.3% 늘어난 것과 비교해 신장률이 크게 둔화된다고 본 것이다. 이해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정된 소비액 내에서 명품이나 의류 등 사치재보다 여행이나 오락 등 서비스재 지출 비중이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영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오프라인 유통 채널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리오프닝 효과로 인해 매출 기저가 상당히 높기 때문에 하반기엔 난항이 예상된다”며 “주요 유통채널들의 기존점 성장률은 물가상승률을 상회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은 경제 위기란 큰 파고를 만난 가운데 엘니뇨라는 암초도 피해가야 하는 상황이다. 올해 7년만에 찾아올 수도 있을 것으로 예측되는 ‘슈퍼 엘니뇨’의 경우 총 5차례(1982·1987·1991·1997·2015년) 발생했는데 모두 여름철 강수량 증가가 가장 큰 특징으로 나타났다. 슈퍼 엘니뇨가 온 1987년 8월엔 평균 강수량이 451.3㎜를 기록하며 평년과 비교해 2배 이상 많았다.
늦여름 발생한 엘니뇨로 인해 따뜻한 겨울이 닥친 2015년의 경우 백화점과 마트의 방한용품 판매가 급감하기도 했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첫 엔데믹 여름에 연이은 폭우는 매출에 큰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며 “경기 침체 속에서 날씨 변수까지 맞닥뜨린 상황”이라고 말했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
통상 많은 비는 백화점과 마트 등 오프라인 유통업계의 대표적인 악재로 꼽힌다. 사람들을 집 안으로 묶어두게 만들어서다. 계절 특수 매출에도 직격타다. 비가 많이 오면 소비자들이 여름이면 으레 향하던 바다와 계곡에 발길을 끊으며 레저용품 매출이 꺾이고, 따뜻한 겨울이 지속되면 방한용품 판매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
5월 황금연휴 특수는 없었다
폭우로 인한 유통업계의 매출 부진은 벌써부터 나타나고 있다. 1일 백화점 업계에 따르면 서울기준 일 강수량 30.2㎜를 기록한 올해 어린이날(5일)의 전년대비 매출 신장률은 대부분 한 자릿수에 그쳤다. 지난해 말부터 본격화된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각종 소비재 가격이 지난해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5.1%) 이상으로 올랐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역신장한 것이다.롯데백화점의 이날 매출은 전년동일 대비 5% 늘었다. 목표로 한 두 자릿수 신장률에 크게 못 미쳤다. 신세계백화점 역시 이날 매출이 전년동일 대비 7.9% 늘어나는데 그쳤다. 목요일이었던 지난해 어린이날 매출이 전년대비 41.3% 늘었던 것을 고려하면 어린이날 특수가 없었던 것이다. 현대백화점 역시 전년동일 대비 6.4% 늘어나는데 그쳐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2년(29.8%), 2021년(31%)의 매출 신장률을 크게 밑돌았다.
이틀 간 73.6㎜ 폭우가 쏟아진 지난 주말(5월27~28일)도 매출이 부진하긴 마찬가지였다. 특히 올해 처음으로 석가탄신일 대체공휴일(29일)이 생기며 3일 연휴 특수를 노릴 수 있었음에도 예년의 매출신장률을 크게 밑돌거나 매출이 아예 늘지 않기도 했다.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과 황금연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노렸지만 오히려 기대에 못미치는 매출을 기록한 것이다.
갤러리아백화점의 지난 주말 매출은 지난해 5월 마지막 주말(28-29일)과 비교해 매출이 전혀 늘지 않았다. 코로나19 기간인 2022년과 2021년 5월 마지막 주말엔 전년도와 비교해 매출이 각각 10%, 14% 늘어났던 것과 크게 상반된다. 현대백화점 역시 지난 주말 매출이 전년대비 4.3% 늘어나는데 그쳤다. 현대백화점 역시 작년과 재작년 같은 기간엔 매출이 각각 전년대비 16.6%, 34.9% 늘어났다.
본격 고비는 이제부터
유통업계에선 본격적인 고비는 다음달 이후가 될 것으로 본다. 이미 고금리에 따른 이자 부담 증가와 고물가로 인한 실질소득 감소로 인한 민간 소비 둔화는 나타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물가 상승 영향으로 인해 지난해 4분기 가구당 월평균 실질소득은 전년동기 대비 1.1% 감소했다. 반면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동월 대비 3.3% 오르며 여전히 고공행진하고 있다.이미 대형 유통업체들의 올해 실적엔 빨간 불이 켜진 상황이다. 유진투자증권은 올해 백화점 업계의 총매출은 전년대비 4.4% 늘어나는데 그칠 것이라 예측했다. 2022년과 2021년 각각 15.7%, 22.3% 늘어난 것과 비교해 신장률이 크게 둔화된다고 본 것이다. 이해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정된 소비액 내에서 명품이나 의류 등 사치재보다 여행이나 오락 등 서비스재 지출 비중이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영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오프라인 유통 채널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리오프닝 효과로 인해 매출 기저가 상당히 높기 때문에 하반기엔 난항이 예상된다”며 “주요 유통채널들의 기존점 성장률은 물가상승률을 상회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은 경제 위기란 큰 파고를 만난 가운데 엘니뇨라는 암초도 피해가야 하는 상황이다. 올해 7년만에 찾아올 수도 있을 것으로 예측되는 ‘슈퍼 엘니뇨’의 경우 총 5차례(1982·1987·1991·1997·2015년) 발생했는데 모두 여름철 강수량 증가가 가장 큰 특징으로 나타났다. 슈퍼 엘니뇨가 온 1987년 8월엔 평균 강수량이 451.3㎜를 기록하며 평년과 비교해 2배 이상 많았다.
늦여름 발생한 엘니뇨로 인해 따뜻한 겨울이 닥친 2015년의 경우 백화점과 마트의 방한용품 판매가 급감하기도 했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첫 엔데믹 여름에 연이은 폭우는 매출에 큰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며 “경기 침체 속에서 날씨 변수까지 맞닥뜨린 상황”이라고 말했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