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 최종 통로 '불법 환전소'…1년간 92곳서 670억 송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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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원·사유 안따지고 '묻지마 환전'…범죄수익 해외 유출 경로 역할
경기남부경찰청, 지난해 집중단속 벌여 불법 환전소 운영 109명 검거 "범죄수익이 해외로 빠져나갈 땐 대부분 불법 환전소를 거쳐 간다고 보면 됩니다. 어떤 돈인지 묻지도 않고, 세관 신고 없이 빠르게 돈을 옮겨주니까요."
2021년 11월 경기 안산시에서 환전소를 운영하는 중국 교포 A씨에게 위챗(중국 채팅앱)을 통한 환전 문의가 들어왔다.
곧 원화 1억9천600만원을 현금으로 전달할 테니 동일 가치의 위안화를 지정된 중국 계좌로 보내달라는 내용이다.
문의를 한 것은 중국 현지에 있는 보이스피싱 콜센터 조직이고, 전달할 돈은 피해자로부터 가로챈 범죄수익이지만 A씨는 돈의 출처 등은 일절 묻지 않는다.
곧바로 주문을 접수한 A씨는 반대로 위안화를 원화로 바꾸려는 사람들을 수소문한다.
보따리상이나 유학비를 보내려는 부모, 공장 거래대금을 치르려는 사업주 등이 주 고객이다.
이어 전달책이 원화를 가져오면 A씨는 수소문한 보따리상 등을 통해 정해진 액수의 위안화를 피싱 조직의 중국 계좌로 보내도록 한다.
이어 건네받은 원화를 보따리상 등에게 건넨다.
이런 방식으로 실제 돈이 바다를 건너는 일 없이 양국 간의 환전이 이뤄지고, A씨는 의뢰금의 0.5∼1%를 수수료로 챙긴다.
그렇게 A씨는 경찰이 확인한 3개월 동안만 50억원 상당을 불법 환전해준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환전소는 엄연히 불법이다.
외국환거래법에 따르면 국내에서 환전 업무를 하기 위해선 미리 기획재정부장관에게 등록해야 한다.
등록하지 않더라도 현금과 현금을 맞바꿔주는 교환소식 운영은 가능하지만, 계좌를 이용한 송금은 법규 위반이다. 그런데도 이런 불법 환전소를 통한 범죄수익 해외 유출은 끊이지 않고 있다.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보이스피싱 범죄 예방을 위해 지난해 1월부터 10월까지 환전소들에 대한 집중 단속을 벌인 결과 무등록 환전업소 등 92곳을 적발해 A씨 등 109명을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로 송치했다고 2일 밝혔다.
이 중 보이스피싱임을 알고도 더 높은 수수료를 받고 환전해주거나, 아예 범행에 가담해 전달책 역할까지 대신해 준 환전소 관계자 9명은 구속 송치했다.
적발된 92개 환전소에서는 2021년 11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670억원 상당이 불법 환전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이 중 상당액이 보이스피싱 피해금일 것으로 보고 있다.
적발된 불법 환전소들 다수는 외국인들이 많은 서울 구로와 경기 안산, 시흥 등에 집중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 개개인은 각기 다른 사업장이지만, 고액의 환전 주문이 들어올 경우 연락을 주고받으며 각 환전소가 수용할 수 있을 만큼의 액수로 쪼개 환전해주는 등 점조직처럼 연결돼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관계자는 "피싱 조직들은 송금자의 인적 사항이나 사유 등을 확인하지 않고 빠르게 송금되기 때문에 환전소를 주요 범행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며 "불법 환전소를 지속해 단속해 피해금이 해외로 유출되는 것을 막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경기남부경찰청, 지난해 집중단속 벌여 불법 환전소 운영 109명 검거 "범죄수익이 해외로 빠져나갈 땐 대부분 불법 환전소를 거쳐 간다고 보면 됩니다. 어떤 돈인지 묻지도 않고, 세관 신고 없이 빠르게 돈을 옮겨주니까요."
2021년 11월 경기 안산시에서 환전소를 운영하는 중국 교포 A씨에게 위챗(중국 채팅앱)을 통한 환전 문의가 들어왔다.
곧 원화 1억9천600만원을 현금으로 전달할 테니 동일 가치의 위안화를 지정된 중국 계좌로 보내달라는 내용이다.
문의를 한 것은 중국 현지에 있는 보이스피싱 콜센터 조직이고, 전달할 돈은 피해자로부터 가로챈 범죄수익이지만 A씨는 돈의 출처 등은 일절 묻지 않는다.
곧바로 주문을 접수한 A씨는 반대로 위안화를 원화로 바꾸려는 사람들을 수소문한다.
보따리상이나 유학비를 보내려는 부모, 공장 거래대금을 치르려는 사업주 등이 주 고객이다.
이어 전달책이 원화를 가져오면 A씨는 수소문한 보따리상 등을 통해 정해진 액수의 위안화를 피싱 조직의 중국 계좌로 보내도록 한다.
이어 건네받은 원화를 보따리상 등에게 건넨다.
이런 방식으로 실제 돈이 바다를 건너는 일 없이 양국 간의 환전이 이뤄지고, A씨는 의뢰금의 0.5∼1%를 수수료로 챙긴다.
그렇게 A씨는 경찰이 확인한 3개월 동안만 50억원 상당을 불법 환전해준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환전소는 엄연히 불법이다.
외국환거래법에 따르면 국내에서 환전 업무를 하기 위해선 미리 기획재정부장관에게 등록해야 한다.
등록하지 않더라도 현금과 현금을 맞바꿔주는 교환소식 운영은 가능하지만, 계좌를 이용한 송금은 법규 위반이다. 그런데도 이런 불법 환전소를 통한 범죄수익 해외 유출은 끊이지 않고 있다.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보이스피싱 범죄 예방을 위해 지난해 1월부터 10월까지 환전소들에 대한 집중 단속을 벌인 결과 무등록 환전업소 등 92곳을 적발해 A씨 등 109명을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로 송치했다고 2일 밝혔다.
이 중 보이스피싱임을 알고도 더 높은 수수료를 받고 환전해주거나, 아예 범행에 가담해 전달책 역할까지 대신해 준 환전소 관계자 9명은 구속 송치했다.
적발된 92개 환전소에서는 2021년 11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670억원 상당이 불법 환전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이 중 상당액이 보이스피싱 피해금일 것으로 보고 있다.
적발된 불법 환전소들 다수는 외국인들이 많은 서울 구로와 경기 안산, 시흥 등에 집중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 개개인은 각기 다른 사업장이지만, 고액의 환전 주문이 들어올 경우 연락을 주고받으며 각 환전소가 수용할 수 있을 만큼의 액수로 쪼개 환전해주는 등 점조직처럼 연결돼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관계자는 "피싱 조직들은 송금자의 인적 사항이나 사유 등을 확인하지 않고 빠르게 송금되기 때문에 환전소를 주요 범행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며 "불법 환전소를 지속해 단속해 피해금이 해외로 유출되는 것을 막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