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PRO]메타버스株 '이노시뮬레이션' 상장 후 꽃길?…"FI 오버행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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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목 집중탐구

공모주 '이노시뮬레이션' 증권신고서 살펴보니…

간만에 증시 문 두드린 메타버스 테마株
2025년 당기순익으로 희망 공모가 산정


초기 투자자들 보호 예수 기간 1개월로 짧아
주당 4000원에 투자한 투자자도…오버행 우려
사진=이노시뮬레이션
사진=이노시뮬레이션
이노시뮬레이션이 코스닥 특례 상장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간만에 메타버스 테마가 증시 문을 두드리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공모 희망가는 주당 1만3000~1만5000원으로 제시됐는데, 2025년 추정 당기순이익(115억원)을 토대로 밸류에이션을 산정했죠. 초기 투자자들의 보호예수 기간이 1개월로 짧다는 점은 주의가 필요한 부분입니다. 초기 투자자들의 투자 단가를 보면 최소 4000원에서 1만3500원으로 집계됐죠.

이노시뮬레이션, 어떤 기업일까

공모주 투자의 핵심은 투자자가 어떤 기업에 투자하는지 잘 알고 있어야 합니다. 이노시뮬레이션은 2000년 설립된 가상현실 시뮬레이터 전문 기업입니다. 스마트 모빌리티 시뮬레이터와 확장현실(XR)가상훈련 시스템, 오락과 교육용 XR 제품 등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가상공간 기술을 이용한 실감 콘텐츠 제작도 추진 중이죠. 가장 비중이 큰 사업은 스마트 모빌리티입니다. 이 분야에서는 국내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춘 곳으로 꼽히죠.

스마트 모빌리티 시뮬레이터는 자율주행차 시장의 등장과 함께 성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완성차 기업과 전장 기업 등이 자율주행 분야 투자를 늘리며 시뮬레이터 수요도 늘어나고 있죠. 이노시뮬레이션은 이에 더해 국방, 항공 분야에도 시뮬레이터를 공급하고 있습니다. 현재 주된 고객사도 현대차와 현대로템, 한화디펜스 등 모빌리티와 방산 분야 대기업이죠.

이노시뮬레이션은 지난해 개별 재무제표 기준 매출액 164억원을 거뒀습니다. 영업손실은 약 18억원이었죠. 올해 1분기에는 매출액 24억8000만원, 영업손실 6억3000만원 가량을 기록했습니다. 이노시뮬레이션은 아직 흑자전환이 이뤄지지 않은 만큼 기술특례상장 트랙을 통해 상장합니다.

2025년 당기순익으로 희망공모가 산정…유통 물량은?

공모가 밴드(1만3000~1만5000원) 산정의 기준이 된 2025년 실적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노시뮬레이션은 올해 영업이익 흑자 전환(26억원)을 시작으로 2025년에는 150억원의 영업이익을 예상했습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278억원을 시작으로, 2025년에 670억원으로 2배 넘게 늘어날 것으로 봤습니다.

밸류에이션의 핵심 근거는 스마트 모빌리티와 XR가상훈련 사업입니다. 오는 2025년 스마트 모빌리티 부문에서 186억원, 가상훈련 사업에서 453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할 것이라고 추정했죠. 이는 작년 대비 각각 112%, 727%가량 늘어난 규모입니다.

상장 후 유통 가능한 주식 비중이 44.24%로 높아, 상장일 매도 물량이 대량으로 나올 수 있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또 벤처캐피탈(VC) 등 초기 투자자들의 보호 예수 기간이 1개월로 짧다는 점은 불안 요소로 꼽히죠.

초기 투자자들 주당 4000원에 주식 샀다?

2018년 이후 재무적 투자자(FI)들의 이노시뮬레이션 투자 단가를 살펴봤을 때 주당 최소 4000원에서 최대 1만3500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노시뮬레이션은 2021년 '달빛 혁신창업 성장지원펀드'와 '인라이트9호 넥스트유니콘 벤처펀드'로부터 총 2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죠. 인라이트벤처스가 운용하는 펀드들입니다. 당시 주당 발행가액은 4000원입니다.

이는 2018년 유상증자 당시 이노시뮬레이션 주당 가격(1만3500원)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합니다. 이노시뮬레이션은 코로나 확산으로 투자 유치가 어려워지자 유상증자보다 가격을 낮춰 투자금을 끌어모은 것이죠.

이외에도 산업은행이 주당 1만3500원에 30억원을, 아이온 와이지 메타버스 신기술투자조합과 아이온 와이지 크레타 신기술투자조합이 주당 1만590원에 39억원, 41억원을 투자했습니다. 하나증권을 제외한 초기 투자자들 대부분의 보호 예수 기간은 1개월에 불과합니다.

초기 투자자들의 공모 후 이노시뮬레이션 총 지분율은 31.82%에 달합니다. 이노시뮬레이션 지분을 10% 넘게 보유 중인 인라이트벤처스의 경우 보호 예수가 풀리자마자 주식을 팔아치울 가능성이 높습니다.
[마켓PRO]메타버스株 '이노시뮬레이션' 상장 후 꽃길?…"FI 오버행 우려도"
이노시뮬레이션은 이달 21~22일 양일간 기관 투자자를 대상으로 공모주 수요예측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이후 공모가를 확정한 뒤 같은 달 27~28일 일반 청약에 나서는 일정이죠. 공모 물량은 상장 예정 주식의 11.2%인 90만주로 책정했습니다. 상장 주관사는 하나증권입니다.

또 이노시뮬레이션은 공모를 통해 117억~135억원을 조달할 예정입니다. 대부분의 자금을 연구개발비(R&D)와 운영자금으로 사용할 계획입니다. 밴드 하단 기준 세부 사용계획을 보면 2025년까지 연구개발비에 46억원이 투입될 예정이죠. 마케팅비용과 인건비, 원재료 등 운영자금은 49억원으로 배정됐습니다.

류은혁 기자 ehr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