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에너지 전환의 시대, 지금은 행동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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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등 무역 제한 조치 예고
에너지 안보 뒤처지지 말아야
문재도 수소융합얼라이언스 회장
에너지 안보 뒤처지지 말아야
문재도 수소융합얼라이언스 회장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이 일어난 지 1년이 지났지만 어디도 승기를 잡지 못하고 장기화하고 있다. 경제적으로도 세계무역기구(WTO)를 중심으로 한 자유무역 체제가 위기를 맞고 에너지 시장이 큰 변화의 길목에 있다.
10여 년 전 미래 에너지 시장에 대해 관심을 끈 두 권의 책이 나오면서 큰 변화를 예견했는데, 그 속도가 더욱 빨라진 느낌이다. 다니엘 에르겐은 <2030년 에너지전쟁>에서 에너지 자원을 둘러싼 지정학적 변화에 주목하며 미래에 국가 간 에너지 패권 경쟁이 더욱 가열될 것으로 전망했다. 토니 세바는 <2030년 에너지혁명>에서 석기시대가 끝난 것은 돌이 없어서가 아니라며 태양광과 풍력 같은 재생에너지가 화석연료를 대체할 것으로 예견했다.
사실 1970년대 사우디아라비아를 중심으로 한 산유국들의 자원민족주의가 세계 경제 침체와 대체에너지 개발로 인해 힘을 잃어가고, 소련 붕괴 이후엔 에너지도 일반 상품으로 점차 통합돼 왔다. 그런데 우크라이나 전쟁은 에너지 자원이 언제든지 무기화할 수 있는 세상으로 다시 변모시켰다. 이미 전쟁의 피해를 직접 보고 있는 유럽이 에너지를 다원화하고(diversify), 러시아로부터 에너지 수입을 2030년까지 없애고(decouple),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는(decarbonize), 소위 ‘3D’ 정책을 구체화하고 있다. 또 러시아의 에너지 판매를 제한하면서 당분간 세계 에너지 시장이 하나로 통합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오히려 반도체, 전지 등 주요 제품의 공급망 재편으로 인해 에너지와 핵심 광물 확보를 위한 주도권 경쟁이 빨라질 것이다.
한편 풍력과 태양광의 기술 발전에 힘입어 여러 지역에서 전력 생산 단가가 석탄이나 석유 같은 화석연료를 이용한 것보다 싸졌다. 이에 따라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2050년까지 탄소순배출 제로(Net Zero)를 실현하려는 선진국의 시도가 더욱 견고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5월 20일 발표된 G7(주요 7개국) 정상회의 선언문을 보면 이런 의도가 더욱 확실해진다. 에너지효율 향상은 물론 수소, 차세대 원자로, 탄소 포집·저장과 같은 무탄소 기술의 사업화를 촉진하는 동시에, 2025년까지 각국이 제출한 탄소배출 감축 계획의 이행력을 높이기 위해 현재의 국가별 총량 감축 계획을 에너지 사용 부문별로 더욱 세분화하고 구체적 이행 조치를 채택할 예정임을 밝히고 있다. 지금까지 동일 제품에 대해서 생산 과정의 차이를 불문하고 동일하게 다루던 무역 규범이 이제는 생산 공정에서 탄소배출 정도에 따라 정의로운 것과 아닌 것으로 구분된다. 이에 따라 유럽의 ‘탄소국경조정제도’나 ‘청정수소인증’ 같은 무역 제한적인 조치들의 지속적인 도입이 예상되는데 이는 우리 산업에 큰 도전이다.
얼마 전 유럽의 관문이자 물류와 에너지 허브인 네덜란드 로테르담항을 방문했는데 친환경 에너지로의 전환이 구현되고 있음을 체감했다. 셸 등 메이저 기업들이 유럽 시장에 필요한 정유와 석유화학 시설을 가동하고, 어마어마한 물류 처리에 필요한 트럭과 중장비들이 움직이고 있었다. 그런데 이곳의 에너지 사용 구조를 탄소 배출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완전히 바꿀 계획이 착착 진행 중이다. 인근 북해에 대규모 해상풍력단지를 설치, 여기서 나오는 전기로 물을 분해해 청정수소를 생산하고 이를 적극 활용해 석유화학 공정과 트럭 등 물류의 연료를 바꿔가겠다며 항구에 별도의 산업단지까지 조성했다. 우리도 빨리 행동으로 옮겨야 미래 에너지 안보와 기후 대응에 뒤처지지 않을 것이다.
10여 년 전 미래 에너지 시장에 대해 관심을 끈 두 권의 책이 나오면서 큰 변화를 예견했는데, 그 속도가 더욱 빨라진 느낌이다. 다니엘 에르겐은 <2030년 에너지전쟁>에서 에너지 자원을 둘러싼 지정학적 변화에 주목하며 미래에 국가 간 에너지 패권 경쟁이 더욱 가열될 것으로 전망했다. 토니 세바는 <2030년 에너지혁명>에서 석기시대가 끝난 것은 돌이 없어서가 아니라며 태양광과 풍력 같은 재생에너지가 화석연료를 대체할 것으로 예견했다.
사실 1970년대 사우디아라비아를 중심으로 한 산유국들의 자원민족주의가 세계 경제 침체와 대체에너지 개발로 인해 힘을 잃어가고, 소련 붕괴 이후엔 에너지도 일반 상품으로 점차 통합돼 왔다. 그런데 우크라이나 전쟁은 에너지 자원이 언제든지 무기화할 수 있는 세상으로 다시 변모시켰다. 이미 전쟁의 피해를 직접 보고 있는 유럽이 에너지를 다원화하고(diversify), 러시아로부터 에너지 수입을 2030년까지 없애고(decouple),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는(decarbonize), 소위 ‘3D’ 정책을 구체화하고 있다. 또 러시아의 에너지 판매를 제한하면서 당분간 세계 에너지 시장이 하나로 통합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오히려 반도체, 전지 등 주요 제품의 공급망 재편으로 인해 에너지와 핵심 광물 확보를 위한 주도권 경쟁이 빨라질 것이다.
한편 풍력과 태양광의 기술 발전에 힘입어 여러 지역에서 전력 생산 단가가 석탄이나 석유 같은 화석연료를 이용한 것보다 싸졌다. 이에 따라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2050년까지 탄소순배출 제로(Net Zero)를 실현하려는 선진국의 시도가 더욱 견고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5월 20일 발표된 G7(주요 7개국) 정상회의 선언문을 보면 이런 의도가 더욱 확실해진다. 에너지효율 향상은 물론 수소, 차세대 원자로, 탄소 포집·저장과 같은 무탄소 기술의 사업화를 촉진하는 동시에, 2025년까지 각국이 제출한 탄소배출 감축 계획의 이행력을 높이기 위해 현재의 국가별 총량 감축 계획을 에너지 사용 부문별로 더욱 세분화하고 구체적 이행 조치를 채택할 예정임을 밝히고 있다. 지금까지 동일 제품에 대해서 생산 과정의 차이를 불문하고 동일하게 다루던 무역 규범이 이제는 생산 공정에서 탄소배출 정도에 따라 정의로운 것과 아닌 것으로 구분된다. 이에 따라 유럽의 ‘탄소국경조정제도’나 ‘청정수소인증’ 같은 무역 제한적인 조치들의 지속적인 도입이 예상되는데 이는 우리 산업에 큰 도전이다.
얼마 전 유럽의 관문이자 물류와 에너지 허브인 네덜란드 로테르담항을 방문했는데 친환경 에너지로의 전환이 구현되고 있음을 체감했다. 셸 등 메이저 기업들이 유럽 시장에 필요한 정유와 석유화학 시설을 가동하고, 어마어마한 물류 처리에 필요한 트럭과 중장비들이 움직이고 있었다. 그런데 이곳의 에너지 사용 구조를 탄소 배출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완전히 바꿀 계획이 착착 진행 중이다. 인근 북해에 대규모 해상풍력단지를 설치, 여기서 나오는 전기로 물을 분해해 청정수소를 생산하고 이를 적극 활용해 석유화학 공정과 트럭 등 물류의 연료를 바꿔가겠다며 항구에 별도의 산업단지까지 조성했다. 우리도 빨리 행동으로 옮겨야 미래 에너지 안보와 기후 대응에 뒤처지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