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계 미국인인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사진)가 자사의 차세대 반도체 칩을 대만 TSMC에서 생산하겠다고 했다. 그는 대만의 지정학적 위험에 대해서는 “대만은 안전하다”고 했다.

황 CEO는 지난 1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정보기술(IT) 박람회 ‘컴퓨텍스 2023’ 행사에 참석해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칩 역시 TSMC에서 생산할 것”이라고 했다. 대만을 둘러싸고 미·중 갈등이 격화하며 지정학적 우려가 커진 상황에 대해 황 CEO는 “대만에서 공급망과 관련한 논의를 할 때 완벽하게 안전하다고 느꼈고, 대만에서의 생산에는 품질 등 많은 이점이 있다”고 말했다. TSMC에 대해서는 “엄청난 역량과 놀라운 민첩성을 갖춘 세계적인 기업”이라고 극찬했다.

이를 두고 대만 언론 자유시보는 황 CEO가 TSMC를 향해 완벽한 신뢰를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기업인 TSMC는 엔비디아 등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 기업)들이 설계한 반도체 칩을 제작한다. 엔비디아는 최근 ‘AI 붐’의 기세를 몰아 AI 슈퍼컴퓨터 DGX GH200 등 신제품들을 발표했다. 그러면서도 황 CEO는 다변화 여지를 뒀다. 그는 “TSMC는 엔비디아에 다양성 전략의 일부”라고 말했다. 대만 매체 타이베이타임스의 지난달 31일 보도에 따르면 황 CEO는 파운드리 다변화 전략에 대해 “한국 삼성전자와도, 미국 인텔과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