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5월 고용에 랠리…S&P, 강세장 진입 직전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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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연방정부 채무불이행 가능성이 사라졌습니다. 공화당과 민주당의 합의안이 하원 통과에 이어 하루만인 지난 1일 밤(미 동부시간) 찬성 63대 반대 36표로 상원도 넘었습니다. 이제 조 바이든 대통령이 서명만 하면 부채한도는 2025년1월1일까지 유예됩니다. 바이든은 이르면 3일 법안에 서명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바이탈 날리지의 애덤 크리사펄리 설립자는 "채무불이행 불확실성은 사라졌고 앞으로 2년 동안 부채한도를 신경 쓰지 않을 수 있게 됐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이는 전반적으로 긍정적이지만 부정적 영향도 있다"라면서 부채한도 유예로 재무부가 연말까지 1조 달러 이상 국채를 발행할 것이란 점, 팬데믹 초기(2020년 3월)부터 유예되어온 학자금 대출 상환이 오는 9월 재개되어 소비에 부담을 줄 가능성 등을 지적했습니다. 그는 "재무부가 1조 달러 이상 국채를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그게 모두 시장 유동성을 흡수하는 게 아니다. 전반적으로 부정적일 수 있지만 지켜봐야 할 요인일 뿐이다. 그리고 예상했던 것보다 재정 지출 감축 폭이 훨씬 적다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중립적으로 평가했습니다.
2일 아침 뉴욕 금융시장의 분위기는 좋았습니다. 주가지수 선물은 0.5% 안팎 상승세를 보였고 금리는 안정세를 나타냈습니다. 밤새 중국이 부동산 부양책 마련에 나섰다는 소식에 홍콩 항셍 지수가 4% 오른 것도 긍정적이었습니다. 그러나 약간의 긴장감이 느껴졌습니다. 오전 8시 30분 노동부의 5월 고용보고서 발표를 앞둔 탓이었습니다. 전날 지난 2분기 동안의 단위노동비용(ULC)이 폭으로 하향 수정되면서 미 중앙은행(Fed)의 추가 긴축에 대한 걱정이 줄었습니다. 하지만 5월 신규고용이 예상(19만 개)보다 훨씬 강하게 나오면 긴축 우려는 다시 살아날 수 있는 탓입니다.
그리고 고용 데이터가 발표됐는데, 순간 투자자들은 얼어붙었습니다. 신규고용이 무려 33만9000개나 늘어난 것으로 나온 것이죠. 하지만 주가지수 선물은 거의 움직이지 않고 상승세를 유지했습니다. 이유는 뭘까요?
① 고용 크게 늘었지만
5월 고용은 33만9000개 증가해 예상(19만 개) 뿐 아니라 4월(25만3000건)보다도 크게 늘었습니다. 게다가 3월과 4월 수치도 9만3000개나 상향 조정됐습니다. 일자리 증가는 광범위했습니다. 전문·비즈니스 서비스에서 6만4000개 일자리가 생겼고 △헬스케어 5만2000개 △정부 5만6000개 △레저·접객업 4만8000개 △건설 2만5000개 △운송·창고업 2만4000개 등이 추가됐습니다. ② 실업률도 급등했다
그런데 실업률이 4월 3.3%에서 5월 3.7%로 크게 올라갔습니다. 취업자가 급증했는데, 어떻게 실업률이 올라가냐고요? 그건 노동부는 신규고용 수치를 뽑을 때 기업들을 조사해 내놓지만, 실업률은 가계조사를 통해 산출하기 때문입니다. 가계조사에서는 실업자가 31만 명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대부분 자영업자가 직업을 잃은 탓으로 나타났습니다. ③ 임금상승률 둔화
시간당 임금 상승률이 전월 대비 0.3%, 전년 대비 4.3% 상승해 예상(0.3%, 4.4%)보다 살짝 낮게 나온 것도 긍정적이었습니다. 4월(0.48%, 4.45%)에 비해서도 둔화했지요. 노동시장에서 나오는 인플레이션 압력은 줄고 있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어제 ADP 5월 민간고용에서도 임금상승률이 전년 대비 6.5% 상승해 4월 6.7%보다 둔화했고요. 특히 이직자 임금상승률은 전달보다 1%포인트 낮은 12.1%로 집계됐지요.
④ 노동시장 둔화 징후
그 외에도 몇 가지 고용 둔화 징후가 있었습니다.
-지난 몇 년 동안 실업률이 떨어져 온 두 그룹인 여성과 흑인의 실업률이 상승했습니다.
-평균 근무 시간은 34.3시간으로 0.1시간 감소했습니다. 팬데믹 초기인 2020년 4월 이후 가장 적습니다. 근무 시간 감소에 따라 주당 평균 소득은 전달보다 낮아졌습니다. 이는 수요를 줄이는 요인입니다. 전반적으로 고용보고서는 혼란스러웠습니다. 고용은 크게 늘었지만, 실업률도 큰 폭으로 증가했으니까요. 인디드의 닉 벙커 이코노미스트는 "분석하기 매우 이상한 보고서"라고 지적했습니다.
고민하던 월가는 이를 반기기로 했습니다. 이미 6월에 금리 인상을 건너뛰겠다(skip)는 신호를 준 Fed가 '고용에 대한 경계심을 유지하면서도 실업률 상승을 고려해 건너뛸 것'이란 관측이 굳어졌습니다. 누빈의 사라 말릭 이코노미스트는 "강세론자와 약세론자 모두의 논리를 뒷받침할 수 있는 고용보고서"라며 "어쨌든 가계조사에서 실업자가 늘었고 실업률이 올라갔기 때문에 Fed에게 6월 금리 인상을 쉬어갈 수 있는 여지를 준다고 본다"라고 말했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고용보고서의 모호함으로 인해 분석하기가 어렵다. 하지만 우리는 이 보고서가 6월 금리 동결을 정당화할 만큼은 충분히 부드럽다(soft)고 생각한다"라고 밝혔습니다. 골드만삭스는 "가계조사와 기업조사 간의 엇갈린 조사 결과와 평균 근무 시간의 감소, 시간당 평균 임금 상승률 둔화 등을 고려해 우리는 계속해서 Fed가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 인상을 멈출 것(pause)으로 예상한다"라고 내다봤습니다. 모건스탠리는 "신규고용 수치는 의심할 여지가 없을 만큼 강력하지만, FOMC는 높아진 실업률도 주목할 것이다. 우리는 5월 고용보고서가 6월 금리 인상 기준을 충족할 만큼 강하지는 않다고 생각하지만 7월 인상 위험은 높인다고 본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Fed워치 시장에서는 6월 금리를 동결할 확률이 71.9%(오후 5시 기준)로 하루 전 79.6%보다는 감소했지만, 여전히 70%대를 유지했습니다. 'Fed의 비공식 대변인'으로 불리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닉 티미라오스 기자는 '5월 고용보고서가 Fed의 금리 논쟁을 해결할 것 같지는 않다'(Jobs Report Is Unlikely to Resolve Fed Rate Debate)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이미 6월에 금리 인상을 선호했던 FOMC 위원들은 그 필요성을 더 확신할 가능성이 크고, 인상을 늦춰야 한다고 주장한 다른 위원들은 여전히 6월 건너뛰고 7월에 올리는 방향으로 기울 수 있다"라고 썼습니다. 그러면서 "Fed 위원들은 오는 14일 결정을 내리기 직전인 13일 발표될 6월 소비자물가(CPI) 보고서를 주시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헛갈리는 상황인 만큼 6월 물가를 보고 판단하게 될 것이란 얘기입니다. ING는 "근원 CPI 물가가 전월 대비 0.5% 이상 오르면(컨센서스 0.4% 상승) 다시 금리 인상 확률이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시장에선 고용보고서가 나온 뒤 연착륙 기대가 크게 높아졌습니다. 고용은 유지되지만, 임금상승만 둔화한다면 최고의 '골디락스' 시나리오가 되겠지요. 게다가 Fed는 6월에 금리 인상을 멈추거나 건너뛰려 하고 있습니다. 모건스탠리는 긴축에도 관성이 있는 만큼 한 번 인상을 중단하면 다시 올리기 힘들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골드만삭스는 그동안 12개월 내 경기 침체 확률을 35%로 월가에서 가장 낮게 추정해온 곳입니다. 골드만의 얀 헤치우스 이코노미스트는 오늘 CNBC에 나와 △강력한 고용 수치 △부채한도 문제 해결 △6월 금리 동결 가능성 등 세 가지 요인을 지목하면서 "경기 침체 위험은 더 낮아지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렇게 높아진 연착륙 기대는 주가 상승을 부추겼습니다. 0.3~0.8% 수준의 상승세로 출발한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는 오름 폭을 계속 확대했습니다. 결국, 다우는 2.12%, S&P500 지수는 1.45% 올랐고 나스닥은 1.07% 상승했습니다. 다우는 올해 1월 6일 이후 가장 큰 폭의 상승률을 보였습니다. S&P500 지수는 이제 10월 저점보다 거의 20% 가까이 치솟아 강세장 전환을 눈앞에 뒀습니다. 나스닥은 6주 연속 오르면서 2022년 4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오늘 연착륙 기대 속에 11개 업종이 모두 상승했습니다. 시장의 폭이 넓었다는 얘기입니다. 소재 업종이 3.37% 올랐고 산업 2.96%, 에너지 2.96%, 임의소비재 2.20% 금융 2.1% 등 경기 민감 업종이 상승세를 주도했습니다. 또 러셀2000 소형주 지수가 3% 넘게 올라 1.45% 상승한 S&P500을 앞질렀습니다. 투자자들은 경제가 낙관적이라고 느낄 때 소형주로 몰려드는 경향이 있습니다. 변동성 지수(VIX)는 1.05포인트(6.71%) 하락한 14.60을 기록했습니다. 팬데믹 이전인 2020년 2월 이후 최저입니다. 유가도 급등했습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1.64달러(2.34%) 오른 배럴당 71.74달러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그러나 위험을 경고하는 목소리는 여전히 있습니다. 오늘 뉴욕 채권시장에서는 금리가 큰 폭으로 뛰었습니다. 오후 4시께 미 국채 2년물은 17.1bp나 급등해 4.508%를 기록했고, 10년물은 10.1bp 올라 3.700%에 거래됐습니다. 알리안츠의 모하메드 엘에리언 고문은 "주식 랠리는 힘을 얻었다. 그런데 이는 금리 급등을 동반하고 있다. 채권시장은 ① Fed는 강한 데이터에 의해 6월 혹은(과) 7월에 금리를 인상하라는 압박을 더 심하게 받을 것이고 ② Fed가 강력한 노동시장 덕분에 그렇게 하는 걸 덜 주저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로렌스 서머스 전 재무장관은 "Fed가 만약 6월에 금리를 인상하지 않는다면 7월에 50bp 인상에 열려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경제가 계속 뜨거운 상태를 유지하고 인플레이션 수치가 계속 높게 나온다면 그렇게 해야 한다"라고 밝혔습니다. 오안다의 에드 모야 전략가는 "5월 고용보고서는 견실한 고용, 상당한 해고 증가, 임금상승 완화를 함께 보여줬다. 지금 경제는 새로운 충격을 받지 않는 한 올해 불황을 겪을 만큼 빠르게 무너질 태세를 갖추지 않은 것 같다. 회복력 있는 경제와 소비자는 증시에 단기적으로 좋은 소식이다. Fed는 코너에 몰렸고 6월 회의는 건너뛰겠지만 확실한 건 금리 인상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부채한도 해결, 이로 인해 재무부 채권이 쏟아질 것이란 관측도 금리 상승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라두크 트레이딩의 크레이그 샤피로 설립자는 재무부가 채권 발행을 정상화하면서 다음주에만 초단기 국채(T-bill) 등을 통해 1240억 달러 규모의 유동성을 흡수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부채한도 문제가 사라진 다음주에는 중요한 데이터가 많이 없습니다. 미 공급관리협회(ISM)의 5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주간 실업수당 청구 건수 정도가 눈에 띕니다. 게다가 Fed 인사들은 FOMC를 앞두고 블랙아웃(침묵) 기간에 들어갑니다. 사실 중요한 이벤트는 그 다음주에 몰려 있죠. 오는 13일 CPI가 발표되고 14일에 FOMC 회의 결과가 발표됩니다. ING는 "다음주 서비스업 PMI(5일)와 내구재 주문(5일), 무역수지(7일) 등이 발표되지만 6월 셋째 주의 중요성을 고려할 때 시장은 많이 움직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다음주 두 가지 이벤트를 지켜봐야 합니다. 4일 일요일엔 OPEC+ 회의가 열립니다. 추가 감산을 하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많습니다. 하지만 지난 회의에서 약 100만 배럴의 추가 감산을 발표했을 때도 그랬습니다. 5일엔 애플이 '연례 개발자 회의(WWDC) 2023'을 개최합니다. MR 헤드셋 '리얼리티 프로'(가칭)를 최초 공개하고 VR 시장 진출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그리고 고용 데이터가 발표됐는데, 순간 투자자들은 얼어붙었습니다. 신규고용이 무려 33만9000개나 늘어난 것으로 나온 것이죠. 하지만 주가지수 선물은 거의 움직이지 않고 상승세를 유지했습니다. 이유는 뭘까요?
① 고용 크게 늘었지만
5월 고용은 33만9000개 증가해 예상(19만 개) 뿐 아니라 4월(25만3000건)보다도 크게 늘었습니다. 게다가 3월과 4월 수치도 9만3000개나 상향 조정됐습니다. 일자리 증가는 광범위했습니다. 전문·비즈니스 서비스에서 6만4000개 일자리가 생겼고 △헬스케어 5만2000개 △정부 5만6000개 △레저·접객업 4만8000개 △건설 2만5000개 △운송·창고업 2만4000개 등이 추가됐습니다. ② 실업률도 급등했다
그런데 실업률이 4월 3.3%에서 5월 3.7%로 크게 올라갔습니다. 취업자가 급증했는데, 어떻게 실업률이 올라가냐고요? 그건 노동부는 신규고용 수치를 뽑을 때 기업들을 조사해 내놓지만, 실업률은 가계조사를 통해 산출하기 때문입니다. 가계조사에서는 실업자가 31만 명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대부분 자영업자가 직업을 잃은 탓으로 나타났습니다. ③ 임금상승률 둔화
시간당 임금 상승률이 전월 대비 0.3%, 전년 대비 4.3% 상승해 예상(0.3%, 4.4%)보다 살짝 낮게 나온 것도 긍정적이었습니다. 4월(0.48%, 4.45%)에 비해서도 둔화했지요. 노동시장에서 나오는 인플레이션 압력은 줄고 있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어제 ADP 5월 민간고용에서도 임금상승률이 전년 대비 6.5% 상승해 4월 6.7%보다 둔화했고요. 특히 이직자 임금상승률은 전달보다 1%포인트 낮은 12.1%로 집계됐지요.
④ 노동시장 둔화 징후
그 외에도 몇 가지 고용 둔화 징후가 있었습니다.
-지난 몇 년 동안 실업률이 떨어져 온 두 그룹인 여성과 흑인의 실업률이 상승했습니다.
-평균 근무 시간은 34.3시간으로 0.1시간 감소했습니다. 팬데믹 초기인 2020년 4월 이후 가장 적습니다. 근무 시간 감소에 따라 주당 평균 소득은 전달보다 낮아졌습니다. 이는 수요를 줄이는 요인입니다. 전반적으로 고용보고서는 혼란스러웠습니다. 고용은 크게 늘었지만, 실업률도 큰 폭으로 증가했으니까요. 인디드의 닉 벙커 이코노미스트는 "분석하기 매우 이상한 보고서"라고 지적했습니다.
고민하던 월가는 이를 반기기로 했습니다. 이미 6월에 금리 인상을 건너뛰겠다(skip)는 신호를 준 Fed가 '고용에 대한 경계심을 유지하면서도 실업률 상승을 고려해 건너뛸 것'이란 관측이 굳어졌습니다. 누빈의 사라 말릭 이코노미스트는 "강세론자와 약세론자 모두의 논리를 뒷받침할 수 있는 고용보고서"라며 "어쨌든 가계조사에서 실업자가 늘었고 실업률이 올라갔기 때문에 Fed에게 6월 금리 인상을 쉬어갈 수 있는 여지를 준다고 본다"라고 말했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고용보고서의 모호함으로 인해 분석하기가 어렵다. 하지만 우리는 이 보고서가 6월 금리 동결을 정당화할 만큼은 충분히 부드럽다(soft)고 생각한다"라고 밝혔습니다. 골드만삭스는 "가계조사와 기업조사 간의 엇갈린 조사 결과와 평균 근무 시간의 감소, 시간당 평균 임금 상승률 둔화 등을 고려해 우리는 계속해서 Fed가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 인상을 멈출 것(pause)으로 예상한다"라고 내다봤습니다. 모건스탠리는 "신규고용 수치는 의심할 여지가 없을 만큼 강력하지만, FOMC는 높아진 실업률도 주목할 것이다. 우리는 5월 고용보고서가 6월 금리 인상 기준을 충족할 만큼 강하지는 않다고 생각하지만 7월 인상 위험은 높인다고 본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Fed워치 시장에서는 6월 금리를 동결할 확률이 71.9%(오후 5시 기준)로 하루 전 79.6%보다는 감소했지만, 여전히 70%대를 유지했습니다. 'Fed의 비공식 대변인'으로 불리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닉 티미라오스 기자는 '5월 고용보고서가 Fed의 금리 논쟁을 해결할 것 같지는 않다'(Jobs Report Is Unlikely to Resolve Fed Rate Debate)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이미 6월에 금리 인상을 선호했던 FOMC 위원들은 그 필요성을 더 확신할 가능성이 크고, 인상을 늦춰야 한다고 주장한 다른 위원들은 여전히 6월 건너뛰고 7월에 올리는 방향으로 기울 수 있다"라고 썼습니다. 그러면서 "Fed 위원들은 오는 14일 결정을 내리기 직전인 13일 발표될 6월 소비자물가(CPI) 보고서를 주시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헛갈리는 상황인 만큼 6월 물가를 보고 판단하게 될 것이란 얘기입니다. ING는 "근원 CPI 물가가 전월 대비 0.5% 이상 오르면(컨센서스 0.4% 상승) 다시 금리 인상 확률이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시장에선 고용보고서가 나온 뒤 연착륙 기대가 크게 높아졌습니다. 고용은 유지되지만, 임금상승만 둔화한다면 최고의 '골디락스' 시나리오가 되겠지요. 게다가 Fed는 6월에 금리 인상을 멈추거나 건너뛰려 하고 있습니다. 모건스탠리는 긴축에도 관성이 있는 만큼 한 번 인상을 중단하면 다시 올리기 힘들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골드만삭스는 그동안 12개월 내 경기 침체 확률을 35%로 월가에서 가장 낮게 추정해온 곳입니다. 골드만의 얀 헤치우스 이코노미스트는 오늘 CNBC에 나와 △강력한 고용 수치 △부채한도 문제 해결 △6월 금리 동결 가능성 등 세 가지 요인을 지목하면서 "경기 침체 위험은 더 낮아지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렇게 높아진 연착륙 기대는 주가 상승을 부추겼습니다. 0.3~0.8% 수준의 상승세로 출발한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는 오름 폭을 계속 확대했습니다. 결국, 다우는 2.12%, S&P500 지수는 1.45% 올랐고 나스닥은 1.07% 상승했습니다. 다우는 올해 1월 6일 이후 가장 큰 폭의 상승률을 보였습니다. S&P500 지수는 이제 10월 저점보다 거의 20% 가까이 치솟아 강세장 전환을 눈앞에 뒀습니다. 나스닥은 6주 연속 오르면서 2022년 4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오늘 연착륙 기대 속에 11개 업종이 모두 상승했습니다. 시장의 폭이 넓었다는 얘기입니다. 소재 업종이 3.37% 올랐고 산업 2.96%, 에너지 2.96%, 임의소비재 2.20% 금융 2.1% 등 경기 민감 업종이 상승세를 주도했습니다. 또 러셀2000 소형주 지수가 3% 넘게 올라 1.45% 상승한 S&P500을 앞질렀습니다. 투자자들은 경제가 낙관적이라고 느낄 때 소형주로 몰려드는 경향이 있습니다. 변동성 지수(VIX)는 1.05포인트(6.71%) 하락한 14.60을 기록했습니다. 팬데믹 이전인 2020년 2월 이후 최저입니다. 유가도 급등했습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1.64달러(2.34%) 오른 배럴당 71.74달러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그러나 위험을 경고하는 목소리는 여전히 있습니다. 오늘 뉴욕 채권시장에서는 금리가 큰 폭으로 뛰었습니다. 오후 4시께 미 국채 2년물은 17.1bp나 급등해 4.508%를 기록했고, 10년물은 10.1bp 올라 3.700%에 거래됐습니다. 알리안츠의 모하메드 엘에리언 고문은 "주식 랠리는 힘을 얻었다. 그런데 이는 금리 급등을 동반하고 있다. 채권시장은 ① Fed는 강한 데이터에 의해 6월 혹은(과) 7월에 금리를 인상하라는 압박을 더 심하게 받을 것이고 ② Fed가 강력한 노동시장 덕분에 그렇게 하는 걸 덜 주저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로렌스 서머스 전 재무장관은 "Fed가 만약 6월에 금리를 인상하지 않는다면 7월에 50bp 인상에 열려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경제가 계속 뜨거운 상태를 유지하고 인플레이션 수치가 계속 높게 나온다면 그렇게 해야 한다"라고 밝혔습니다. 오안다의 에드 모야 전략가는 "5월 고용보고서는 견실한 고용, 상당한 해고 증가, 임금상승 완화를 함께 보여줬다. 지금 경제는 새로운 충격을 받지 않는 한 올해 불황을 겪을 만큼 빠르게 무너질 태세를 갖추지 않은 것 같다. 회복력 있는 경제와 소비자는 증시에 단기적으로 좋은 소식이다. Fed는 코너에 몰렸고 6월 회의는 건너뛰겠지만 확실한 건 금리 인상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부채한도 해결, 이로 인해 재무부 채권이 쏟아질 것이란 관측도 금리 상승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라두크 트레이딩의 크레이그 샤피로 설립자는 재무부가 채권 발행을 정상화하면서 다음주에만 초단기 국채(T-bill) 등을 통해 1240억 달러 규모의 유동성을 흡수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부채한도 문제가 사라진 다음주에는 중요한 데이터가 많이 없습니다. 미 공급관리협회(ISM)의 5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주간 실업수당 청구 건수 정도가 눈에 띕니다. 게다가 Fed 인사들은 FOMC를 앞두고 블랙아웃(침묵) 기간에 들어갑니다. 사실 중요한 이벤트는 그 다음주에 몰려 있죠. 오는 13일 CPI가 발표되고 14일에 FOMC 회의 결과가 발표됩니다. ING는 "다음주 서비스업 PMI(5일)와 내구재 주문(5일), 무역수지(7일) 등이 발표되지만 6월 셋째 주의 중요성을 고려할 때 시장은 많이 움직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다음주 두 가지 이벤트를 지켜봐야 합니다. 4일 일요일엔 OPEC+ 회의가 열립니다. 추가 감산을 하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많습니다. 하지만 지난 회의에서 약 100만 배럴의 추가 감산을 발표했을 때도 그랬습니다. 5일엔 애플이 '연례 개발자 회의(WWDC) 2023'을 개최합니다. MR 헤드셋 '리얼리티 프로'(가칭)를 최초 공개하고 VR 시장 진출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