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 골퍼' 최혜진의 귀환…31개월 만에 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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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오픈 제패…KLPGA 통산 11승
LPGA투어 진출 후 성적 부진
스승 이경훈 코치와 멘털과외
270야드 드라이버샷 되찾아
"자신감 회복이 가장 큰 수확"
LPGA투어 진출 후 성적 부진
스승 이경훈 코치와 멘털과외
270야드 드라이버샷 되찾아
"자신감 회복이 가장 큰 수확"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활동하는 최혜진(24)은 20일 전에 한국에 돌아왔다. 후원사 롯데그룹이 개최하는 롯데오픈에 참여하기 위해서였지만 귀국 일정은 상당히 빠른 편이었다. 롯데오픈은 6월 1일 시작하는데 그보다 2주일이나 빨랐다. LPGA 매치플레이조차 불참하고 비행기에 올랐다. 최혜진은 한국 땅에 돌아오자마자 88컨트리클럽으로 향했다. 자신의 스승인 이경훈 코치가 있는 곳이었다. 최혜진을 맞이한 이 코치는 “혜진이가 부진한 이유는 여럿 있었지만, 그중 심리적인 부분도 있었다”고 전했다.
실제로 최혜진은 무언가에 쫓기는 듯했다. 기대감에 어깨가 짓눌린 것처럼 LPGA투어 진출 이후 자신감을 보이지 못했다. 미국 진출 첫해인 지난해 준우승을 포함해 꾸준한 성적을 냈지만, 우승이 없었다. 시즌 시작 전 수상이 당연시되던 신인왕도 태국의 아타야 티띠꾼(20)에게 내줬다. KLPGA투어에서 아마추어 시절 2승을 포함해 10승을 거두며 ‘천재 골퍼’ 소리를 들었던 최혜진으로선 만족할 수 없는 성적표였다.
올해도 출전한 모든 대회에서 커트 탈락 없이 꾸준했지만 ‘톱10’ 성적이 없었다. 최혜진은 “(드라이버) 샷이 흔들린다는 느낌이 들자 자신감마저 떨어졌다”고 털어놨다.
그랬던 최혜진이 불과 1주일 만에 180도 달라진 경기력을 들고나와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최혜진은 4일 인천 베어즈베스트 청라GC(파72·6725야드)에서 열린 KLPGA투어 롯데오픈(총상금 8억원)에서 최종합계 14언더파 274타로 우승했다. 2020년 11월 SK텔레콤 챔피언십 이후 2년7개월 만에 거둔 KLPGA투어 11번째 우승이다. 우승 상금은 1억4400만원. 최혜진은 “예전처럼 다시 자신 있게 경기할 수 있게 됐다는 게 큰 수확”이라고 말했다.
최혜진은 이번 대회 최대 272.4야드를 칠 정도로 흔들렸던 드라이브 샷이 완벽히 살아난 모습이었다. 짧은 시간 확 달라질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이었을까. 이 코치는 함께 연습라운드를 돌며 기술적으로 두 가지를 주문했다고 했다. 첫 번째는 타점 조정. 이 코치는 “드라이버 헤드 페이스의 (스위트 스폿인) 10시 방향에 공을 맞혀야 하는데 계속 아랫부분인 8시 지점에 맞히다 보니 ‘토핑’ 같은 구질의 샷이 나왔다”며 “그러면 10m 정도 비거리 손실이 있고, 넘겨야 할 벙커 등 장애물을 넘기지 못하기 때문에 한 라운드에서 1~3타를 잃는다”고 말했다. 두 번째는 리듬 조정이다. 이 코치는 “타점이 내려간 것도 리듬이 빨라졌기 때문”이라며 “오히려 템포를 늦춰야 팔을 덜 쓰고 몸의 회전으로 스윙 스피드가 나온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코치는 무엇보다 최혜진이 ‘멘털’을 회복한 데 가장 큰 의미를 뒀다. 그는 “예전에는 혜진이와 경기하는 선수들이 느끼는 압박감 등이 있었다”며 “그래서 ‘내가 최혜진이다’는 마음으로 치라고 했는데, 혜진이의 발걸음을 보니 예전 모습대로 돌아온 것 같다”고 했다.
전날 3라운드에서 6타를 줄인 덕분에 3타 차 선두로 출발한 최혜진은 전반 9개 홀에서 버디 3개와 보기 2개로 무난하게 반환점을 돌았다. 그러나 정윤지(23)를 비롯한 추격자들 역시 타수를 줄이지 못하면서 일찍 최혜진 쪽으로 승부의 추가 기울었다. 후반 들어 최혜진은 11번홀과 13번홀(이상 파4)에서 보기로 2타를 더 잃었지만, 경쟁자들이 따라오지 못하면서 손쉽게 승리를 따냈다.
국내 나들이에서 분위기 전환에 성공한 최혜진은 오는 15일 개막하는 LPGA투어 ‘메이저 전초전’ 마이어 클래식에서 다시 한번 우승에 도전한다. 이어 22일부터 2주 연속 열리는 KPMG 여자 PGA챔피언십과 US여자오픈에서 첫 메이저 타이틀에 도전한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
실제로 최혜진은 무언가에 쫓기는 듯했다. 기대감에 어깨가 짓눌린 것처럼 LPGA투어 진출 이후 자신감을 보이지 못했다. 미국 진출 첫해인 지난해 준우승을 포함해 꾸준한 성적을 냈지만, 우승이 없었다. 시즌 시작 전 수상이 당연시되던 신인왕도 태국의 아타야 티띠꾼(20)에게 내줬다. KLPGA투어에서 아마추어 시절 2승을 포함해 10승을 거두며 ‘천재 골퍼’ 소리를 들었던 최혜진으로선 만족할 수 없는 성적표였다.
올해도 출전한 모든 대회에서 커트 탈락 없이 꾸준했지만 ‘톱10’ 성적이 없었다. 최혜진은 “(드라이버) 샷이 흔들린다는 느낌이 들자 자신감마저 떨어졌다”고 털어놨다.
그랬던 최혜진이 불과 1주일 만에 180도 달라진 경기력을 들고나와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최혜진은 4일 인천 베어즈베스트 청라GC(파72·6725야드)에서 열린 KLPGA투어 롯데오픈(총상금 8억원)에서 최종합계 14언더파 274타로 우승했다. 2020년 11월 SK텔레콤 챔피언십 이후 2년7개월 만에 거둔 KLPGA투어 11번째 우승이다. 우승 상금은 1억4400만원. 최혜진은 “예전처럼 다시 자신 있게 경기할 수 있게 됐다는 게 큰 수확”이라고 말했다.
최혜진은 이번 대회 최대 272.4야드를 칠 정도로 흔들렸던 드라이브 샷이 완벽히 살아난 모습이었다. 짧은 시간 확 달라질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이었을까. 이 코치는 함께 연습라운드를 돌며 기술적으로 두 가지를 주문했다고 했다. 첫 번째는 타점 조정. 이 코치는 “드라이버 헤드 페이스의 (스위트 스폿인) 10시 방향에 공을 맞혀야 하는데 계속 아랫부분인 8시 지점에 맞히다 보니 ‘토핑’ 같은 구질의 샷이 나왔다”며 “그러면 10m 정도 비거리 손실이 있고, 넘겨야 할 벙커 등 장애물을 넘기지 못하기 때문에 한 라운드에서 1~3타를 잃는다”고 말했다. 두 번째는 리듬 조정이다. 이 코치는 “타점이 내려간 것도 리듬이 빨라졌기 때문”이라며 “오히려 템포를 늦춰야 팔을 덜 쓰고 몸의 회전으로 스윙 스피드가 나온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코치는 무엇보다 최혜진이 ‘멘털’을 회복한 데 가장 큰 의미를 뒀다. 그는 “예전에는 혜진이와 경기하는 선수들이 느끼는 압박감 등이 있었다”며 “그래서 ‘내가 최혜진이다’는 마음으로 치라고 했는데, 혜진이의 발걸음을 보니 예전 모습대로 돌아온 것 같다”고 했다.
전날 3라운드에서 6타를 줄인 덕분에 3타 차 선두로 출발한 최혜진은 전반 9개 홀에서 버디 3개와 보기 2개로 무난하게 반환점을 돌았다. 그러나 정윤지(23)를 비롯한 추격자들 역시 타수를 줄이지 못하면서 일찍 최혜진 쪽으로 승부의 추가 기울었다. 후반 들어 최혜진은 11번홀과 13번홀(이상 파4)에서 보기로 2타를 더 잃었지만, 경쟁자들이 따라오지 못하면서 손쉽게 승리를 따냈다.
국내 나들이에서 분위기 전환에 성공한 최혜진은 오는 15일 개막하는 LPGA투어 ‘메이저 전초전’ 마이어 클래식에서 다시 한번 우승에 도전한다. 이어 22일부터 2주 연속 열리는 KPMG 여자 PGA챔피언십과 US여자오픈에서 첫 메이저 타이틀에 도전한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