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가 행진 의료기기株…"실적·가격 매력에 하반기도 상승"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루닛 등 의료AI 및 미용·치과 기기 상승세
"실적 및 시장 성장 기대감"
"실적 및 시장 성장 기대감"
의료기기 기업들의 주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계절적 비수기로 꼽히는 1분기에 호실적을 낸 데다, 관련 시장의 성장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한달(5월 4일~6월 5일)간 주가 상승률 상위 50위 상장사에 의료 인공지능(AI) 기업인 루닛과 제이엘케이가 이름을 올렸다. 지난 5월 4일 5만7200원이었던 루닛의 주가는 한달 만인 지난 5일 9만8400원으로 72% 폭등했다. 루닛은 지난 1일 시가총액 1조원을 돌파한 데 이어, 이날에도 장중 11만8300원까지 올라 최고가를 경신했다.
루닛은 지난해 7월 공모가 3만원으로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같은 해 10월엔 주가가 2만원 밑으로 내려가기도 했다. 지난 1월 2일 2만8850원이던 루닛의 주가는 올해 들어 현재까지 약 4배 가량 올랐다. ‘챗GPT’ 열풍과 함께 의료 AI가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실적 성장세도 더해졌다. 루닛은 2023년 1분기에 분기 최대인 109억71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해외 매출이 97억2000만원으로 작년 1분기에 비해 270% 급증했다. 1분기 영업손실은 23억원으로 작년 1분기 134억원에서 크게 줄었다.
최근엔 일본 국립암센터 동부병원(NCCHE)의 분자 프로파일링 과제인 ‘스크럼-재팬 몬스터 스크린’에 루닛의 AI 바이오마커(생체표지자) 플랫폼 ‘루닛 스코프’를 활용한다는 소식도 있었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글로벌 소형주(스몰캡) 지수에 편입되면서, 추종(패시브) 자금이 유입된 점도 주가 상승에 힘을 보탰다.
루닛 측은 “글로벌 시장에서 신약개발 과정에 AI 기술을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어, 루닛 스코프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며 “올해 글로벌 제약사와 루닛 스코프를 활용한 신약 연구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고, 해외에서 루닛 인사이트의 매출처를 다변화해 단기 실적 성장을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루닛에 이어 국내 의료 AI 기업들인 뷰노와 제이엘케이도 최근 한달 새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뷰노는 지난 2일 장중 52주 신고가인 2만4900원을 기록했다. 뷰노 주가는 연초 대비 279.61% 폭등했다. 제이엘케이도 지난 1일 장중 1만2830원까지 올라 올해 들어 160% 이상 급등했다.
김충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의료AI 선두기업인 루닛이 시총 1조원을 넘기고 유지하면서, 신규 투자자에게 의료AI 테마 내 경쟁사(피어)들이 선택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클래시스는 지난 2일 장중 52주 신고가인 2만8850원을 기록했다. 올해에만 60% 가량 상승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주요 리프팅 장비인 슈링크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소모품 판매가 늘어나고 있다. 실적 기대감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클래시스의 2023년 1분기 매출은 390억원으로, 2022년 1분기 대비 10% 증가했다. 이 중 61.5%인 240억원이 수출이다. 1분기 영업이익은 19.1% 늘어난 199억원을 기록했고, 순이익은 188억원으로 46% 증가했다.
비올은 지난 2일 장중 6880원의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다. 연초 3205원이던 주가는 두 배 이상 올랐다. 비올의 2023년 1분기 매출은 94억7400만원으로, 작년 1분기 50억9500만원보다 85.9% 늘었다. 영업이익은 13억7300만원에서 44억7000만원으로 225.5% 급증했다. 매출의 87.4%인 82억8600만원은 수출이었다.
미용 의료기기 기업의 호실적은 수출이 이끌었다. 관세청 수출입데이터에 따르면 2023년 1~5월 미용 의료기기 수출은 3억4861만달러(4531억원)였다. 작년 같은 기간 3억1664만달러(4115억원)보다 11.8% 증가했다. 중국과 브라질 등 신흥국으로의 수출이 늘고 있다.
박종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기업들은 해외 오리지널 장비의 특허 만료 후 국내에서 복제품을 출시하고, 국내에서 평가를 마친 후 오리지널보다 좋은 성능의 제품을 해외에 선보인다”며 “신흥국에서 유사한 성능의 한국 제품을 선호하면서 수출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덴티움 등 치과 기업들도 사상 최대 수출을 바탕으로 주가 상승세를 이어갔다. 덴티움은 지난 2일 52주 신고가인 18만5000원을 기록했다. 이병화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중앙집중식구매(VBP) 시행으로 덴티움은 중국에서 점유율을 본격적으로 확대할 것”이라며 “중동이나 동남아 침투 가속화도 기대한다”고 했다.
국내 의료기기 기업들의 선전은 하반기에도 지속될 것이란 예상이다. 김 연구원은 “주가수준이 높은 글로벌 기업 대비 가격 매력을 갖춘 국내 기업들은 하반기에도 실적을 바탕으로 주가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예나 기자 yena@hankyung.com
**이 기사는 바이오·제약·헬스케어 전문 사이트 <한경 BIO Insight>에 2023년 6월 7일 13시 30분 게재됐습니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한달(5월 4일~6월 5일)간 주가 상승률 상위 50위 상장사에 의료 인공지능(AI) 기업인 루닛과 제이엘케이가 이름을 올렸다. 지난 5월 4일 5만7200원이었던 루닛의 주가는 한달 만인 지난 5일 9만8400원으로 72% 폭등했다. 루닛은 지난 1일 시가총액 1조원을 돌파한 데 이어, 이날에도 장중 11만8300원까지 올라 최고가를 경신했다.
루닛은 지난해 7월 공모가 3만원으로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같은 해 10월엔 주가가 2만원 밑으로 내려가기도 했다. 지난 1월 2일 2만8850원이던 루닛의 주가는 올해 들어 현재까지 약 4배 가량 올랐다. ‘챗GPT’ 열풍과 함께 의료 AI가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실적 성장세도 더해졌다. 루닛은 2023년 1분기에 분기 최대인 109억71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해외 매출이 97억2000만원으로 작년 1분기에 비해 270% 급증했다. 1분기 영업손실은 23억원으로 작년 1분기 134억원에서 크게 줄었다.
최근엔 일본 국립암센터 동부병원(NCCHE)의 분자 프로파일링 과제인 ‘스크럼-재팬 몬스터 스크린’에 루닛의 AI 바이오마커(생체표지자) 플랫폼 ‘루닛 스코프’를 활용한다는 소식도 있었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글로벌 소형주(스몰캡) 지수에 편입되면서, 추종(패시브) 자금이 유입된 점도 주가 상승에 힘을 보탰다.
루닛 측은 “글로벌 시장에서 신약개발 과정에 AI 기술을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어, 루닛 스코프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며 “올해 글로벌 제약사와 루닛 스코프를 활용한 신약 연구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고, 해외에서 루닛 인사이트의 매출처를 다변화해 단기 실적 성장을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루닛에 이어 국내 의료 AI 기업들인 뷰노와 제이엘케이도 최근 한달 새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뷰노는 지난 2일 장중 52주 신고가인 2만4900원을 기록했다. 뷰노 주가는 연초 대비 279.61% 폭등했다. 제이엘케이도 지난 1일 장중 1만2830원까지 올라 올해 들어 160% 이상 급등했다.
김충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의료AI 선두기업인 루닛이 시총 1조원을 넘기고 유지하면서, 신규 투자자에게 의료AI 테마 내 경쟁사(피어)들이 선택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의료기기 기업, 하반기 선전 이어갈 것”
국내 치과 및 미용 의료기기 기업들도 탄탄한 실적을 기반으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미용 의료기기 기업은 올 1분기에 국내와 해외 모두에서 좋은 성적을 냈다. 여기에 오스템임플란트의 상장폐지로 인한 수급 이동 등이 영향을 줬다는 해석이 나온다.클래시스는 지난 2일 장중 52주 신고가인 2만8850원을 기록했다. 올해에만 60% 가량 상승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주요 리프팅 장비인 슈링크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소모품 판매가 늘어나고 있다. 실적 기대감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클래시스의 2023년 1분기 매출은 390억원으로, 2022년 1분기 대비 10% 증가했다. 이 중 61.5%인 240억원이 수출이다. 1분기 영업이익은 19.1% 늘어난 199억원을 기록했고, 순이익은 188억원으로 46% 증가했다.
비올은 지난 2일 장중 6880원의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다. 연초 3205원이던 주가는 두 배 이상 올랐다. 비올의 2023년 1분기 매출은 94억7400만원으로, 작년 1분기 50억9500만원보다 85.9% 늘었다. 영업이익은 13억7300만원에서 44억7000만원으로 225.5% 급증했다. 매출의 87.4%인 82억8600만원은 수출이었다.
미용 의료기기 기업의 호실적은 수출이 이끌었다. 관세청 수출입데이터에 따르면 2023년 1~5월 미용 의료기기 수출은 3억4861만달러(4531억원)였다. 작년 같은 기간 3억1664만달러(4115억원)보다 11.8% 증가했다. 중국과 브라질 등 신흥국으로의 수출이 늘고 있다.
박종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기업들은 해외 오리지널 장비의 특허 만료 후 국내에서 복제품을 출시하고, 국내에서 평가를 마친 후 오리지널보다 좋은 성능의 제품을 해외에 선보인다”며 “신흥국에서 유사한 성능의 한국 제품을 선호하면서 수출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덴티움 등 치과 기업들도 사상 최대 수출을 바탕으로 주가 상승세를 이어갔다. 덴티움은 지난 2일 52주 신고가인 18만5000원을 기록했다. 이병화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중앙집중식구매(VBP) 시행으로 덴티움은 중국에서 점유율을 본격적으로 확대할 것”이라며 “중동이나 동남아 침투 가속화도 기대한다”고 했다.
국내 의료기기 기업들의 선전은 하반기에도 지속될 것이란 예상이다. 김 연구원은 “주가수준이 높은 글로벌 기업 대비 가격 매력을 갖춘 국내 기업들은 하반기에도 실적을 바탕으로 주가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예나 기자 yena@hankyung.com
**이 기사는 바이오·제약·헬스케어 전문 사이트 <한경 BIO Insight>에 2023년 6월 7일 13시 30분 게재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