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PRO] "챗GPT 버블 조심"…인공지능株 두 가지 문제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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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스트리트 따라잡기
챗GPT가 화제가 되며 인공지능(AI) 산업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AI 기술 핵심 장비인 그래픽처리장치(GPU) 품귀 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다. 챗GPT와 같이 대화가 가능한 '거대 언어 모델(LLM)' AI는 막대한 데이터 용량 처리가 가능한 GPU가 필수적이다. GPU 글로벌 점유율 90%에 달하는 엔비디아 시가총액은 1조달러를 넘어섰다. 엔비디아는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아마존 다음으로 시총이 큰 기업이 됐다.
그러나 AI 붐이 점차 과열 양상으로 뻗어나가고 있다는 경계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시니어 증권 칼럼니스트 제임스 맥킨토시는 2일(현지시간) "주식 시장의 AI 버블을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맥킨토시는 "과거에도 AI에 대한 기대가 커졌다가 푹 꺼졌던 사례가 있었다"고 꼬집었다. 그가 말하는 과거란 1990년대 초다. 퍼스널 컴퓨터 등 미래 산업에 대한 기대가 AI 과대광고로 이어지며 주가 상승을 부추긴 바 있다.
2011년 2월에는 IBM의 슈퍼컴퓨터 '왓슨'이 미국 ABC 인기 퀴즈쇼에서 우승하자 IBM 주가가 급등한 적도 있다. 당시 IBM은 "사회를 휩쓸 AI 혁명의 시작"이라며 대대적인 마케팅을 선보였다. 헬스케어, 금융, 법조 등의 분야에서 AI가 활성화할 것이란 장밋빛 시나리오가 펼쳐졌던 점도 지금과 유사하다. 투자액이 늘었는데도 성과가 부진하자 시장은 실망했다. IBM 주가는 불과 수개월 뒤 30% 이상 급락했다.
AI 수혜주가 실상은 몇 개 되지 않는다는 점도 위험요소다. 특정 종목으로 수급이 몰려 급등세를 초래하고 있기 때문이다. 맥킨토시는 "엔비디아 주식은 올해 이미 160% 올랐고, 애널리스트 추정치가 2배 이상 상향됐음에도 불구하고 주가순이익비율(PER)이 44배에 달한다"며 "이런 밸류에이션을 정당화하려면 현재 사람들이 생각하는 이상으로 훨씬 더 놀라운 결과를 내놓아야 한다"고 했다.
AI로 주목을 받고 있는 기업조차 의심스럽다고 맥킨토시는 밝혔다. 연초 대비 210%나 뛰어오른 AI 기업 'C3 AI'가 그 주인공이다. 이 회사는 AI에 뛰어들기까지 탄소 배출, 에너지 관리, 사물인터넷 등 사업 목적을 4번이나 바꾼 바 있다. 2019년 IPO 전에는 매출 1달러당 36센트 손실을 봤는데, 작년에는 매출 1달러당 1달러를 손해 본 것으로 확인된다. 이런 입증되지 않은 회사가 제일 주가가 많이 오른 것이 지금의 현실이라고 맥킨토시는 비판했다.
종목이 제한적이다 보니 투자자들은 ETF로 몰려가는 현상도 벌어진다. AI와 로보틱스 ETF 중 올해 가장 많은 자금 유입을 기록한 것은 4억5000만달러가 순유입된 로보틱스&인공지능ETF(BOTZ)다. 엔비디아 비중이 12%나 되어 주목받았지만, 맥킨토시는 이조차도 고개를 가로젓는다. "AI보다는 로봇 투자 비중이 더 크다"는 이유에서다.
따라서 AI 관련 투자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맥킨토시는 조언했다. 그는 "GPU는 데이터, 알고리즘 등 AI의 본질보다는 AI를 구동하기 위한 도구"라며 "엔비디아의 GPU는 골드러시 당시 곡괭이와 삽과 같다"고 했다. 이어 "AI로 인해 누군가는 언젠가 크게 비즈니스를 일으키고 돈을 벌겠지만, 현재 올라가고 있는 종목들 대부분은 아닐 것"이라고 내다봤다.
배성재 기자 ship@hankyung.com
월스트리트 따라잡기
챗GPT가 화제가 되며 인공지능(AI) 산업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AI 기술 핵심 장비인 그래픽처리장치(GPU) 품귀 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다. 챗GPT와 같이 대화가 가능한 '거대 언어 모델(LLM)' AI는 막대한 데이터 용량 처리가 가능한 GPU가 필수적이다. GPU 글로벌 점유율 90%에 달하는 엔비디아 시가총액은 1조달러를 넘어섰다. 엔비디아는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아마존 다음으로 시총이 큰 기업이 됐다.
그러나 AI 붐이 점차 과열 양상으로 뻗어나가고 있다는 경계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시니어 증권 칼럼니스트 제임스 맥킨토시는 2일(현지시간) "주식 시장의 AI 버블을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맥킨토시는 "과거에도 AI에 대한 기대가 커졌다가 푹 꺼졌던 사례가 있었다"고 꼬집었다. 그가 말하는 과거란 1990년대 초다. 퍼스널 컴퓨터 등 미래 산업에 대한 기대가 AI 과대광고로 이어지며 주가 상승을 부추긴 바 있다.
2011년 2월에는 IBM의 슈퍼컴퓨터 '왓슨'이 미국 ABC 인기 퀴즈쇼에서 우승하자 IBM 주가가 급등한 적도 있다. 당시 IBM은 "사회를 휩쓸 AI 혁명의 시작"이라며 대대적인 마케팅을 선보였다. 헬스케어, 금융, 법조 등의 분야에서 AI가 활성화할 것이란 장밋빛 시나리오가 펼쳐졌던 점도 지금과 유사하다. 투자액이 늘었는데도 성과가 부진하자 시장은 실망했다. IBM 주가는 불과 수개월 뒤 30% 이상 급락했다.
AI 수혜주가 실상은 몇 개 되지 않는다는 점도 위험요소다. 특정 종목으로 수급이 몰려 급등세를 초래하고 있기 때문이다. 맥킨토시는 "엔비디아 주식은 올해 이미 160% 올랐고, 애널리스트 추정치가 2배 이상 상향됐음에도 불구하고 주가순이익비율(PER)이 44배에 달한다"며 "이런 밸류에이션을 정당화하려면 현재 사람들이 생각하는 이상으로 훨씬 더 놀라운 결과를 내놓아야 한다"고 했다.
AI로 주목을 받고 있는 기업조차 의심스럽다고 맥킨토시는 밝혔다. 연초 대비 210%나 뛰어오른 AI 기업 'C3 AI'가 그 주인공이다. 이 회사는 AI에 뛰어들기까지 탄소 배출, 에너지 관리, 사물인터넷 등 사업 목적을 4번이나 바꾼 바 있다. 2019년 IPO 전에는 매출 1달러당 36센트 손실을 봤는데, 작년에는 매출 1달러당 1달러를 손해 본 것으로 확인된다. 이런 입증되지 않은 회사가 제일 주가가 많이 오른 것이 지금의 현실이라고 맥킨토시는 비판했다.
종목이 제한적이다 보니 투자자들은 ETF로 몰려가는 현상도 벌어진다. AI와 로보틱스 ETF 중 올해 가장 많은 자금 유입을 기록한 것은 4억5000만달러가 순유입된 로보틱스&인공지능ETF(BOTZ)다. 엔비디아 비중이 12%나 되어 주목받았지만, 맥킨토시는 이조차도 고개를 가로젓는다. "AI보다는 로봇 투자 비중이 더 크다"는 이유에서다.
따라서 AI 관련 투자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맥킨토시는 조언했다. 그는 "GPU는 데이터, 알고리즘 등 AI의 본질보다는 AI를 구동하기 위한 도구"라며 "엔비디아의 GPU는 골드러시 당시 곡괭이와 삽과 같다"고 했다. 이어 "AI로 인해 누군가는 언젠가 크게 비즈니스를 일으키고 돈을 벌겠지만, 현재 올라가고 있는 종목들 대부분은 아닐 것"이라고 내다봤다.
배성재 기자 sh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