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PRO]공모주 상장일 가격제한폭 확대…투자설명서로 수익률 높이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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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 트렌드-기업분석실

공모주 투자 전 반드시 '이것'만은 챙겨라…

거래소 이달 말부터 공모주 상장일 가격제한폭 확대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공모株 밸류에이션

투자설명서 통해 기업가치 꼼꼼히 점검…중요 포인트 정리
사업 내용 통한 테마분석부터 주당 평가액, 할인율 보는 법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한국거래소가 이달 말부터 공모주의 상장 당일 가격제한폭을 기존 63~260%에서 60~400%로 확대한다고 예고하자 공모주 밸류에이션 평가가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다. 연초 주식시장에 입성한 새내기주들이 잇달아 선방하면서 공모주 밸류에이션 평가에 관심을 두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공모주 투자자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상장 초기 수익률이다. 공모주 투자자들은 한정된 주식을 주당 평가 가치보다 할인된 가격에 배정받다 보니 상장 초기에 승부를 보려는 성향이 강하다. 공모주 시장에서 수요예측 경쟁률은 청약 흥행 여부를 점치는 가늠자로 여겨지나, 경쟁률이 높다고 무조건 공모주가 흥행하는 것은 아니다.

전문가들은 공모주 투자에 앞서 투자설명서를 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하지만 투자설명서를 읽다 보면 난해한 경제 용어로 투자자들의 정신을 혼미하게 만든다. 이번 기업분석실 코너에선 공모주 투자 전 반드시 알아야 하는 투자설명서 내 중요한 투자포인트를 정리했다.

투자설명서 내 사업 내용 확인…테마 노려라

우선 투자할 공모주가 어떤 기업인지를 알아야 한다. 공모주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테마'이다. 시장에서 관심을 가지는 테마인지, 성장성이 높은 업종인지를 봐야 한다. 공모주별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올라와 있는 투자설명서 내 '사업의 내용'을 클릭하면 영위하는 사업부터 자회사 등의 현황을 알 수 있다.

연초 코스닥시장에서 따상(공모가의 2배로 시초가 형성 후 상한가)에 성공했던 새내기주 오브젠은 현재 주당 4만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공모가가 1만8000원인 것을 감안하면 3배 가까운 평가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투자설명서에서 이 회사는 자신을 인공지능(AI) 기술 전문기업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올 들어 대화형 AI를 선보인 오픈AI의 챗GPT 열풍으로 주식시장에선 AI 관련주가 주목받자 AI 섹터 공모주인 오브젠이 수혜를 누렸다. 작년 3분기 말 기준 오브젠의 주된 수입원은 AI 활용한 마케팅 솔루션이다. 고객사 내부 데이터를 활용한 영업·마케팅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대화형 AI인 챗GPT처럼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 형태는 아니지만, 챗GPT 열풍에 상장 첫날 주가는 따상을 기록했다.

주당 평가가액과 할인율 중요

공모가 산정 방식도 빼먹으면 안 될 중요한 투자 포인트다. 상장 기업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이익이 나는 새내기주의 경우 투자설명서 내 '투자위험요소'에서 찾을 수 있다. '적용 PER 배수 산출'과 '주당 평가가액 산출'을 살펴봐야 한다. 공모가를 산정하기 위해 어떤 기업과 비교했는지, 나아가 적용된 주가수익비율(PER), 주당 평가액에 할인율 등을 확인해야 한다. 공모가에 자주 쓰이는 평가액 대비 할인율 폭은 20%에서 30%대 사이다.

최근 공모주 시장에서 마녀공장이 주목받는 것은 높은 할인율 때문이다. 이 기업은 공모가 할인율을 37.32~46.28%로 설정했는데, 상·하단이 모두 지난해 코스닥에 신규 상장한 기업들이 제시한 평균 할인율(24.72~36.97%)보다 약 10%포인트 높았다. 평가액 대비 할인율이 높을수록 상장 직후 더 높은 시세차익을 거둘 가능성이 높다.

상장 직후 유통 주식 수…초기투자자들 매각 제한 기간도

투자위험요소에서 '상장 이후 유통가능 주식수 및 매도가능물량으로 인한 위험'은 꼭 챙겨야 한다. 상장 직후 유통 가능한 주식 수는 주가와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유통 주식 수가 적을수록 주가가 우상향할 가능성이 높다. 시장에선 상장 당일 출회 가능한 물량이 전체 발행 주식 수의 20~25% 수준이면 상장 날 주가가 급락 가능성이 낮은 편으로 여긴다. 상장 첫날 따상을 기록했던 오브젠의 경우 상장 직후 유통 가능 물량이 전체 발행 주식 수의 23.64%로 집계됐다.

'상장 후 유통제한 및 유통가능주식수 현황'을 파악해서 매도 시점을 찾아야 한다. 상장 첫날 유통 주식 수가 적더라도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 초기 투자자들의 매각 제한 물량부터 기간 등을 꼭 살펴야 한다. 초기 투자자들의 경우 상장 직후 곧바로 물량이 풀리기도 하나, 보통 1개월에서 1년 사이로 의무보유확약 기간을 지정한다. 초기 투자자들의 의무보유확약 기간이 길수록 상장 초기 주가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주지만, 향후 대량의 의무보유확약 물량이 풀리는 날에는 매도 물량이 급증해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코스닥 상장을 추진 중인 이노시뮬레이션의 경우 초기 투자자들의 주당 단가가 최소 4000원에서 시작된다. 희망 공모가 밴드가 1만3000~1만5000원 사이인 것을 감안했을 때 의무보유확약 기간이 끝나는 날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질 가능성이 높다.

허황되거나 먼 미래 실적 끌어쓰는 특례상장사

기술특례 상장사의 경우 추정 실적이 중요하다. 기술특례상장은 당장의 수익성이 낮더라도 미래 성장성이 큰 기업들이 증시에 입성할 수 있게 한 제도다. PER은 적자 기업이 사용할 수 없는 지표이지만 어느 순간부터 적자 기업이 미래 발생할 순이익을 당겨서 상장에 도전하기 시작했다. 순이익을 기준으로 기업 가치를 책정하는 PER은 선별적 투자 기준이 되는 지표였으나 갈수록 그 취지가 무색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통상 PER이 30배 이상이면 고평가됐다는 꼬리표가 붙는다. 문제는 PER을 30배 미만 수준에서 유지하더라도 그 전 단계인 미래 추정 순이익이 허황된 경우가 많다는 것. 이 경우 투자위험요소 내 '추정 손익계산서'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발행사와 주관사가 추정한 미래 이익의 실현 가능성이 있는지, 허황된 것은 아닌지 꼭 확인할 필요가 있다. 공모가 산정에 활용된 추정 이익이 터무니없거나 너무 먼 미래의 이익을 끌어 썼다면 주의가 필요하다.

류은혁 기자 ehr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