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까지 세계 최대 액화천연가스(LNG) 수입국이 되겠다는 목표를 세운 인도에서 프랑스 토탈과 인도 아다니그룹이 투자한 LNG 터미널이 문을 열었다. 인도의 LNG 수요가 폭증할 거란 기대가 반영됐다. 하지만 여전히 인도산 석탄에 가격 경쟁력이 있어 인도 LNG 시장은 불확실성이 크다는 지적도 나온다.

5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아다니그룹과 프랑스 에너지 기업 토탈에너지(이하 토탈)의 합작사인 아다니 토탈은 지난달 말 인도 동부 오디샤주의 항구 도시 담라에 연간 500만 메트릭톤의 가스를 재기화(regasification)할 수 있는 LNG 터미널을 개장했다.

아다니와 토탈이 처음 담라 프로젝트를 계획한 건 2018년이었다. 그러다 올해 1월 미국 공매도 업체인 힌덴버그리서치가 아다니에 대해 주가 조작, 분식회계 의혹을 제기하면서 두 회사 간 관계는 소원해졌다. 이런 과정을 뒤로하고 두 회사가 다시 힘을 합치게 된 이유는 인도 LNG 시장의 대호황 가능성을 감지했기 때문이다. 금융정보업체 리피니티브에 따르면 인도의 LNG 수입량은 지난 3월부터 3개월 연속 증가했다. 지난달 기준 수입량은 27억㎥로, 2월보다 66% 급증했다. 전문가들은 담라 터미널이 LNG 비중을 늘리려는 인도의 에너지 전략 달성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인도는 2030년까지 전체 에너지 사용에서 LNG 비중을 15%까지 늘리겠다고 공언했다. 현재의 2배 수준이다. 토탈도 아다니와의 협력 관계를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LNG 수입 가격이 급등한 탓에 인도 정부의 에너지 전환 계획이 난항을 겪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에너지시장 조사업체 아거스에 따르면 인도로 수출되는 LNG의 MMBtu(열량 단위)당 가격은 약 10달러로, 국내 생산분(5월 기준 8.27달러)보다 비싸다. 아거스의 가스·전략 분석 책임자인 매슈 드링크워터는 “인도산 석탄 가격이 수입 LNG보다 훨씬 저렴하기 때문에 LNG로 전환할 유인이 거의 없다”고 짚었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