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자폭' 주장 이래경, 野혁신위원장 9시간 만에 사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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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증 안된 인물' 영입 후폭풍…이재명 리더십 타격
"코로나 진원지는 미국" "尹정부 조폭집단" 등 음모론으로 논란
비명계 반발에도 임명 강행한 이재명 뒤늦게 "본인 의사 존중"
"코로나 진원지는 미국" "尹정부 조폭집단" 등 음모론으로 논란
비명계 반발에도 임명 강행한 이재명 뒤늦게 "본인 의사 존중"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5일 당 혁신위원장으로 영입한 이래경 다른백년 명예이사장(사진)이 과거에 제기했던 온갖 음모론으로 논란이 일자 하루도 안 돼 사퇴했다. 이 명예이사장은 “천안함 사건은 미국에 의한 자폭 조작”이라고 주장하는 한편 미국이 지난해 한국 대선에 개입했고, 우크라이나 전쟁의 배후에 있다고도 했다. 혁신위원회는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의혹, 김남국 의원 암호화폐 거래 논란 등으로 위기에 빠진 당을 쇄신하겠다며 새로 구성하는 기구다. 하지만 민주당 내에서조차 “(이 이사장은) 혁신위원장은커녕 민주당에 어울리지 않는 인사”라는 반응이 나오자 사의를 밝혔다. 이 대표의 리더십에도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대표는 이 이사장을 혁신위원장으로 영입하면서 “지도부는 혁신위가 마련한 혁신안을 존중하고, 이를 전폭 수용하겠다”고 했다. 민주당은 당초 중도층을 겨냥해 기업가를 혁신위원장으로 물색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기업인들이 거부 의사를 밝혔고, 결국 이 이사장이 낙점됐다는 후문이다.
이 이사장은 코로나19 대유행 초기였던 2020년 3월 “진원지가 미국임을 가리키는 정황이 밝혀지고 있다”며 중국 관영매체 주장을 그대로 인용해 황당한 주장을 펴기도 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배후에 미국이 있다고도 주장했다.
논란이 이어지자 이 이사장은 영입 발표 9시간 만인 오후 7시께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입장문을 통해 “논란 지속이 민주당에 부담이 되는 사안이기에 혁신기구의 책임자 자리를 스스로 사양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 이사장이 하루도 안 돼 낙마하면서 이 대표의 리더십에 상당한 타격이 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지난 대선 당시 자신을 공개 지지한 이 이사장을 혁신위원장에 앉힌 것 자체가 ‘방탄 쇄신’이었다는 비판이 나오면서다. 이 대표는 검증이 부실했다는 기자들의 질문에 “본인의 뜻을 존중하기로 했다”고만 답했다.
한재영/설지연/전범진 기자 jyhan@hankyung.com
민주당 혁신하겠다면서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이사장 영입을 발표했다. 이 이사장은 1973년 서울대 금속공학부에 입학해 1974년 전국민주청년학생총연맹(민청학련) 사건 등으로 두 차례 제적된 운동권 인사다. 1984년 회사를 창업하며 현실 정치에 참여하진 않았지만, 운동권 인사들과 꾸준히 교류하며 국내외 현안에 대해 목소리를 내왔다. 고(故) 김근태 민주당 상임고문 후원회장을 지내기도 했다.이 대표는 이 이사장을 혁신위원장으로 영입하면서 “지도부는 혁신위가 마련한 혁신안을 존중하고, 이를 전폭 수용하겠다”고 했다. 민주당은 당초 중도층을 겨냥해 기업가를 혁신위원장으로 물색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기업인들이 거부 의사를 밝혔고, 결국 이 이사장이 낙점됐다는 후문이다.
사상 편향 논란
문제는 이 이사장이 과도한 친중반미 성향을 가지고 각종 음모론을 제기해왔다는 점이다. 지난 2월 페이스북에 ‘자폭된 천안함 사건을 조작해 남북 관계를 파탄 낸 미 패권 세력’이라고 썼다. 미국 영공을 비행하던 중국 정찰 풍선이 격추된 것을 두고 미국이 ‘엄청난 국가 위협으로 과장했다’고 평가하면서다. 그는 “(천안함 피격이) 북한의 폭격이라는 근거가 없다”며 “자폭일 수 있다”고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정부는 2010년 5월 천안함이 북한 어뢰 공격을 받아 침몰했다고 공식 발표한 바 있다.이 이사장은 코로나19 대유행 초기였던 2020년 3월 “진원지가 미국임을 가리키는 정황이 밝혀지고 있다”며 중국 관영매체 주장을 그대로 인용해 황당한 주장을 펴기도 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배후에 미국이 있다고도 주장했다.
“지속되는 논란…민주당에 부담”
이 대표가 영입을 발표한 지 두 시간여 만에 홍영표 민주당 의원은 “당내 또 다른 리스크를 추가할 뿐”이라며 이 이사장 영입 철회를 주장했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차라리 김어준을 선임하는 게 낫다”고 비꼬았다.논란이 이어지자 이 이사장은 영입 발표 9시간 만인 오후 7시께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입장문을 통해 “논란 지속이 민주당에 부담이 되는 사안이기에 혁신기구의 책임자 자리를 스스로 사양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 이사장이 하루도 안 돼 낙마하면서 이 대표의 리더십에 상당한 타격이 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지난 대선 당시 자신을 공개 지지한 이 이사장을 혁신위원장에 앉힌 것 자체가 ‘방탄 쇄신’이었다는 비판이 나오면서다. 이 대표는 검증이 부실했다는 기자들의 질문에 “본인의 뜻을 존중하기로 했다”고만 답했다.
한재영/설지연/전범진 기자 j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