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P
사진=AP
미국 헤지펀드 투자자들이 S&P500 하락에 베팅하기 시작했다. 빅테크(대형 기술기업) 주가가 삐끗하면 전체 지수도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에서다.

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헤지펀드 투자자들의 S&P500 공매도 포지션이 2007년 이후 16년 만에 최고 수준이라고 투자정보업체인 비스포크 인베스트먼트 그룹 자료를 인용해 보도했다.

500개 대형기업의 주식으로 구성된 S&P500 지수는 올해 들어 12% 가까이 상승했지만, 빅테크(대형 기술기업) 상위 7개 주식이 없었다면 수익률은 마이너스가 된다. 빅테크 중 한두 개 업체의 주가가 하락한다면 S&P500도 추락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는 현재 뉴욕 증시 랠리의 취약성을 보여준다는 분석이다.

특히 5월 한 달간 S&P500은 0.2% 상승했는데 상위 10대 종목 주가가 8.9% 오른 반면 나머지 490개 종목은 4.2% 하락했다.

투자정보업체 S3 파트너스에 따르면 S&P500이 하락할 것이라는데 베팅한 투자 자금은 현재 4870억달러에 달한다.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던 2021년 11월(5580억달러) 수준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빅테크 기업에 대한 공매도도 눈에 띌 정도로 늘었다. 지난달 테슬라에 대한 공매도 규모는 35억7000만 달러 늘었고, 반도체업체 엔비디아와 페이스북 모회사인 메타에 대한 공매도는 각각 25억 달러와 72억6000만 달러 증가했다.
빅테크 주식만 오른다…S&P500 공매도 16년 만에 최고
다만 지난달 이들 기업의 주가가 급상승하면서 공매도 투자자들은 그만큼 손실에 노출됐다. 이 때문에 인공지능(AI) 분야의 성장 등 시장 변화를 반영해 기술주 중심인 나스닥100에 대해선 상승에 베팅하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미국 중앙은행(Fed)이 오는 13~14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인상을 중단하더라도 주식과 채권 시장이 여전히 많은 도전에 직면해있다고 진단했다.

엘리자베스 버튼 골드만삭스 수석 투자전략가는 “위험이 끝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며 "S&P500지수가 현재 수준보다 6.5% 하락한 4000까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마지막 거래일인 2일 기준 4282.37에 마감했다.

그는 지속적 높은 인플레이션(물가상승)과 상업용 부동산 시장 경색, 재무부의 부채한도 상향 조정 후 유동성 축소 우려 등으로 당분간 투자 위험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