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는 5일(현지시간) 미국 보스턴에서 나흘 일정으로 개막한 ‘바이오 USA 2023’에 전시 부스를 마련해 송도 2캠퍼스 확장 전략을 공개했다. 개막 첫날 삼성바이오로직스 부스에는 1000여 명의 관람객이 찾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제공
삼성바이오로직스는 5일(현지시간) 미국 보스턴에서 나흘 일정으로 개막한 ‘바이오 USA 2023’에 전시 부스를 마련해 송도 2캠퍼스 확장 전략을 공개했다. 개막 첫날 삼성바이오로직스 부스에는 1000여 명의 관람객이 찾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제공
삼성바이오로직스가 10년 안에 인천 송도 위탁개발생산(CDMO) 공장 규모를 두 배 이상으로 키운다. 인천시와 계약한 부지 내 모든 공장 규모가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스위스 론자 등 경쟁사보다 생산능력을 두 배 넘게 벌리는 ‘초격차’ 전략으로 시장 주도권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중장기 증설 계획 첫 공개

'초격차' 속도 내는 삼바 "2032년까지 송도 공장 2배 증설"
5일(현지시간) 미국 보스턴에서 나흘 일정으로 개막한 세계 최대 규모 제약·바이오 전시회 ‘2023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바이오 USA)’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앞으로 건설할 5~8공장의 생산능력을 명시한 조감도를 처음 공개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4개 공장(각각 18만L)을 지어 2032년까지 72만L의 생산능력을 추가로 확보할 계획이다. 이미 공사가 끝난 1~4공장의 전체 생산능력인 60만4000L를 뛰어넘는 규모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전략은 CDMO 분야 생산능력 ‘1위 굳히기’다. 2011년 송도에 첫 번째 바이오 공장 삽을 뜬 지 12년 만에 60만L의 생산능력을 확보했고, 10년 안에 72만L를 더 확보해 총 130만L가 넘는 제조능력을 갖출 계획이다. 스위스 론자, 독일 베링거인겔하임 등 ‘전통의 강호’로 분류되는 기존 경쟁자는 물론 중국 일본 등 후발주자까지 확실히 따돌리겠다는 전략이다. 업계에 따르면 생산능력 2위 기업 론자의 공장 규모는 총 41만L다.

'초격차' 속도 내는 삼바 "2032년까지 송도 공장 2배 증설"
공사 기간도 대폭 줄였다. 단일공장 기준으로 세계에서 가장 큰 CDMO 공장인 4공장은 첫 삽을 뜬 지 3년도 채 되지 않은 지난 1일 완전 가동에 들어갔다. 이미 확보한 고객사만 9곳에 달한다. 존림 대표(사진)는 “완전 가동까지 통상 48개월 걸리던 것을 31개월로 줄였다”며 “제조뿐 아니라 건설 분야에서도 속도 경쟁력을 구현하며 자체 기록을 경신 중”이라고 말했다. 2025년 9월로 예정했던 5공장(18만L) 준공 시기도 5개월 앞당기기로 했다. 그는 “증가하는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며 “건설 노하우를 활용해 같은 크기의 3공장보다 공사 기간을 11개월가량 앞당길 계획”이라고 말했다.

M&A 등으로 신성장동력 확보

존림 대표는 생산능력 외에 포트폴리오, 지형이라는 ‘3대 축’을 기반으로 사업을 확장하겠다고 했다. 대표적인 차세대 포트폴리오는 항체약물접합체(ADC)다. 내년 생산을 목표로 전용 공장을 짓고 있다. 다만 세포·유전자치료제(CGT) 시장 진출에 대해서는 “지금은 ADC에 선택과 집중을 하는 단계”라고 했다.

존림 대표는 해외 기업뿐 아니라 국내 기업과도 투자, 인수합병(M&A) 등의 협력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밝혔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그룹은 반도체 외에 로봇, 바이오, 인공지능(AI) 등 차세대 먹거리에서 M&A로 사업을 확장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그는 “펀드 등을 통해 계속해서 (투자 대상을) 보고 있는 상황”이라며 “오픈 이노베이션 측면에서 한국 기업 투자를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누적 수주 13조원 돌파

공장 부지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한국을 넘어 다른 나라로 확장하는 것이 맞지만 아직까지는 한국에 짓는 게 효과적이라고 존림 대표는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세제 혜택 등 보다 뚜렷한 지원책이 나올 때 미국 투자를 결정할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그는 “이달 기준 누적 수주액은 100억달러(약 13조원)를 넘어섰다”며 “글로벌 대형 제약사 상위 20곳 중 13곳을 고객사로 확보했다”고 했다. 또 “올해 예상 매출은 3조5265억원”이라고 덧붙였다.

업계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시너지도 기대하고 있다.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지난 1월 출자한 삼성바이오에피스 펀드를 통해 신약 개발의 발판을 마련하는 식이다.

보스턴=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