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새로운 플랫폼을 기대하며 혼합현실(XR) 헤드셋 ‘비전 프로’를 야심 차게 내놨지만 비싼 가격과 부족한 콘텐츠는 대중화의 약점으로 꼽힌다.

애플이 5일(현지시간) 공개한 비전 프로의 가격은 3499달러(약 456만원)부터 시작한다. 뛰어난 성능을 갖췄다고 하더라도 개인이 구매하기에는 너무 비싸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메타가 전문가용 고급형 가상현실(VR) 헤드셋 ‘퀘스트 프로’를 1499달러에 내놓았을 때 전문가들은 “현실성 없는 가격”이라며 집중포화를 날렸다. 퀘스트 프로보다 두 배 이상 비싼 비전 프로가 소비자들의 구매욕을 자극할지 미지수다. 당장 직접적인 경쟁 제품인 메타 퀘스트2는 299달러에 팔리고 있다. 10분의 1도 안 되는 가격이다.

톰 포트 DA데이비슨 수석애널리스트는 “가격대가 너무 비싸 소비자가 헤드셋을 선뜻 구매하기 어렵다”며 “헤드셋 판매와 수익성에 단기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헤드셋을 착용하고 이용할 수 있는 ‘킬러 콘텐츠’가 부족한 것도 단점으로 지적된다. 아이폰과 아이패드에서 사용하는 많은 앱을 사용할 수 있다고 하지만 MR 헤드셋의 기능을 100% 사용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 애플 주가는 비전 프로가 공개된 직후 하락세로 반전했고 전날보다 0.76% 내린 179.58달러에 마감했다.

실리콘밸리=서기열 특파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