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과 기사 내용은 무관.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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윗집 주민의 직장으로 전화하는 등 스토킹 혐의로 기소된 아랫집 주민이 공소기각 판결을 받았다. 위층 주민이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혔기 때문이다. 두 사람은 층간소음으로 갈등을 겪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지법 형사3단독(부장판사 권순남)은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62)씨에 대한 검찰의 공소를 기각했다고 6일 밝혔다.

인천 남동구의 아파트에 거주하는 A씨는 지난해 3월 22일 위층 주민인 B씨의 직장으로 전화해 "어젯밤 제대로 난리더라"면서 "휴대폰도 꺼놓고 전화도 안 받고 언제까지 그럴 거냐"고 말하는 등 반복적으로 B씨의 의사에 반해 스토킹한 혐의로 기소됐다.

앞서 A씨는 B씨의 시어머니와 남편에게서 "B씨에게는 직접 연락하지 말라"는 말을 듣거나, B씨로부터 "연락하지 말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받았다. 하지만 A씨는 B씨에게 "큰 소음 안 나게 해라. 그러면 연락하라 해도 안 한다"라거나 "경찰 계속 불러라. 가해자가 피해자한테 너무 무례하고 오만하다"는 등의 문자메시지를 계속 보냈다.

B씨가 답장하지 않고 휴대폰 전화도 받지 않자, A씨는 B씨의 직장 전화번호를 알아내 전화한 것으로 드러났다.

권 부장판사는 "이 사건의 공소사실은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18조 제1항에 해당하는 죄"라면서도 "피해자가 검찰의 공소제기 후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표시를 했다"고 공소 기각 이유를 밝혔다. 스토킹 범죄는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으면 피고인을 형사처벌할 수 없는 반의사 불벌죄다. 위층 주민 B씨는 지난달 A씨에 대한 합의서 및 처벌불원서를 법원에 접수한 것으로 파악됐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