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에 내정됐던 이래경 다른백년 명예이사장이 지난 5일 임명 9시간 만에 논란으로 사퇴하면서 파장이 이어지고 있다. 비명(비이재명)계를 중심으로 이재명 대표 사퇴론도 다시 힘을 받고 있다.

비명계 이상민 의원은 6일 CBS 라디오에 출연해 “(이 이사장의 사퇴는) 이 대표 리더십이 온전치 못한 것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이 대표가 하루라도 빨리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혁신위원장 검증 부실의 책임을 이 대표에게 돌린 것이다. 이 이사장이 ‘이재명 지키기 범국민 대책위원회’를 주도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 대표가 계파 갈등을 부추겼다고도 지적했다.

원외의 김해영 전 민주당 의원도 이날 SNS에서 “이재명이라는 특정 개인을 위한 정당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며 “지난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을 위한 민주당’을 보인 결과 연이어 패배했는데 더 나아갔다”고 꼬집었다. 한 비명계 의원은 “이 대표가 물러나는 것이야말로 혁신”이라고 말했다.

반면 당 지도부와 친명(친이재명)계는 이 대표 사퇴론을 평가절하하며 이 이사장 선임 결정을 비호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도부의 한 의원은 “이상민 의원은 원래 이 대표 사퇴를 꾸준히 얘기하셨던 분”이라고 선을 그었다. 장경태 최고위원은 MBC 라디오에 출연해 “이 이사장이 그렇다고 비리를 저지르거나 잘못된 의견을 제시한 것은 아니다”며 “개인 의견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날 쏟아지는 기자들의 질문에 침묵으로 일관했다.

혁신기구 논의도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당 관계자는 “홍역을 치른 만큼 국민 여론에 부합하는지 꼼꼼히 살필 것”이라고 말했다. 당초 외부 인사를 추대하겠다는 방침이었지만, 이를 재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KBS 라디오에서 “성공한 사례가 없는 외부 혁신위원장을 반대한다”며 “당내 사정을 잘 아는 원외 인사가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성준 대변인도 SBS 라디오에서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우상호 의원이나 (원래 지역구인) 서울 성동갑에서 험지인 서초로 넘어가 싸우는 홍익표 의원 같은 분도 고려해볼 수 있다는 내부 의견이 있다”고 했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