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기분이었다"…난리 난 다이어트약 '의외의 효과' [건강!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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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중 감량 효과가 있는 약물 '오젬픽'(Ozempic) 투약이 술이나 담배의 중독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시됐다.
6일 CNN 등 외신은 오젬픽이 사람의 중독 행동을 억제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보도했다.
해당 보도에서 체리 퍼거슨(Cheri Ferguson)이라는 한 여성은 11주 전부터 오젬픽을 투여했다고 밝혔다. 오젬픽은 '세마글루티드'(Semaglutide)를 성분으로 하는 당뇨병 치료제다. 퍼거슨은 코로나19 대유행에서 체중이 50파운드(약 22.6㎏) 늘어나 당뇨 전조 증상을 보이면서 해당 약물을 투여하기 시작했다. 퍼거슨은 오젬픽 투약 이후 38파운드(약 17㎏)가 빠졌다고 한다.
퍼거슨의 사례처럼 오젬픽은 당뇨 약이지만 체중 감소 효과도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당뇨를 앓지 않아도 다이어트 목적으로 오젬픽을 구입하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미국에서는 지금까지도 '공급 대란'이 이어지고 있다.
다만 퍼거슨은 예상치 못한 부작용을 겪었다. 수년간 펴왔던 전자담배와 연초가 더는 끌리지 않았던 것. 술도 덜 마시게 됐다. 술집에서 축구 경기를 보면 여러 잔의 맥주를 마시던 그였지만, 이제는 한 잔으로도 충분하다고 한다. 이와 관련해 그는 "아주 굉장히 이상한 기분이었다"고 설명했다.
퍼거슨과 유사한 사례는 여러 차례 보고된 바 있다. 오젬픽 혹은 같은 성분(세마글루티드)의 유사 약물을 투약한 후 중독 증상이 완화됐다는 것이다.
관련 연구도 상당수 진행 중이다. 펜실베이니아 대학의 체중 및 섭식 장애 센터(The Center for Weight and Eating Disorders)는 세마글루티드 성분이 장기적으로 식욕 등 욕구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는 임상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미국 국립보건원(NIH)에서는 이와 연관된 동물실험을 진행한 결과, 세마글루티드가 새로운 알코올 사용 장애 치료제로서의 잠재성이 있다고 밝혔다. NIH에서는 술과 담배를 넘어 세마글루티드의 마약 중독 완화 효과도 연구 중이다.
세마글루티드는 뇌에 영향을 미쳐 중독 증상을 완화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세마글루티드는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 수용체 계열의 약물이다. GLP-1은 신경 전달 물질인 도파민 분비에 영향을 미쳐 술이나 담배의 보상 효과를 줄이는 것으로 전해진다. 알코올 섭취나 흡연에 따른 만족감이나 쾌락 등 보상을 줄여 손이 안 가게 만드는 원리다.
다만 이런 원리를 사용해 중독 완화 약물을 만들기 위해선 보다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오젬픽을 개발한 제약사인 노보노디스크에서는 관련 연구를 진행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독 완화 약물, 특히 알코올 중독 치료 약물의 수익성이 높지 않기 때문이다. 미국 알코올 남용 및 중독 연구소에 따르면 2021년 미국인 2900만명이 알코올 사용 장애를 겪었으나, 이 중에서 약물 치료를 받은 사람은 5% 미만에 그쳤다.
최근 오젬픽 등 미국 내 비만치료제 품귀현상에 직접 원료를 '직구'해 복용하는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우려도 제기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1일(현지시간) FDA에 세마글루타이드 복합물을 섭취한 사람들에게 문제가 발생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고 보도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살 빼는 약의 원료를 자의적으로 복용하는 행위에 대해 위험성을 경고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FDA는 세마글루타이드 복합물 섭취와 관련한 안전 문제의 구체적인 내용과 신고 건수 등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세마글루타이드를 (당뇨병과 비만치료제로) 승인했지만, 세마글루타이드 복합물에 대해선 안전성과 품질 등을 검토한 적이 없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노보노디스크도 세마글루타이드 복합물 복용은 약물 제조에 사용되는 세마글루타이드와 안전성과 품질, 효능 면에서 차이가 있다는 점에서 건강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6일 CNN 등 외신은 오젬픽이 사람의 중독 행동을 억제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보도했다.
해당 보도에서 체리 퍼거슨(Cheri Ferguson)이라는 한 여성은 11주 전부터 오젬픽을 투여했다고 밝혔다. 오젬픽은 '세마글루티드'(Semaglutide)를 성분으로 하는 당뇨병 치료제다. 퍼거슨은 코로나19 대유행에서 체중이 50파운드(약 22.6㎏) 늘어나 당뇨 전조 증상을 보이면서 해당 약물을 투여하기 시작했다. 퍼거슨은 오젬픽 투약 이후 38파운드(약 17㎏)가 빠졌다고 한다.
퍼거슨의 사례처럼 오젬픽은 당뇨 약이지만 체중 감소 효과도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당뇨를 앓지 않아도 다이어트 목적으로 오젬픽을 구입하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미국에서는 지금까지도 '공급 대란'이 이어지고 있다.
다만 퍼거슨은 예상치 못한 부작용을 겪었다. 수년간 펴왔던 전자담배와 연초가 더는 끌리지 않았던 것. 술도 덜 마시게 됐다. 술집에서 축구 경기를 보면 여러 잔의 맥주를 마시던 그였지만, 이제는 한 잔으로도 충분하다고 한다. 이와 관련해 그는 "아주 굉장히 이상한 기분이었다"고 설명했다.
퍼거슨과 유사한 사례는 여러 차례 보고된 바 있다. 오젬픽 혹은 같은 성분(세마글루티드)의 유사 약물을 투약한 후 중독 증상이 완화됐다는 것이다.
관련 연구도 상당수 진행 중이다. 펜실베이니아 대학의 체중 및 섭식 장애 센터(The Center for Weight and Eating Disorders)는 세마글루티드 성분이 장기적으로 식욕 등 욕구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는 임상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미국 국립보건원(NIH)에서는 이와 연관된 동물실험을 진행한 결과, 세마글루티드가 새로운 알코올 사용 장애 치료제로서의 잠재성이 있다고 밝혔다. NIH에서는 술과 담배를 넘어 세마글루티드의 마약 중독 완화 효과도 연구 중이다.
세마글루티드는 뇌에 영향을 미쳐 중독 증상을 완화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세마글루티드는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 수용체 계열의 약물이다. GLP-1은 신경 전달 물질인 도파민 분비에 영향을 미쳐 술이나 담배의 보상 효과를 줄이는 것으로 전해진다. 알코올 섭취나 흡연에 따른 만족감이나 쾌락 등 보상을 줄여 손이 안 가게 만드는 원리다.
다만 이런 원리를 사용해 중독 완화 약물을 만들기 위해선 보다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오젬픽을 개발한 제약사인 노보노디스크에서는 관련 연구를 진행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독 완화 약물, 특히 알코올 중독 치료 약물의 수익성이 높지 않기 때문이다. 미국 알코올 남용 및 중독 연구소에 따르면 2021년 미국인 2900만명이 알코올 사용 장애를 겪었으나, 이 중에서 약물 치료를 받은 사람은 5% 미만에 그쳤다.
최근 오젬픽 등 미국 내 비만치료제 품귀현상에 직접 원료를 '직구'해 복용하는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우려도 제기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1일(현지시간) FDA에 세마글루타이드 복합물을 섭취한 사람들에게 문제가 발생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고 보도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살 빼는 약의 원료를 자의적으로 복용하는 행위에 대해 위험성을 경고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FDA는 세마글루타이드 복합물 섭취와 관련한 안전 문제의 구체적인 내용과 신고 건수 등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세마글루타이드를 (당뇨병과 비만치료제로) 승인했지만, 세마글루타이드 복합물에 대해선 안전성과 품질 등을 검토한 적이 없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노보노디스크도 세마글루타이드 복합물 복용은 약물 제조에 사용되는 세마글루타이드와 안전성과 품질, 효능 면에서 차이가 있다는 점에서 건강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