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중앙은행이 2번 연속 깜짝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지난 4월 금리를 동결하며 긴축 사이클 종료에 대한 시장의 기대를 키웠지만, 지난달에 이어 6일도 금리를 올리면서 시장의 예상을 벗어났다. 7일 기준금리를 발표할 캐나다에서도 ‘동결 후 재인상’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6일(현지시간) 호주 중앙은행은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3.85%에서 4.1%로 0.25%포인트 올렸다. 현재 기준금리는 2012년 4월 이후 약 11년 만의 최고치다. 블룸버그는 “경제학자들 중 33%만이 금리 인상을 예상했다”고 전했다.

필립 로우 호주 중앙은행 총재는 이후 발표한 성명에서 추가 금리 인상도 시사했다. 그는 이날 “인플레이션이 합리적인 기간 내 목표치(2~3%)로 돌아올 것이란 자신감이 줄었다”며 “인내심에 한계가 있고, (인플레이션이) 한계를 시험하고 있다”고 말했다.

로우 총재는 “인플레이션이 길어질수록 목표치로 되돌리는 데 더 많은 비용이 들고, 목표치 자체가 조정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호주 중앙은행은 지난해 5월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금리 인상을 시작했다. 지난 3월까지 10연속 금리 인상을 이어가며 0.1%였던 기준금리를 3.6%까지 올렸다. 이후 4월 금리 동결을 발표하며 시장은 기준금리가 고점을 기록했다고 평가했지만, 5월 다시 0.25%포인트 인상하며 긴축 사이클을 재가동했다.

호주의 4월 물가상승률은 6.8%로 여전히 중앙은행 목표치의 2배를 넘는다. 기름값과 식료품 가격 등이 높은 수준을 이어갔다. 또 다음달부터 최저임금이 5.75% 인상돼 인플레이션이 지속될 거라는 우려도 크다.



이날 금리를 발표할 캐나다에서도 ‘동결 후 재인상’ 시나리오가 나오고 있다. 지난 1월 주요 7개국(G7) 중 처음으로 금리 동결에 들어간 캐나다가 이번 또는 7월에 다시 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주장이다.

6일 블룸버그는 자체 설문을 한 경제학자들 중 약 20%가 캐나다가 6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것이라고 내다봤다고 보도했다. 이 경우 캐나다 기준금리는 4.75%가 된다. 다른 경제학자들은 7월 인상 가능성을 점쳤다.

캐나다 중앙은행은 지난 1월 금리를 동결할 때 최종금리가 아니며 향후 인플레이션 전망에 맞춰 금리 인상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캐나다 역시 4월 물가상승률이 4.4%로 목표치(2%)의 2배를 웃돈다. 1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전 분기 대비 3.1% 늘어나며 경제가 예상보다 탄탄하다는 것을 보여줬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