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연장로켓 '천무' 8월 첫 배치…폴란드, 韓무기 사들인 '찐'목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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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 국방장관 방한, 경공격기 FA-50 출고식 참관
"韓무기, 美장비와 호환 가능 … 우리가 원하는 스펙"
단순 무기 도입 넘어 ‘기술 이전’ 등 국방력 높일 목적도
폴란드는 단순히 무기 도입으로 끝내는 게 아니라 기술 이전 등을 통해 자국의 국방력을 높이려는 목적도 있음을 밝혔다. 브와슈차크 장관은 "우리는 한국과 폴란드 내에 자국 방산업체 PGZ과 KAI의 협력에 기반해 FA-50의 서비스 센터를 짓는 것을 협의하고 있다"고 했다. 2026년께 개관하는 서비스 센터는 향후 유럽에 수출될 FA-50의 유지·보수를 맡는 거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방한에서 폴란드가 우리 국방부와 '한·폴란드 국방·방산협력 공동위원회'를 설립하기로 협정을 맺은 점도 이 같은 목표와 관련이 있다. 공개된 내용을 보면 협의회는 군사 협력, 교육, 연구개발(R&D) 등 강화를 위한 6개 실무위원회로 구성된다. 현재 추진 중인 폴란드군 전력 증강과 함께 국방 R&D 기반도 강화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최근 폴란드 국방부가 공개한 '잠수함 프로그램'에도 한국이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 브와슈차크 장관은 지난달 바르샤바에서 열린 한 콘퍼런스에서 "올해 잠수함 도입을 위한 '오르카' 프로그램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그는 입찰 참여 대상에 대해 "우리 대륙(유럽)뿐 아니라 그 너머의 파트너들도 초대하고 싶다"고 언급해 한국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관측이 많았다. 군사 자유기고가인 최현호 밀리돔 대표는 "재래식 잠수함 제조국 중 입찰 가능한 국가가 프랑스, 독일 정도인데 폴란드 입장에서 독일 무기는 꺼리는 추세"라며 "프랑스 단독 입찰보다는 한국과의 경쟁을 원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재 폴란드의 불안정한 정치도 잠재적 문제로 꼽힌다. 지난 4일 폴란드 수도 바르샤바를 비롯한 주요 도시에서 50만 명 규모의 반정부 시위가 열렸다. 높은 인플레이션 등 경제 문제에 임신 중절 금지, 성소수자 권리 탄압 등 폴란드 여당(법과정의당)의 우경화 정책이 반발을 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방산업계 관계자는 "폴란드의 10월 총선에서 야당이 승리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 경우 당장 수출 계약이 취소되지는 않겠지만 추가로 진행되는 2차 방산 계약 판도가 뒤틀릴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
"韓무기, 美장비와 호환 가능 … 우리가 원하는 스펙"
단순 무기 도입 넘어 ‘기술 이전’ 등 국방력 높일 목적도
"FA-50 구매는 침략자를 억제하기 위한 폴란드군 구축이란 거대 프로젝트의 일부분입니다. 한국과의 협력은 폴란드 안보를 더욱 강화할 것입니다."(마리우시 브와슈차크 폴란드 국방장관)한국이 폴란드에 수출하는 경공격기 FA-50 1호기가 지난 7일 출고됐다. 마리우시 브와슈차크 폴란드 부총리 겸 국방장관은 경남 사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본사에서 폴란드 수출형 FA-50 1호기 출고식에 참석해 이같이 언급했다. 앞서 지난해 9월 KAI는 폴란드에 FA-50 48대를 수출하기로 계약했고, 올해 12대가 먼저 인도된다. 출고된 1호기는 12대 중 첫 기체로 오는 8월 폴란드에 납품될 예정이다.
"미국 무기와의 높은 호환성이 구매 요인"
이날 당일 폴란드 국방부는 홈페이지를 통해 출고식에 참석한 브와슈차크 장관의 발언을 상세히 실었다. 공개된 내용을 보면 폴란드의 FA-50 구매는 폴란드 공군의 현대화와 구식무기 교체에 목적이 있음이 분명하게 드러났다. 브와슈차크 장관은 "우리(폴란드)는 옛 소련 기체를 처분하고 이제 F-16과 FA-50, F-35 기체만 사용할 것"이라며 "우리 조종사들이 이미 한국에서 FA-50의 첫 실전 훈련을 끝냈다"고 밝혔다. 또 문건은 한국 무기가 미국제와 호환 가능한 점도 지난해 한국산 무기를 구매한 이유가 됐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브와슈차크 장관은 "한국 무기는 매우 현대적이고 미국 장비와 호환할 수 있다"며 "(한국에서) K2 탱크와 K9 자주포가 미국 장비와 함께 잘 작동하는 것을 봤고, 이것이 폴란드에서 우리가 원하는 목표"라고 밝혔다.폴란드는 단순히 무기 도입으로 끝내는 게 아니라 기술 이전 등을 통해 자국의 국방력을 높이려는 목적도 있음을 밝혔다. 브와슈차크 장관은 "우리는 한국과 폴란드 내에 자국 방산업체 PGZ과 KAI의 협력에 기반해 FA-50의 서비스 센터를 짓는 것을 협의하고 있다"고 했다. 2026년께 개관하는 서비스 센터는 향후 유럽에 수출될 FA-50의 유지·보수를 맡는 거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방한에서 폴란드가 우리 국방부와 '한·폴란드 국방·방산협력 공동위원회'를 설립하기로 협정을 맺은 점도 이 같은 목표와 관련이 있다. 공개된 내용을 보면 협의회는 군사 협력, 교육, 연구개발(R&D) 등 강화를 위한 6개 실무위원회로 구성된다. 현재 추진 중인 폴란드군 전력 증강과 함께 국방 R&D 기반도 강화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KF-21 공동개발·잠수함 추가 도입 가능성
폴란드가 구매한 다연장로켓 K239 '천무'의 향후 조달 계획도 추가 공개됐다. 지난해 10월 폴란드는 천무와 관련해 다른 무기보다 뒤늦게 구매 기본계약(218대)을 체결했고, 올해 천무 발사대 18대를 인도받기로 한 상태다. 다만 폴란드는 천무 구성품 중 발사 차량은 자국 기업(젤츠)을 통해 생산하고 발사대와 미사일만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폴란드 차량 세 대가 지난 5월께 한국에 들어왔다. 브와슈차크 장관은 "올해 8월 첫 K239 천무 세트가 폴란드군에 인도될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공급 예정인 나머지 15대는 폴란드 현지업체가 통합할 것으로 예상된다. 폴란드 국방 수장이 직접 방한해 방위산업계와 국방당국과 협의한 만큼, 추가 무기 도입도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방한 문건에서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FA-50 구매에 이어 우리 군이 개발 중인 KF-21 관련 공동 개발이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폴란드 방위산업 부문 국영기업 집단인 PGZ그룹의 세바스찬 흐바웩 회장이 올초 방한해 KAI 등과 KF-21 관련 논의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최근 폴란드 국방부가 공개한 '잠수함 프로그램'에도 한국이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 브와슈차크 장관은 지난달 바르샤바에서 열린 한 콘퍼런스에서 "올해 잠수함 도입을 위한 '오르카' 프로그램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그는 입찰 참여 대상에 대해 "우리 대륙(유럽)뿐 아니라 그 너머의 파트너들도 초대하고 싶다"고 언급해 한국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관측이 많았다. 군사 자유기고가인 최현호 밀리돔 대표는 "재래식 잠수함 제조국 중 입찰 가능한 국가가 프랑스, 독일 정도인데 폴란드 입장에서 독일 무기는 꺼리는 추세"라며 "프랑스 단독 입찰보다는 한국과의 경쟁을 원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폴란드 총선 여당 패배 시 추가 계약 흔들릴 수도"
하지만 폴란드의 자금 조달이 낙관적이지 않은 점을 내비쳐 우려 요소도 드러났다는 평가다. 브와슈차크 장관은 "(폴란드) 국방부는 한국 무기를 좋은 가격에 도입했다"며 "이제 재무 문제는 폴란드 경제개발은행(BGK)의 몫"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폴란드는 지난해 무기 계약에서 한국수출입은행의 융자와 보증 등 금융 지원을 약속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향후 추가 무기 도입 계약에서 폴란드가 추가 지원을 요구할 가능성도 높다는 평가다.현재 폴란드의 불안정한 정치도 잠재적 문제로 꼽힌다. 지난 4일 폴란드 수도 바르샤바를 비롯한 주요 도시에서 50만 명 규모의 반정부 시위가 열렸다. 높은 인플레이션 등 경제 문제에 임신 중절 금지, 성소수자 권리 탄압 등 폴란드 여당(법과정의당)의 우경화 정책이 반발을 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방산업계 관계자는 "폴란드의 10월 총선에서 야당이 승리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 경우 당장 수출 계약이 취소되지는 않겠지만 추가로 진행되는 2차 방산 계약 판도가 뒤틀릴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