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려차기남' 악몽에…"꼭 들고 다녀요" 요즘 20대女 최애템 [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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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따른 젊은 여성 대상 '묻지마 범죄'
불안에 '호신용 스프레이' 관심 높아져
"반드시 사전 테스트·작동법 숙지해야"
불안에 '호신용 스프레이' 관심 높아져
"반드시 사전 테스트·작동법 숙지해야"
지난 7일 한밤중 쓰레기를 버리러 잠시 집을 나섰던 아파트 주민에게 '묻지마 폭행'을 가한 40대 이웃 남성, 지난달 26일 과외 중개 앱을 통해 접근한 또래를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훼손한 정유정, 현재 큰 사회적 공분을 일으키고 있는 '부산 돌려차기' 사건의 30대 가해 남성 등은 모두 일면식 없는 20대 여성을 범죄의 대상으로 삼았다.
젊은 여성을 대상으로 한 범죄는 뉴스에서만 등장하는 건 아니다. 지난달 31일 아파트 단지 내에서 일면식도 없는 남성에게 '묻지마 폭행'을 당했다는 여성 A 씨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몸에 난 상처보다 더 심각한 것은 그날 이후 생긴 트라우마"라며 "출퇴근 때마다 숨이 안 쉬어질 듯 두근거리고, 호신용품을 늘 지니고 다닌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최근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 호신용품에 대한 관심과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얼마 전 직장인 온라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직장인 B 씨는 "요새 '부산 돌려차기', '또래 살인', '묻지마 범죄', '데이트 폭행' 등 나쁜 기사를 많이 봐서 그런지 악몽에 시달렸다"며 "휴대용 호신용 스프레이 하나를 장만하니 마음이 좀 나아졌다"고 털어놨다. 대학생 C 씨도 대학생 관련 커뮤니티에 "과외를 하는 대학생인데, 최근 들어 (과외 앱을 통해 살해당한 또래 여성 사건을 보고) 갑자기 무서워졌다"며 "그래서 호신용 스프레이 같은 호신용품을 사야 할지 고민이다"라고 호소했다. 호신용품은 말 그대로 위험으로부터 몸을 보호하기 위한 물건을 뜻한다. 최소한의 무력으로 범죄자를 제압할 의무가 있는 일선 경찰관들은 물론 일반 시민들까지 폭넓게 사용한다. 그중에서도 특히 인기있는 제품으로는 '호신용 스프레이'가 꼽힌다. 키워드 분석 사이트 블랙키위에 따르면 네이버 포털 내에서 '호신용 스프레이'를 검색한 횟수는 지난 6일 기준 전달 대비 99.04% 급증했다.
호신용 스프레이에는 캡사이신이나 최루액 용기가 담겨있다. 크기가 작고 가벼워 휴대하기 편리하고, 상대방의 얼굴에 발사하면 시야를 방해하고 순간적으로 강력한 고통을 줘서 움직이지 못하게 할 수 있다. 일단 상대의 얼굴에 맞기만 하면 효과가 확실하고, 손쉽게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 덕분에 대중적으로 인기를 모으는 것.
2년 전 선물 받은 호신용 스프레이를 방치하다 얼마 전부터 들고 다니기 시작했다는 직장인 김모 씨(26)는 "호신용품을 소지하고 있으면 마음이라도 좀 편해질까 하는 생각에 가방에 넣어 다니게 됐다"며 "항상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하는 것은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서 숙지법을 작 익혀두고 위급할 때 사용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다만 바람이 부는 날에는 바람을 등지고 사용해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자신에게 액체가 분사돼 역효과가 날 수 있다.
또한 스프레이 제품에 따라 유통기한이 있고 장기간 미사용 시 내용물이 굳을 수 있기 때문에 정작 위급한 상황에서의 사용하지 못할 수도 있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제품 상태를 주기적으로 확인하거나 교체할 것을 권고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호신용품은 자신의 생명을 지켜줄 수도 있지만 오히려 상대방을 자극할 수도 있다"며 "반드시 시뮬레이션 테스트를 해 작동법을 숙지해야 하며, 품질이 검증되고 안전 검사를 통과한 용품을 구매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과도한 호신용품 사용은 오히려 위법 행위로 처벌받을 수도 있다. 형법상 상대에게 극심한 위해를 야기하는 행위는 정당방위로 인정하지 않기 때문.
신홍명 법률사무소 화온 변호사는 "호신용 스프레이를 상대방에게 뿌리는 행위 자체는 특수폭행에 해당해 벌금을 물게 될 수 있다"면서도 "다만 실제 판결에서는 여성이 살인이나 성범죄 등 위협을 예방하기 위해 사용했을 경우 물리적인 정당방위로 인정된 사례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상대방이 불법 행위를 했다는 것을 입증할 자료, CCTV, 주변 증언이 있다면 정당방위 인정이 되므로, 최대한 피해를 막으려면 일단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
젊은 여성을 대상으로 한 범죄는 뉴스에서만 등장하는 건 아니다. 지난달 31일 아파트 단지 내에서 일면식도 없는 남성에게 '묻지마 폭행'을 당했다는 여성 A 씨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몸에 난 상처보다 더 심각한 것은 그날 이후 생긴 트라우마"라며 "출퇴근 때마다 숨이 안 쉬어질 듯 두근거리고, 호신용품을 늘 지니고 다닌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최근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 호신용품에 대한 관심과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얼마 전 직장인 온라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직장인 B 씨는 "요새 '부산 돌려차기', '또래 살인', '묻지마 범죄', '데이트 폭행' 등 나쁜 기사를 많이 봐서 그런지 악몽에 시달렸다"며 "휴대용 호신용 스프레이 하나를 장만하니 마음이 좀 나아졌다"고 털어놨다. 대학생 C 씨도 대학생 관련 커뮤니티에 "과외를 하는 대학생인데, 최근 들어 (과외 앱을 통해 살해당한 또래 여성 사건을 보고) 갑자기 무서워졌다"며 "그래서 호신용 스프레이 같은 호신용품을 사야 할지 고민이다"라고 호소했다. 호신용품은 말 그대로 위험으로부터 몸을 보호하기 위한 물건을 뜻한다. 최소한의 무력으로 범죄자를 제압할 의무가 있는 일선 경찰관들은 물론 일반 시민들까지 폭넓게 사용한다. 그중에서도 특히 인기있는 제품으로는 '호신용 스프레이'가 꼽힌다. 키워드 분석 사이트 블랙키위에 따르면 네이버 포털 내에서 '호신용 스프레이'를 검색한 횟수는 지난 6일 기준 전달 대비 99.04% 급증했다.
호신용 스프레이에는 캡사이신이나 최루액 용기가 담겨있다. 크기가 작고 가벼워 휴대하기 편리하고, 상대방의 얼굴에 발사하면 시야를 방해하고 순간적으로 강력한 고통을 줘서 움직이지 못하게 할 수 있다. 일단 상대의 얼굴에 맞기만 하면 효과가 확실하고, 손쉽게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 덕분에 대중적으로 인기를 모으는 것.
2년 전 선물 받은 호신용 스프레이를 방치하다 얼마 전부터 들고 다니기 시작했다는 직장인 김모 씨(26)는 "호신용품을 소지하고 있으면 마음이라도 좀 편해질까 하는 생각에 가방에 넣어 다니게 됐다"며 "항상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하는 것은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서 숙지법을 작 익혀두고 위급할 때 사용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익숙지 않은 사용법·정당방위 해당 여부 우려도
호신용 스프레이는 사정거리가 1m~최대 2m 내외로 짧은 탓에 근거리에서 사용해야 한다. 분사 버튼에 손가락을 밀어 넣어 안전장치를 위로 올린 후, 제압하려는 상대를 향해 분사하면 된다.다만 바람이 부는 날에는 바람을 등지고 사용해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자신에게 액체가 분사돼 역효과가 날 수 있다.
또한 스프레이 제품에 따라 유통기한이 있고 장기간 미사용 시 내용물이 굳을 수 있기 때문에 정작 위급한 상황에서의 사용하지 못할 수도 있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제품 상태를 주기적으로 확인하거나 교체할 것을 권고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호신용품은 자신의 생명을 지켜줄 수도 있지만 오히려 상대방을 자극할 수도 있다"며 "반드시 시뮬레이션 테스트를 해 작동법을 숙지해야 하며, 품질이 검증되고 안전 검사를 통과한 용품을 구매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과도한 호신용품 사용은 오히려 위법 행위로 처벌받을 수도 있다. 형법상 상대에게 극심한 위해를 야기하는 행위는 정당방위로 인정하지 않기 때문.
신홍명 법률사무소 화온 변호사는 "호신용 스프레이를 상대방에게 뿌리는 행위 자체는 특수폭행에 해당해 벌금을 물게 될 수 있다"면서도 "다만 실제 판결에서는 여성이 살인이나 성범죄 등 위협을 예방하기 위해 사용했을 경우 물리적인 정당방위로 인정된 사례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상대방이 불법 행위를 했다는 것을 입증할 자료, CCTV, 주변 증언이 있다면 정당방위 인정이 되므로, 최대한 피해를 막으려면 일단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