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PRO] 경기침체에 뜨는 음식료株, 저가매수 기회?…'농심·오리온'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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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 트렌드

경기 침체 속에도 뜨는 음식료株 찾아야
시장에선 '농심'과 '오리온' 꼽아…안정적 수요 확보 중요

갈수록 커지는 음식료 기업 간 밸류에이션 양극화
라면 등 저가형 상품과 해외 투자 확대 종목 주목해야
서울시내의 한 대형마트에서 소비자들이 라면 코너를 지나가고 있다. /사진=한경 DB
서울시내의 한 대형마트에서 소비자들이 라면 코너를 지나가고 있다. /사진=한경 DB
물가 인상으로 실질소득이 줄면서 필수소비재인 식료품 지출마저 감소할 것이란 전망에도 음식료 업종 내 농심과 오리온은 주목하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금이 저가 매수 기회라는 이유에서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음식료품 지수는 전날까지 2% 넘게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가 14% 넘게 급등한 것에 비해 초라한 성적이다. 경기 불황일 때 방어주 역할을 했던 음식료 업종이 주춤하고 있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발상을 바꾸는 '역발상'의 투자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위기를 기회로 활용할 수 있는 종목을 선점하라는 설명이다. 시장에선 음식료 업종에서 농심과 오리온을 주목하고 있다. 오리온 주가는 올 들어 0.54% 하락한 것으로 집계된 반면, 같은 기간 농심 주가는 25% 가까이 급등했다.

경기 침체 속 부각받는 라면…농심 투자포인트는

농심이 급등한 배경에는 라면 제품의 가격 경쟁력과 실적 상승 기대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라면의 경우 가격대가 다른 식품군 대비 상대적으로 낮아 글로벌 경기침체 여파에도 판매량 성장 기대감이 크다. 특히 고물가가 이어지며 미국 내에서 라면 제품의 상대적 가성비가 부각되고 있다는 점이 주가에 호재가 됐다.

올해 1분기 농심의 연결기준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7% 오른 8604억원, 영업이익은 86% 상승한 638억원으로 시장 전망치를 상회한 깜짝 실적을 달성했다. 1분기 영업이익 증가분 294억원 중 절반 넘는 금액(154억원)이 미국 시장에서 나왔다.

증권가에서는 농심 주가와 관련해 추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고 전망한다. 미국 시장 성장세가 앞으로도 계속돼 하반기에는 영업이익 절반 이상이 해외에서 나올 것으로 내다보고 있는 것. 미국에서 라면 수요는 급격히 늘고 있지만, 절대적인 소비량이 적어 블루오션이 유지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경기방어주로서의 매력도 점차 커지고 있다. 국제 곡물가가 안정화되고 있는 것은 긍정적인 요인이다. 국내 음식료 업종의 매출원가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국제 곡물 가격은 지난해 6월을 기점으로 피크아웃(정점 통과)된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업계에선 농심의 실적 개선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제품 가격은 인상된 상태인데다 원재료 가격은 하향 안정화되는 추세에 있기 때문이다.

침체 속에서도 해외 투자 늘리는 오리온

오리온도 향후 국내외에서 뚜렷한 실적 개선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증권가에선 원가 부담에도 매출 확대에 따른 레버리지 효과와 비용 효율화를 통해 이익률을 개선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오리온과 관련해서 당장의 실적보단 해외 투자에 주목하라는 분석이 나온다. 오리온은 올해 베트남을 비롯해 러시아, 인도 등에 총 1400억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할 예정이다. 해외시장에 투자하는 금액은 전년 대비 2배 이상이다.

우선 베트남에 1000억원을 들여 제3공장을 건립하고 생산동 신증축에 나선다. 3공단이 들어설 예정인 호찌민시 인근 빈즈엉성은 베트남 내에서 가장 빠른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곳이다. 기존 공장 두 곳의 생산동도 신증축 등을 통해 2027년까지 연 8500억원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출 것으로 보고 있다. 미프억 공장에서는 생산동을 증축해 스낵과 쌀과자 제조 등을 위한 5개 생산라인을, 하노이 옌퐁 공장에서는 생산동을 신축해 스낵 비스킷 파이 젤리 등 9개 생산라인을 구비할 예정이다.

러시아에는 300억원을 투자해 신규 사업부문인 젤리 시장에 진출한다. 오리온은 트베리 구공장의 기존 생산라인을 신공장으로 이설하고 파이 비스킷을 생산하는 생산라인을 2개 늘린다. 또 젤리 생산라인을 별도 구축해 '마이구미 알맹이' 시리즈를 새롭게 선보인다. 인도 시장에서는 100억원을 투자해 본격적으로 초코파이 공급을 시작한다. 스낵 생산라인을 신설해 '꼬북칩'도 선보일 예정이다.

경기 침체가 내수 소비재 기업들에게 꼭 나쁜 것만은 아니다. 큰 틀에서는 경기 침체로 긴축의 시대에 접어들며, 기업들은 불필요한 판촉활동을 줄여 업계 경쟁이 완화될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전반적인 수익성은 개선될 수 있다.

조상훈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음식료 산업에서는 경기 침체로 인해 곡물 가격이 하락할 것인데, 이는 마진 스프레드를 개선시키는 요인"이라며 "경기 침체 속에서 안정적인 수요를 확보한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의 밸류에이션 양극화는 커질 것으로 전망되는데 음식료 업종에선 농심과 오리온이 수요를 확보한 기업으로 분류하고 있다"고 말했다.

류은혁 기자 ehr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