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6월 7일 오후 5시

한앤컴퍼니 직원들의 미공개정보 이용 의혹이 불거지면서 사모펀드(PEF)업계가 발칵 뒤집혔다. 대표적 PEF 출자기관인 국민연금은 즉각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연금 자금을 받으려는 PEF에 대해 임직원 주식 거래 관련 자료를 요구했다. PEF들도 임직원 주식 투자 관련 자체 규정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현재 진행 중인 8000억원 규모 출자 사업에 지원한 PEF들을 대상으로 임직원 주식 거래 관련 자료를 요청했다. 구체적으로 △개인 주식 거래 가능 여부 △주식 거래 서약서 청구 여부 △임직원 주식 계좌 점검 여부 △기타 임직원 개인 투자 관련 조치 사항 등에 관한 내용을 보강하라고 했다. 금융감독원이 한앤컴퍼니 직원 최소 3명과 남양유업 직원 1명이 남양유업 경영권 인수 직전 미공개정보를 이용해 주식을 매입한 혐의를 포착하고, 지난달 서울남부지방검찰청에 사건을 이첩했다는 사실을 접하자마자 대응책 마련에 나선 것이다.

국민연금은 PEF·벤처캐피털(VC)에 11조원 넘는 자금을 대고 있다. 현재도 8000억원 규모 PEF 출자 사업의 적격후보(쇼트리스트)를 선정하기 직전이다. 한앤컴퍼니를 비롯해 IMM PE, VIG파트너스, 맥쿼리자산운용 등이 참여했다.

PEF는 자본시장의 최전선에서 주가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정보를 다루지만 금융당국 및 PEF협의회 차원에서 불공정거래를 적발하거나 방지할 수 있는 규제가 없다. 금융투자업 규정 및 시행 세칙에 따라 엄격한 규제를 받는 증권사나 자산운용사와 달리 자본시장법의 ‘사각지대’에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PEF들은 임직원의 주식 투자 현황을 조사하는 등 급하게 대책 마련에 나섰다. 일부 PEF는 내부자 거래 방지를 위해 사규 변경 등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PEF 전반으로 불똥이 튀는 것을 막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제도 미비도 문제지만 PEF 임직원들의 경각심이 낮은 게 더 문제라는 의견도 적지 않다. 한 PEF 담당자는 “자칫 PEF가 쌓은 신뢰가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다”며 “업계 차원에서 내부 거래 등을 근절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동훈 기자 lee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