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업의 법인세 부담 강도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회원국 중 다섯 번째로 큰 것으로 조사됐다. 학계에선 기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법인세율을 인하하고 누진체계를 단일세율로 간소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7일 서울 상의회관에서 ‘세제혁신포럼’을 열었다. 주제 발표를 맡은 오준석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미국 조세재단이 OECD 38개 회원국을 대상으로 발표하는 국제조세경쟁력지수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조세경쟁력 종합 순위는 25위였다”고 밝혔다.

세목별로는 법인세 분야 경쟁력이 34위로 가장 낮았다. 오 교수는 “현재 한국의 법인세 명목 최고세율은 24%로 OECD 평균 최고세율(21%)을 웃돌고, 과세표준 구간은 OECD 대부분 국가가 1~2개인 데 비해 한국은 4단계로 복잡하다”며 “국제 추세에 따라 한국도 법인세율을 인하하고 누진체계를 단일세율로 간소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역 소멸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법인세제를 활용하는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며 “이를 위해 지방세법상 법인지방소득세를 지역별로 차등화하는 방안을 고려해 볼 수 있다”고 제안했다.

세법체계를 더 간소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임동원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한국 조세체계는 세목 자체가 많고 세목별 과세구간과 세율이 복잡하다”며 “개별소비세 담배소비세 교통·에너지·환경세 등을 통합해 국세인 소비세로 정리하고 개별소비세 대상 중 사치성 물품으로 보기 어려운 자동차 개별소비세는 폐지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토론을 주재한 우태희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복잡한 조세체계는 한국 기업의 경쟁력을 저해하고 외국 기업의 국내 투자에도 악영향을 준다”며 “중장기적으로 세법체계를 간소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